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이 있으면 반드시 이별이 있는 인생사, ‘갇힌 자의 자유’에 대한 탐구, 피해자와 가해자의 상생 등 불교적 주제와 제재의 작품들로 구성된 소설집이다. 불교계에서 활동한 작가답게 흙탕물에서 연꽃을 피워내고자 고민한 글이 독자들에게 위안을 준다. 유응오, 백조, 1만5000원.[1669호 / 2023년 2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지난 1월의 연재가 마하쟈나카가 불굴의 노력과 지혜로 역경을 극복하고 왕위에 오른 내용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정점에 이른 영화를 버리고 출가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느 날 마하쟈나카 왕은 왕원의 동산으로 구경을 나갔다. 동산 입구에는 감청색으로 빛나는 망고나무 두 그루가 있었는데, 한 그루는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었고 한 그루는 열매가 없었다. 왕은 코끼리를 탄 채 열매를 하나 따먹었다. 천국의 풍미(風味)와 같은 맛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한껏 따서 먹으리라 생각하였다.동산 구경을 마치고 돌아오는데, 한 나무는 완전히 못 쓰게 되
소이자하 수보리 불설반야바라밀 즉비반야바라밀 시명반야바라밀(所以者何 須菩提 佛說般若波羅蜜 卽非般若波羅蜜 是名般若波羅蜜) “무슨 까닭이냐 하면 수보리야! 부처님이 반야바라밀이라고 말씀하는 것은 곧 반야바라밀이 아니라 그 이름이 반야바라밀이니라.”이 ‘금강경’은 이름을 붙일 수도 없고 말을 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말을 하고 이름을 붙이는 즉시 이러쿵저러쿵 상(相)이 생기기 때문이고, 이것이라고 하면 저것이 생겨서 인과(因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중생을 위해서는 달리 방법이 없으니, 중생을 알아듣게 하기 위하여 거
에메랄드 빛깔 품은 파도가 출렁이는 제주 조천읍의 함덕해수욕장(올레길 19코스)은 사계절 내내 활기 넘치는 곳이다. 여름이면 서핑, 카약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봄‧가을‧겨울에도 소나무 무성한 서오봉 앞으로 펼쳐진 바다 풍경을 만끽하러 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함덕 해변에서 호텔과 상가 건물들이 즐비한 시내 방향으로 틀어 5분여 걸어 들어오면 덕림사(德林寺)다. 상업지구에 자리한 사찰임에도 규모가 제법 크다. 대웅전과 휴심당, 요사채, 차실 등이 향나무, 야자나무와 어우러져 이국적이면서도 단아한 풍광을 자아낸다.
상월결사 인도순례 순례단이 2월10일 입재식이 열리는 바라나시 사르나트에 도착했다.전날 새벽 서울 조계사에서 고불식을 봉행하고 9시간을 비행해 인도 수도 델리에 도착한 순례단은 10일 다시 항공편으로 바라나시에 닿았다. ‘바라나강과 아시강 사이에 있는 도시’라는 이름의 바라나시는 지구상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이자 가장 종교적인 도시이며 가장 인도다운 도시로 꼽힌다. 2000여년 간 인도의 학문과 문명의 중심지였으며, 불교를 비롯해 힌두교, 이슬람교가 모두 바라나시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꽃폈다.바라나시가 속한 우타르프라데시주 관계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커지고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성소수자를 중심으로 한 오리지널 콘텐츠도 속속 제작되면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공감대 확산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과거 금기시되던 ‘퀴어’ 콘텐츠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다.왓챠(Watcha)는 BL(보이즈 러브) ‘시맨틱에러’(저수리 작)를 원작으로 남성 간의 사랑을 그린 드라마를 제작해 큰 호응을 얻었으며, 웨이브(Wavve)는 국내 최초 성소수자의 사랑을 다룬 리얼리티 예능 ‘남의 연애’ ‘메리퀴어’ 를 선보이면서 한국 사회에 큰
수보리 당지시인 성취최상제일희유지법(須菩提 當知是人 成就最上第一希有之法) 약시경전소재지처 즉위유불 약존중제자(若是經典所在之處 卽爲有佛 若尊重弟子) 수보리야 마땅히 알아라. 이 사람은 가장 높고 제일 희유한 법을 성취한 것이니, 만일 이 경전이 있는 곳이면 곧 부처님이 계신 곳이고 이 제자는 존중 받을지니라.금강경 사구게(四句偈)를 여실히 잘 알아 지닌 사람은, 진실로 무상무주(無相無住)의 진리인 무상정등정각(無上正等正覺)의 법을 성취한 것이니, 이 법은 오직 하나의 드문 법이다. 이렇게 희유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법의 이 경전이 있는
"유구필응 감응도교라는 말처럼, 원을 세우고 간절히 바라면 꼭 이뤄진다고 합니다. 대불청 법우들이 어느 곳을 가도 대한불교청년회라는 이름을 당당히 외칠 수 있도록 세간이 부러워하는 단체로 발전시키겠습니다."장정화 제32대 대한불교청년회장이 1월28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20층에서 취임식을 열고 내실을 단단히 다져 한국불교의 단단한 허리역할에 매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한불교청년회(이하 대불청) 역사상 첫 여성 회장의 연임이기에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장 회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대불청 지구·지회 내실 강화 △사회적 기업 구축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시 ‘꽃’ 중에서이름은 누구에게나 자신의 존재가치를 세상에 드러내 보이는 또 하나의 얼굴이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자신만의 고유한 이름이 있고, 세상 사람들과 어울리되 차별과 독립성을 인정받는 존재임을 나타내는 콜사인 같은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면 꽃처럼 아름답게 피어난다. 그래서 옛 선인들이 ‘이름값 해야 한다’는 가르침도 여기서 나온 것이 아닐까
태초에 무명이 있었다. 12연기는 그 태초의 무명에서 시작한다. 그때 무명이란 중중무진으로 중첩된 무상의 카오스다. 무상하기에 포착할 수 없는 어둠, 그것이 무명이다. 그것은 어두워서 안 보이는 무명이 아니라, 아무리 밝아도 안 보이는 근본무명이다. 그것은 빛을 비추어 몰아낼 수 있는 어둠이 아니라, 빛을 비추어 상을 만들기에 놓치게 되는 무상한 실상이다. 석굴의 어둠은 그 자체로 무명이다. 빛이 들어서기 전의 어둠이다. 그건 물론 익숙한 것들이 지워지기에 우리를 방황케하는 혼돈이지만, 동시에 실상이라 믿던 상들이 지워지며 모든 것
거제도의 불자집안에서 태어난 김종순(80·보리행) 전 도림천 아름답게 가꾸기 운동본부장. 그는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의 등에 업혀 사찰을 올랐다. 아버지는 유명한 선주였는데 할머니는 이를 모두 부처님 가피라 여겼다. 그는 법당에서 부처님께 연신 절하며 기도하는 할머니의 모습을 머릿속에 차곡차곡 기억했고 가끔 따라하기도 했다. 부처님이 어떤 분인지, 가르침이 어떤 것인지 알지는 못했지만 불교가 일상에, 그리고 가슴에 깊이 자리잡았다. 학창시절 그는 점차 불교를 잊었다. 학교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며 공부하기에 바빴다. 지식에 대한 목마름도
‘삶의 상처를 가장 간결하고도 아름답게 길어 올리는 시인’으로 손꼽히는 김재진 시인의 에세이다. 임종을 앞둔 어머니의 청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시인은 어느새 첫 개인전을 열어 ‘삶을 위로하는 그림’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책은 시인이 쓰고 그린 134편의 글과 45점의 그림을 섬세하게 담아낸 하나의 예술 작품이다. 저자는 1976년 ‘영남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고, 199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작가세계’ 신인상에 소설이 당선되며 40년간 글을 썼다. 이력에서 불교와의 교차점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지만 작품 속에서는
‘금강경’은 예나 지금이나 불교를 대표하는 경전이다. 조계종과 태고종 등 많은 종단에서 근본으로 삼는 ‘소의경전(所依經典)’이며, 가장 널리 독송되는 불교경전이기도 하다. ‘금강경’은 여느 경전과 달리 스님과 불교학자만 해설서를 쓰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안목으로 경전을 풀어낸다. 시인, 소설가, 과학자, 법률가, 사회활동가, 투자가, 예술가, 의사, 방송PD 심지어는 기독교 성직자까지도 해설서를 펴냈다. ‘금강경’이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다양한 해석을 가능케 하는 열린 구조의 경전이라는 특성이 작용하기 때문이다.그럼
“인내·용서하는 화해 덕성 길러야”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신령스러운 광채가 새 아침을 장엄하니집집마다 無盡福樂(무진복락)을 이루는 門(문)이 열리고하늘이 天機(천기)를 움직여 한없는 공덕을 풀어내니萬物(만물)은 利澤(이택)을 입고 환희의 눈을 뜹니다.곳곳에서 장악을 무너뜨리는 法雷(법뢰)가 일고 大施門(대시문)이 열리니十方(시방)에 가득한 障礙(장애)가 구름처럼 사라지고頭頭物物(두두물물)이 제 몸을 풀어 本分消息(본분소식)을 전하니걸음마다 普門(보문)이요 이르는 곳마다 圓通(원통)입니다.생각생각은 깨달음으로 이어져 부처를 빚어
2023년 상월결사 순례단의 발길이 인도로 향한다. 2019년 상월선원 천막결사를 시작으로 2020년 국난극복 자비순례, 2021년 삼보사찰 천리순례 그리고 2022년 평화방생순례까지 멈춤 없이 이어온 순례단이 이제 바다를 건너 부처님을 찾아간다. 한국에서 인도까지 4600km를 날아가는 순례단 85명은 2월9일~3월23일까지 43일간 1167km를 걷는다. 정각을 이루신 부처님의 가르침이 처음으로 울려 퍼진 사르나트 녹야원에서의 입재식을 시작으로 위대한 깨달음의 땅 보드가야, 교화의 중심지 라즈기르, 부처님 가르침의 결집지 바이샬
국제희망가족다문화정책연구원(이사장 청향지)이 주관하고 영천 죽림사(주지 선지 스님)가 주최한 제3회 전국국제희망가족다문화 송년 글로벌 축제가 12월23일 영천 죽림사 경내 앞마당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다문화 가족에 대한 인식변화와 지역주민 간 교류 기회를 제공하고자 자리를 마련했다.‘다 함께 만드는 글로벌세상 아름답게 꾸미자’라는 주제로 제1부 식전행사, 국민의례, 이태원참사 다문화 이주민가족 추모, 대회사 및 환영사, 축하공연이 제2부는 표창장 전달과 기념촬영으로 진행했다.청향지 국제희망가족다문화정책연구원 이사장은 대회사에서
동국대학교일산병원(병원장 권범선)은 12월21일 동국대 이사장 성우 스님을 초청해 한 해를 돌아보고 다가오는 새해의 힘찬 출발을 기원하는 송년법회를 봉행했다.300여명의 교직원이 참석한 법회는 성우 큰스님 설법과 신행활동우수교직원 해외성지순례권 수여식, 추첨식 등으로 이어졌다.성우 스님은 “금빛 운명으로 바꾸는 새해가 되길 기원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스님은 “인간답게 살아야 의미가 있고 인연 법칙에 따라 매순간 변화한다”며 “자신의 운명은 스스로 금빛으로 만들 수 있으며, 동시에 다른 사람도 금빛으로 빛날 수 있도록 보살행을 펼쳐
대한불교종정협의회는 12월16일 이태원 참사 49재를 맞아 안성 영평사 추모관에서 ‘희생자 위령대재’를 열고 고혼을 위로했다.행사는 종정협의회장 월인 스님을 비롯한 일붕문도회장 정림, 동봉 스님 등 협의회 소속 스님 50여명과 사부대중이 참석한 가운데 봉행됐다. 위령대재는 어산종장 청봉 스님과 영남범음범패, 어산종장 도연스님과 경기범음범패 스님들이 함께 집전했다.회장 월인 스님은 “꽃다운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운명을 달리한 158명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그들의 넋을 위로하고자 한다”며 “오늘 봉행되는 위령대재가 희생자들의 왕생극락과
법수념(法隨念, Dhammānussati) 명상은 법의 공덕(Dhamma–guna)을 대상으로 계속 마음챙기고 숙고하는 사마타 명상이다. 법(法, Dhamma)은 다양한 의미가 있다. 불교에서 가장 많이 통용되는 ‘법(法)’의 의미는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그리고 모든 현상들, 신체적 정신적 대상들, 물질과 마음, 마음부수와 열반 등도 법이라고 하고, 어떤 규칙이나 규범, 의식들도 법이라고 한다. 아쇼카대왕이 ‘법’ 답게 나라를 다스린다고 했을 때, 그 법은 정의를 의미한다. 이렇듯 법은 문맥에 따라 많은 의미를 내포하는 중
① 왕사성에 나타난 사위성의 급고독 사위성의 부호 수달장자를 칭찬해서 급고독(給孤獨)이라 불렀다. 가난하고 고독한 자들을 도와왔기 때문. 수달장자가 급고독장자가 된 것. 어느 날 사위성 급고독이 왕사성에 나타나,친구 수라(首羅)장자에게 부탁하는 말. “부처님을 뵙고 공양을 올리려고 왔네.공양 올릴 장소를 자네 집으로 하세.”“급고독 자네는 사위성에서 온 나그네 아닌가.공양은 내가 마련하겠네.” “아닐세. 준비를 해 왔네, 장소만.” 이날 밤 급고독장자가 죽림정사로 가서 부처님을 뵈오니, 반기며 하시는 말씀.“장자는 일찍부터 공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