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멍, 불 멍 등 청년층 사이에서 ‘생각 비우기’에 몰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초연결 사회에서 쉴 틈 없이 쏟아지는 정보와 스트레스를 피해 강제로 생각을 멈추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소리 멍’ 싱잉볼 명상이 주목받고 있다. “웅…웅…” 아름답게 울리는 진동이 임산부, 노약자 등 안정이 필요하거나 우울증, 불면증을 앓는 사람들에게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다.이런 가운데 김경숙 사단법인 싱잉볼치유의소리 대표가 최근 영국 싱잉볼 선구자 프랭크 페리의 저서 ‘노래하는 그릇, 싱잉볼 이야기’를 번역해 출간했다. 책은 싱잉볼이
월정사와 상원사 적멸보궁에 다녀온 이튿날 새벽, 잠을 자다가 갑자기 눈이 떠졌는데 누운 채로 하나의 분명한 이해가 일어나기 시작했다.‘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의 차이에 대한 이해였다. 좋아하는 것은 나도 미처 모르는, 본능적으로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주는 상대방의 어떤 점에 이끌리는 마음. 사랑하는 것은 어느 존재가 그 존재 자체로 건강한 모습으로 있거나 더 풍성해지는 데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려는 마음. 이것이 바로 불교의 자비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자비를 실천하기 위해선 여러 준비물과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무
나는 오래전에 ‘몸의 밀의(密意)’라고 하는 주제로 논문을 쓴 적이 있다. 그때는 유식(唯識)이라는 용어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이 교리가 오직 순수한 식(識)만 있고 몸통은 사라진 존재들을 강조한 것이 아님을 부각하려 했었다. 우리의 ‘식’에 나타난 형상 중에 가장 생생하게 실감하는 것은 자기의 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상이 변해가면서 내 생각도 조금 바뀌었다. 어쩌면 사람들의 오랜 꿈속에는 ‘보이지 않는 몸’에 대한 염원도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된 것이다. 지난번 ‘초인’에 대한 글과 마찬가지로 이번
조계종 중앙신도회가 끼니 해결에 어려움을 겪는 독거 어르신들에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중앙신도회(회장 주윤식)는 8월19일 신도림 무료급식소(본부장 김범수)에서 “2023 불교 독거 어르신 무료급식 지원사업”을 전개하고 식자재 및 생필품을 전달했다.이번 지원은 국내 7대 종단 평신도협의체인 사단법인 한국사회평화협의회 ‘답게살겠습니다, 사회인답게 이웃사랑 캠페인’의 일환이다. 중앙신도회는 2015년부터 불자들이 자발적으로 독거 어르신 무료 급식 사업을 펼쳐온 신도림 무료급식소에서 자비나눔을 실천하고, 경제적 어려움과 외로움에 처해 있는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낙화(落花)’를 읽던 소녀의 두 눈이 반짝였다. ‘어쩜 이런 표현을 쓸 수 있을까.’ 감탄했다.
“우리 국군 장병들이 부처님 법을 만나 건강한 정신으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법보시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첫째 아이가 군에 있습니다. 제 아이뿐만 아니라 모든 장병이 나라를 지키며 따라오는 여러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길 바랍니다.”권지현(49) 불자는 현재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큰아들과 국군장병들이 부처님 가르침은 만나길 바라는 마음에 법보시에 동참했다.권 불자는 세 아들을 키우는 것이 녹록지 않았지만 좋으나 싫으나 매일 ‘금강경’을 독경하며 부처님 가르침에 의지하고 있다. “하심(下心)한 덕분일까요
“요즘 불교계의 화두가 대학생 전법이라고 합니다. 미래 불교의 주역인 대학생 불자에게 법보신문을 전달해 부처님 가르침을 알리고자 법보시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조그마한 정성이 젊은이들이 불교에 입문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황경아 불자는 법보신문에서 연재하는 다양한 칼럼과 스님들의 깊이 있는 법문을 대학생들도 읽기를 바라는 마음에 법보시에 동참했다. 작은 암자를 찾아 신행생활을 이어가는 황 불자는 불교계가 젊은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돌볼 때라고 말했다. 최근 통계청에서 낸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히키코모
지금까지 인도 불교 사원에서 유래하였던 병원제도가 동아시아 사회로 전파되어 변화하는 모습에 대해 살펴보았다. 스리랑카의 마하반사 연대기(Mahavansa chronicle)에 따르면, 기원전 4세기경 판두카바야(Pandukabhaya) 왕이 맹인을 위한 시설과 병원을 건설하였다고 한다. 이후 수차례에 걸쳐 맹인이나 사지가 불편한 사람, 그리고 출산을 위한 병원들이 건립되었다는 연대기 기록들이 남아있다. 인도와 스리랑카 불교 사원에서 병자를 위하여 시작한 이래 실크로드를 타고 육로와 뱃길을 통해 동과 서로 전파된 것이 병원 제도로 파
구름 한 점 없는 땡볕 무더위에 나른한 침묵이 내려앉은 김천 직지사. 태양이 산머리를 지나며 열기가 정점에 다다랄 즈음 “둥…둥….” 북소리가 적막을 깨고 울려 퍼졌다. 기다렸다는 듯 우렁찬 “나무아미타불” 염불 소리가 폭포처럼 쏟아져 나왔고, 황악산자락은 이내 염불행자들의 더욱 뜨거운 정진열기로 물들었다.7월29~30일 조계종 제8교구본사 천년고찰 직지사에서 사)동산반야회·동산불교대학의 ‘제6차 전국염불만일회 26차년도 염불정진대회’가 열렸다. 1998년 8월5일 강원도 건봉사에서 1만일 염불정진을 결사한지 9125일째를 맞은 이
계(戒, Śīla)는 ‘훈련하다’ ‘습관 들이다’는 뜻의 산스크리트어[Śīl]에서 파생됐다. 율(律)은 비나야(vinaya)로서 ‘법률’이라는 뜻이다. 계가 스스로 특정한 행동을 하거나 하지 않도록 훈련하고 습관 들이는 기준으로 자발적 다짐에 가깝다면, 율은 공동체의 질서를 지키기 위한 서로 간의 약속이며 규정이다. 불교에 입문하는 이들은 삼귀의계와 오계를 수지하면서 삼보에 귀의할 것을 약속하고 다섯 가지 악은 행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곧 계를 통해 불자가 되는 것이다. 출가자에게는 그보다 더 많은 행동의 기준들이 요구된다. 반드
2567부산연등축제에서 9125개의 소원등에 모인 시민과 불자, 관광객들의 정성어린 보시금이 부산지역 장애인들을 돕는 자비 나눔으로 회향됐다.부산광역시불교연합회(회장 보운 스님)는 7월21일 부산진구 전포동에 소재한 부산 ‘장애인 참 배움터’에서 ‘2567부산연등축제 소원등 모금 회향식’을 봉행했다. 이날 부산불교연합회는 단체 관계자와 협의를 통해 장애인 교육에 필요한 직업교육반 수업용 컴퓨터 10대를 비롯해 집기, 교육장 분리를 위한 칸막이의 관련 물품 등 1000만 원 상당의 비품을 후원했다. 이 자리에는 부산불교연합회 사무총장
우리가 직면한 사회 문제들은 미성숙한 인간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붕괴된 핵발전소에서 나온 후쿠시마 오염수의 해양방출은 지구를 방사능으로 오염시키는 무모한 행위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문명을 파괴하는 야만적인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인류는 아직도 제동을 걸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지구온난화, 환경과 생태 파괴, 지구자원의 고갈, 부의 불균형, 권력의 독점, 약자·소수자·인종·여성·이민자에 대한 차별 등 국내외에서 일어나는 불의와 부정과 부조리에 의한 고통은 무지로부터 발생한다.무지를 타파하는 첫 길목이 정견이다. 불법의 핵심
마지막 인사를 마친 비두라 현자에게 푼나카는 “두려워 말고 너는 이 준마의 꼬리를 꼭 잡아라” 하였다. 이에 현자는 사자후를 하였다. ‘몸과 말과 뜻의 삼업에 의해/우리는 지옥에 떨어지는 것이다/그런데 그런 죄업 내게 없거니/내가 다시 누구를 두려워하리!’그는 말 꼬리를 두 손으로 붙잡고, 두 발로 말 다리를 감고 “마음대로 달려라” 하였다. 말은 현자를 달고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어느새 높이 60유순(900km)이나 되는 카라 산에 당도하였다. 푼나카는 산꼭대기에 현자를 세워두고, “이 자를 죽여 심장을 도려내어 왕비에게 주고 이
태고보우(1301~1382) 국사를 종조로 숭상하는 태고종은 오랫동안 한국불교의 제2종단으로서 자리매김해왔다. 그러나 2000년 무렵 불거진 내부갈등이 20여년간 이어지면서 종단 위상은 크게 실추됐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정하는 의전 서열은 2위에서 5위로 내려앉았다. 간혹 태고종에 모아진 세간의 시선도 대부분 불미스런 일이었다. 종도들 사이에서는 자괴감이 팽배하고 소속감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웠다.태고종에 변화가 시작된 것은 2019년 호명 스님이 제27대 총무원장에 취임하면서부터다. 고질적인 갈등이 잦아들고 안정세로 접어든 것
“수행은 삶의 도구이다. 수행은 삶의 오아시스이다. 수행은 마음 속으로 떠나는 여행이다. 수행은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해 주는 도구이다. 그리고 수행은 기술이다.”부처님이 완성한 팔정도(八正道)의 수행체계를 ‘니까야’에 기초해 설명하고 풀어낸 수행의 지침서이자 길잡이가 출간됐다. 경남 김해와 인도 부다가야에서 수행자 양성에 진력해 온 인도 분황사 주지며 인도 국제수행학교장 붓다빠라 스님이 최근 발간한 책 ‘8정도 수행체계’다. 스님의 동국대 박사학위 논문(2023년)을 재구성한 이 책은 수행의 기초부터 최고단계를 성취하는 이론과 기
우리는 가끔 미래가 공포스럽지 않을까 걱정한다. 앞날에 대한 걱정 근심이 전혀 없다면 정말 중생의 삶이 아닐 것이다. 시간과 공간 속에 갇혀 살아가는 사바세계 사람들은 항상 시간과 공간적 한계를 무시하며 계획을 하고는 그 사이에서 괴로워한다.일찍이 세존께서는 이러한 시공간의 문제가 실체가 아니라 우리의 인식계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갈파(喝破)하시고 시간과 공간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영원한 자유인 대자유인의 삶을 이루셨다. 부처님을 찬탄하면서 ‘영원한 자유인’이라고 하는 것은 시간적 한계를 초월하신 여래라는 표현이고, ‘대자유인’
사단법인 한국사회평화협의회(대표 주윤식)가 '지구인답게 일상 속 녹색 발자국 만들기' 주제 '2023년 답게살겠습니다 세미나'를 열고 탄소중립을 실천할 것을 다짐했다.6월24일 원불교 소태산 기념관에서 진행된 이번 세미나는 7대 종단 신도들이 한 데 모여 '탄소중립 실천 다짐문’을 낭독하고, 강연을 들으며 지구 위기 대응에 앞장서 실천해 나갈 것을 되새기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남광현 대구 탄소중립지원센터장과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가 특별 강연을 통해 개개인의 탄소중립 실천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전달하고, 올
사단법인 한국사회평화협의회(대표 주윤식)가 ‘탄소중립 실천 캠페인’ 반려식물 나눔 행사를 성료했다.6월24일 흑석역 1번 출구 앞에서 진행된 이번 ‘탄소중립 실천 캠페인’은 기후위기 문제에 앞장서 시민들에게 환경의식을 고취시키고 생활 속 탄소중립 실천 문화 확산에 기여하는 것을 골자로 이뤄졌다.행사는 공기정화에 효과적인 식물 나눔 및 체험 프로그램으로 운영됐다. 탄소중립 실천 다짐서 작성 시 식물과 교환해 주는 반려식물 나눔 행사에는 5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해 탄소중립 실천을 약속했다. 한국사회평화협의회 7대 종단 신도 대표들은 탄
왜 그런 거 있지초면인데 익숙한 사람 같은말하자면 그녀는 그녀대로나는 나대로 걸어왔지만낡아가면서 서로 닮아가는기억 속먼저 핀 꽃잎 날리는데고운 손 펴는 녹음 앞에서 어찌눈물이 나려 하는지깔깔거리는 어린것들아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줄게영원히 네 곁을 지켜줄게맹세하고픈,왜 그런 거 있지꽉 쥐어짜면 주르륵 흐를 것같이윤기 나는 햇살보리밭 비탈 논 왈츠를 추는 새들이런 날 나는호수에 떠 있는 섬,섬에 갇힌 호수로 간다(고성만 시집, ‘잠시 앉아도 되겠습니까’, 고요아침, 2019)이 시에 나오는 “왜 그런 거 있지?”의 ‘그런 거’는 대략
사천왕 중 비사문 천왕의 조카 푼나카라는 야차 장군이 3가부타 크기의 신마(神馬)를 타고 야차 회의에 가는데, 이란다티의 노래 소리가 피부를 뚫고 뼈에까지 스미었다. 그는 연정이 일어나 말을 탄 채 “부인, 나는 지혜와 정법과 고요한 마음을 가지고 그 현자의 심장을 가지고 올 수 있습니다” 하였다. 그 둘은 용왕에게 갔다. 용왕은 왕비의 의견대로 “비두라 현자의 심장을 법답게 얻어 오면 딸을 주겠다” 하였다.푼나카는 비사문 천왕의 허락 없이는 인디팟타시에 갈 수 없었다. 마침 비사문이 두 신의 아들의 궁전에 관한 재판이 끝나 이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