봄바람 불어 대나무 방 찬 기운 내치니/ 선방 창 뚫린 골짜기로 열고 그 물건을 칭찬하며 기뻐한다. 얼음 녹아 깊은 산골짜기 물 흐르는 소리 즐겁게 듣고/ 사라진 눈에 놀라 먼 산의 얼굴을 바라본다./ 푸른 빛 거리로 돌아오자 버드나무 눈썹 찡그리며 물들고/ 복숭아나무 동산에 붉게 들어 얼룩진 이마로 웃는다./ 엎어질 만큼 극을 다해 칭찬하다가 손들어 한가하게/ 비취빛 푸른 연기 속의 산봉우리를 헤아린다.春風吹黜竹房寒(춘풍취출죽방한)豁開禪窓賞物歡(활개선창상물환)氷泮喜聞深澗響(빙반희문심간향)雪消驚見遠山顔(설소경견원산안)靑歸巷柳嚬眉染(
조계종 제18교구본사 장성 백양사(주지 무공 스님)가 3월17일 대웅전과 진영각 등에서 ‘수산당 지종대종사 제10주기 추모 다례재’를 봉행했다. 고불총림 3대 방장이자 조계종 원로의원을 역임한 수산당 지종 대종사 열반 10주기 추모다례재에는 백양사 주지 무공 스님을 비롯해 조계종 원로의원 성오 스님 등 백양사 본·말사 스님들과 진각, 만당 스님 등 수산문도회 스님들이 동참했다. 문도대표 진각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코로나19로 조심스러운 상황에서 많은 대덕스님들이 찾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큰스님의 유지를 잘 이어받아 사부
저는 선원에서 화두를 가지고 정진하는 사람의 입장이며 교학자는 아닙니다. 그래서 ‘화엄경’을 주제로 법문한다는 것이 조심스럽습니다. 오늘은 ‘화엄경’의 전체 모습을 말씀드리고, ‘화엄경’이 어떤 사상으로 되어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화엄경’의 본뜻을 이어받아서 수행하고 정진하고 기도할 것인가, 이런 측면에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한국에서 주로 유통되는 ‘대방광불화엄경’은 39품 80권으로 되어 있습니다. 품마다 부처님을 증명으로 수많은 보살님이 법문하시고 묻고 이런 식으로 전개됩니다. 소설에 비유한다면 대하 장편소설처럼 멋지게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문태준 시인의 산문집은 이야기 정서에 꼭 맞는 시들을 적절히 배치해 독자에게 산문의 따스한 감각과 함께 시적 상상력을 한껏 선물한다. 그가 써내려간 진실한 깨달음은 시와 어우러지며 여태 몰랐던 색깔로 아름답게 빛난다. 이 기록은 시인이 기다렸던 첫 문장이자 우리가 찾아 헤맸던 바로 그 문장이다. 문태준 지음, 마음의숲, 1만6000원.[1624호 / 2022년 3월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천안 각원사(주지 대원 스님)는 3월6일 경내 대웅보전에서 ‘제21기 불교대학 입학식’을 개최했다.행사에는 각원사 조실 법인, 주지 대원 스님을 비롯해 박상돈 천안시장, 문진석·이정문·이명수 국회의원, 황천순 시의회의장과 성기만 불교대학 총동문회장, 임건태 신도회장 등이 참석해 제21기 불교대학 개강을 축하했다.조실 경해 스님은 격려사에서 “불법을 배우고 수행하며 넓고 큰 뜻을 세워 나아가는 것이 부처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자 불자의 도리”라고 열심히 정진할 것을 당부했다. 주지 대원 스님은 환영사에서 “부처님의 말씀 앞에 마음을
천안 각원사(주지 대원 스님)는 2월13일 경내 대웅보전에서 임인년 신년하례법회를 봉행했다.각원사 조실 법인, 주지 대원 스님과 임건태 신도회장, 성기만 불교대학 총동문회장을 비롯해 양승조 충남지사, 박상돈 천안시장, 박완주·이정문 국회의원, 황순천 천안시의회 의장 등이 참가한 이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지역사회의 안녕와 발전을 기원했다.조실 법인 스님은 “임인년 새해에는 모든 면에서 불자답게 살아가길 바란다”며 “가장 쉬운 길은 보시의 실천이며 이것이 곧 불자다운 삶임을 명심하라”고 당부했다. 주지 대원 스님도 “부처님의 원력은 반
이제는 흔한 영역이 된 성형, 그 중에서도 얼굴의 중심에서 유일하게 돌출이 된 부위인 코는 얼굴의 입체적인 심미성을 책임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여러 군데를 알아보고 상담을 받아보며 진행한 코 수술이 한 번에 아름답게 자리 잡게 되기를 바란다.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코재수술이 성형수술의 또 다른 한 가지 영역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다시 수술을 진행하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싶지만 의외로 다양한 이유로 진행이 되는 경우가 많다.외관상으로나 기능적으로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에서부터 모양이 너무나 맘에 들지 않는 상
“불교 수도로 불리는 부산의 천태 불자들의 기도 원력을 모아 부산 발전 나아가 부산 시민 모두가 행복한 길을 열어가는 데 앞장서겠습니다.”천태종 부산 삼광사(주지 영제 스님)는 1월30일 경내 지관전에서 ‘삼광사 제22대 신도회장 취임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법석에서는 제21대 김희근 신도회장에 이어 제22대 신도회장으로 이경훈 전 부산시 정무부시장이 취임했다. 이 자리에는 천태종 전 총무원장이며 부산 광명사 주지 춘광, 삼광사 주지 영제 스님을 비롯한 삼광사 대중 스님들과 박형준 부산시장, 서병수, 서범수 국회의원, 서은숙 부산진
개안수면(開眼睡眠). 봉선사 회주 밀운(密耘) 스님의 주석처에 걸려있는 편액이다. ‘눈을 뜨고 잠에 드노라!’ 조계종 현대사의 격동을 명징하게 보여주는 기록이 있다. 1962년부터 1986년까지 24년간 무려 25명의 총무원장이 교체됐다는 사실이다. 의현 원장의 취임(1986) 후 다소 안정세를 보이는 듯했으나 강북 조계사에 이어 강남 봉은사에 또 하나의 총무원 현판이 걸리며 강남·북 양 총무원 시대가 열렸다.(1988) 당시 봉은사 주지는 밀운 스님이었다. 이듬해 주지 소임을 내려놓고 봉선사에 방 한 칸 얻어 칩거에 들어갔다.(1
세계적인 불교수행자이자 영적지도자, 평화운동가로 세계인들의 존경을 받던 틱낫한 스님의 입적 소식에 한국불교계에서도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마가 스님(자비명상 대표)은 1월22일 서울 현성정사에 틱낫한 스님의 분향소를 마련했다. 마가 스님은 틱낫한 스님과의 인연을 밝히며 “수행을 어렵지 않게 현대적으로 바꿔 많은 사람이 일상에서도 수행하게 됐다”며 “한 사람으로 태어나 이렇게 아름답게 살다가는 분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스님의 뜻을 이어 끊임없이 정진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분향소의 취지를 밝혔다.스님은 2003년 프랑스 플럼빌리지
석가모니 부처님의 출가 전 고뇌와 성도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화려한 안무와 장엄한 음악으로 녹여낸 ‘뮤지컬 싯다르타’가 네 번째 시즌으로 새롭게 돌아온다.‘싯다르타’는 2600년 전 카필라국의 태자로 태어나 부처가 된 고타마 싯다르타의 이야기다. 네 번째 시즌에서는 새로운 창작진(각색/연출 최민욱, 안무/김도후)이 합류해 등장인물들을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작품의 밀도를 업그레이드했다. 또 조범준 작곡가의 새롭게 추가되는 곡들로 싯다르타의 여정을 강렬하고 아름답게 풀어냈다.캐스팅 라인업로 새롭게 구성했다. 트로트 가수 신유와 뮤지컬 배
“대성사의 발전을 위해 신도들에게 봉사하는 낮은 자세로 열심히 수행정진 하겠습니다.”천태종 대구 대성사의 신도회를 이끌어갈 조현대 제22대 신도회장이 취임사를 통해 대성사의 발전을 발원했다.1월 22일 천태종 대성사(주지 도원 스님) 서원당 3층 법당에서 봉행된 ‘2월 정기법회 및 제22대 신도회장 취임식’에서 신도회장으로 취임한 조현대 회장은 “큰 가르침을 주시는 김도원 주지스님을 모시고 종헌 종법을 준수하며 희생과 봉사정신으로 신도님들께서 수행하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이날 법회는 천태종 원로위원이며
코로나19가 멈추지 않는 상황에서 송년법회와 장학금 수여식을 하는 것이 어쩌면 무리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난해는 장학금을 송금하는 것으로 수여식을 대신했는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 년 내내 끝없이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여러분을 볼 기회 자체가 없게 됐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간단하게나마 얼굴을 보면서 장학금을 수여하고, 질병 속에 고통 받는 불자님들과 학생들에게 짧게나마 말씀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유심청정(唯心淸淨)이라 했듯, 오직 마음을 청정하게 지니고 있으면 바로 청정국토입니다. 코로나19라는
사)부처님세상 부설 전북불교대학(학장 이창구)이 1월9일 전북불교대학 4층 큰법당에서 ‘부처님 성도의 실존적 의미’라는 주제로 성도재일 기념법회를 봉행했다.이날 법회에서 이창구 학장은 불교의 4대 명절인 부처님오신날, 출가재일, 성도재일, 열반재일을 설명하고 성도재일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이창구 학장은 “성도재일은 중생 싯다르타가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된 날로 이 세계에 부처가 탄생한 날이라서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날”이라며 “부처님은 사유 즉 생각을 통해 일체의 존재가 밝혀져 의혹이 사라지고 생로병사의 고로부터 해방되었다
“수천의 생을 반복한다 해도사랑하는 사람과다시 만난다는 것은 드문 일이다.지금 후회 없이 사랑하라.사랑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자비와 연민, 보살의 마음을 일으키는데 있어 최고의 경전으로 꼽히는 샨티데바의 ‘입보리행론’에 나오는 게송이다. 사랑할 대상은 많다. 친구, 배우자, 부모, 자식, 환경, 생명, 지구, 우주. 무엇을 소중히 생각하느냐에 따라 사랑의 대상은 다를 것이다. 불자라면 부처님일 것이고 부처님이라면 중생일 것이다. 사랑하는 대상이 그 무엇이라도 좋다. 다만 지금 후회 없이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천 생을 반복
내가 나를 만났다유리 탁자에 올라가 눕는다본 스캔*이 옷을 날려버리고살을 지워버리고모니터에 오롯이 남겨놓은 흰 뼈그윽이 바라본다있었던 듯 아닌 듯한흙으로 돌아가기 전 최후의 형상정지된 동작으로 누웠다 복종이다이승을 건너가는 관절들이 환하게 서 있다머리에서 발끝까지 탐색전이 계속된다흘러내리는 생애를 지탱해준 기둥흰 장갑 끼고 지상으로 고이 모셔 올린다모니터를 꽉 채우고 있는 어둠조명이 비추고 있는 배경이다선명하게 튕겨나온 뼈끝났습니다유리 탁자에서 일어서는뼈살옷문을 나선다햇살은 눈이 부신 날에*본 스캔(Bone Scan) : 뼈에서 전
“불이와 화쟁 정신으로 희망을 만들어가야”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2022년 임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귀하디귀한 검은 호랑이의 해를 맞이하여 국민과 불자여러분 모두에게 평화와 행복이 함께하길 기원드립니다.코로나19와 이후 변이 바이러스 출현으로 인해 일상으로의 회복은 더디기만 합니다. 마부위침(磨斧爲針)이라 하였습니다.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들 듯이 아무리 이루기 힘든 일일지라도 끊임없는 노력과 끈기 있는 인내로 반드시 이루고야 만다는 뜻입니다.지혜로운 우리 국민들께서는 품고 있는 호랑이와도 같은 강직함과 인내심으로 지금의 위기를
▲ 대통령 선거가 7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선이 갖는 의미는?“2022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대 교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산업화·민주화 시대를 성공적으로 이뤘다. 하지만 여전히 1970~1980년대 사고방식으로 국가운영을 하고 있다. 그 사이 대한민국은 지역·세대·성별간 갈등으로 분열돼 몸살을 앓고 있다. 이 상태에서 다시 양당 대선후보 중 한 명이 당선된다면 심리적 내전 상태가 이어질 것이다. 더 이상 ‘묻지마 정권교체’가 되선 안된다. 정권 교체로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속헹 이주노동자가 떠난지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60% 이상의 이주노동자가 위험한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하루속히 이주노동자들이 안전한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길 간절하게 바랍니다.”영하 18도의 차디찬 겨울날, 전기난방도 고장난 비닐하우스에서 홀로 쓸쓸히 생을 마감한 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 속헹씨의 1주기 추모제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주관으로 엄수됐다. 1주기 추모제는 고인을 추모하는 법석이자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철폐를 촉구하는 자리로 마련됐다.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비둘기(Kapota)는 전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텃새이다. 수명이 약 20~35년 정도로 장수하는 새이며, 오랫동안 평화를 상징하는 길조로 불렸다. 인도신화에서 비둘기는 죽음의 신 야마를 보좌하면서 올빼미와 함께 영혼을 사후세계로 운반하는 사자(使者)로 알려져 있다. 죽음의 어둠이나 불운과 연관된 불길함 때문에 인도인들은 비둘기고기를 먹지 않는다. 후대에 이르러 비둘기는 힌두교 쉬바의 신화에서 불멸과 관련된 긍정적 존재로 변화한다. 강력한 쉬바신은 불멸이지만 아내 빠르바띠는 필멸(必滅)의 여신이다. 빠르바띠의 간청으로 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