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연 서울 광화문광장 한복판에 가톨릭 시복 터를 홍보하는 안내판이 버젓이 놓여 있어 공공역사 독점 및 편향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광화문광장을 관통하는 ‘역사물길’ 연표석까지 가톨릭 중심의 역사관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심지어 김대건 사망은 ‘순교’라고 명시해놓고, 조선중기 불교중흥을 위해 헌신하다 제주에서 입적한 보우 스님에 대해서는 ‘처벌’이라고 써놓은 것으로 확인됐다.법보신문이 조선시대(1392~1910) 역사가 새겨진 광화문광장 연표석 501개를 분석한 결과 유교·불교 관련 서술은 대폭 축소·왜곡하고 기독교 역사는 과도하게
조계종 제16교구본사 고운사(주지 등운 스님)가 전승해온 성보문화재와 유네스코 세계유산 봉정사, 부석사를 비롯한 영남 북부의 불교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불교중앙박물관(관장 탄탄 스님)은 8월26일부터 11월27일까지 관내 전시실에서 특별전 ‘등운산(騰雲山) 고운사(孤雲寺)’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고운사에 모셔진 조선 전기 석가불좌상을 비롯해 안동 보광사 목조관음보살좌상, 안동 봉정사 목조관음보살좌상 등 보물 11건을 포함한 영남 북부의 성보문화재 97건 231점이 소개된다. 최근 고운사로 돌아온 1701년작 ‘
示寂雙林問幾秋 文殊留寶待時求시적쌍림문기추 문수유보대시구全身舍利今猶在 普使群生禮不休전신사리금유재 보사군생예불휴(묻노니 쌍림에서 열반에 드신 지 그 몇 해인가?/ 문수보살 보배를 모시고 때와 사람을 기다렸네./ 부처님 진신사리 오히려 지금도 있으니/ 많은 군생 예배하여 쉬지 않네.)‘화엄대예문(華嚴大禮文)’의 내용을 변형해 주련으로 삼았다. 원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萬代輪王三界主 雙林示滅幾千秋만대윤왕삼계주 쌍림시멸기천추眞身舍利今猶在 普使群生禮不休진신사리금유재 보사군생예불휴시적(示寂)은 부처님이나 고승의 죽음을 표현하는 말로 흔히 열
승조 스님(僧肇, 384~414)은 동아시아 불교사에서 별처럼 빛나는 존재다. 31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연을 접었지만 그가 남긴 ‘조론(肇論)’은 불멸의 경지에 올랐다. 승조가 서역에서 온 거장 구마라집 스님의 가르침을 토대로 중국 전통의 무(無) 개념을 공(空)으로 녹여 반야와 열반의 참뜻을 제시한 논문 모음집이 ‘조론’이다.‘조론’은 ‘중국불교의 교과서’로 일컬어진다. ‘조론’으로 인해 반야의 공사상을 근간으로 삼는 삼론종이 싹 텄다. 선의 전성시대 기라성 같은 선사들도 ‘조론’을 인용해 언어 이전의 세계를 노래했다. ‘오랑캐의
시냇물에 내 발 씻고산 바라보며 내 눈 맑히네.한낱 영욕 꿈꾸지 않으니이밖에 무얼 다시 구하리.臨溪濯我足(임계탁아족)看山淸我目(간산청아목)不夢閑榮辱(불몽한영욕)此外更何求(차외갱하구)-무의혜심(無衣慧諶, 1178~1234)탁족(濯足)의 계절이다. ‘씻을 탁(濯)’, ‘발 족(足)’. 탁족은 뜻 그대로 ‘발을 씻는다’는 의미다. 염천(炎天)의 어느 날, 무더위를 견디지 못한 혜심 선사는 시자 몰래 산골짜기를 찾았을 터이다. 그리고 골짜기를 흐르는 시냇물에 두 발을 담갔을 터이다. 으스스-,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냉기가 올랐을 것이다. 가
‘양주 회암사지 유적’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관문인 잠정목록에 올랐다. 문화재청은 7월26일 “양주 회암사지 유적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Tentative List)에 지난 20일 등재됐으며 세계유산센터 공식 홈페이지에도 최종 게재됐다”고 밝혔다.천보산 기슭에 위치한 양주 회암사는 조선 전기까지 전국에서 가장 큰 절이었다고 전해진다. 태조 이성계가 왕위에 물러난 뒤 무학대사와 함께 머무른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세종의 형인 효령 대군도 이곳에서 수행을 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세조 비인 정희왕후와 명종의 어머니인 문정
‘새벽 종소리에, 잠이 깼다./ 어둠의 귀가 열려 그 소릴 깊게 빨아들인다. 문득,/ 별빛을 덮고 잠들었던 내 안의 애욕과 권태,/ 온갖 허망과 환상들이/ 쇠와 나무가 마주쳐 내는 소리에 깜짝깜짝 살아나다/ 산산이 부서진다.’(고진하 시 ‘새벽, 범종소리’ 중에서)부산 광명사 주지 춘광(春光) 스님도 ‘쇠와 나무가 마주쳐 내는 소리’에 깨어나곤 한다. 허나 그것은 전법을 향한 간절함이 빚은 ‘상상의 소리’이다. 지난 6월 ‘미륵대범종’ 기공식을 봉행했으니 3300관(1만2375Kg)에서 울려 나올 웅혼한 소리는 일러도 내년에나 들을
‘법구경’은 가장 오래되고 널리 읽히는 경전이다. 수행자가 지키고 새겨야할 수행 지침과 모든 이들이 삶의 지침으로 삼을 만한 지혜와 윤리규범이 담겨 있다. 형식도 게송이어서 읽기 쉽고 기억하기 좋아 예로부터 불교 입문서로 간주돼 왔다. 남방 상좌부에서는 ‘법구경’을 외우지 못하면 비구계를 수지할 수 없었다고 할 정도다.흔히 ‘법구경’은 저자가 없다거나 오나라 지겸으로 간주해왔다. 한역경전에 “오부(五部)의 사문(沙門)이 제각기 경전에서 4구 또는 6구의 게송을 채취해 베껴 그 정의를 따라 품목별로 품을 만들어 12부경을 참작하지 않
BBS불교방송(사장 이선재)이 개국 32주년과 BBS유튜브 채널 구독자 32만명을 축하하는 이벤트를 펼친다.불교방송은 7월1일 BBS유튜브 채널 구독자 32만명 돌파를 기념해 유튜브를 구독하고 BBS 관련 퀴즈 문제를 풀면 추첨을 통해 선물을 주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개국 32주년 × 구독자 32만 이벤트’는 7월31일까지 진행되며 BBS 홈페이지와 BBS유튜브 채널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이벤트 당첨자에게는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기획한 뮷즈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를 증정한다. 국보로 지정된 반가사유상을 미니어처로 제작한 이 상품은
조계종이 2018년부터 추진해온 한국불교 대표문헌 영역사업의 중간성과가 발표됐다.조계종 한국불교대표문헌영역편찬위원회(위원장 원행 스님)는 7월20일 “한국불교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진행 중인 ‘한국불교대표문헌영역출판 사업’에서 선정된 10종의 도서 중 6권이 출간됐다”며 “내년에 4권을 더 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한국불교대표문헌영역출판사업’은 40여 명의 전문가의 의견을 취합해 불교교학, 선학, 문학, 역사, 철학, 사상, 사회, 예술 등 한국불교를 대표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문헌 중 시대별로 10종을
운허 스님(1892~1980)은 20세기 최고의 역경승으로 꼽힌다. 평북 정주가 고향으로 독립운동에 매진하다 일본 경찰의 추격을 피하기 위해 1921년 강원도 봉일사에서 삭발했다. 비교적 늦깎이에, 예기치 않았던 출가였지만 곧바로 불교에 심취했다. 출가 전부터 한학에 조예가 깊었던 스님은 금강산 유점사, 부산 범어사, 서울 개운사 강원에서 불경을 익혔다. 1936년 봉선사 홍법강원에서 강사를 시작으로 동학사·통도사·해인사 등에서 강사를 지내며 강백으로 이름을 날렸다. 1961년 국내 최초로 ‘불교사전’을 간행했으며, 1964년 동국
교학의 역사는 깊다. 그러나 고증과 분석적 고찰이 중심이 되는 서구의 학문방법론으로 불교학을 연구한 것은 1910년대다. 권상로의 ‘조선불교약사’(1917), 이능화의 ‘조선불교통사’(1918) 등 한국불교를 거시적으로 볼 수 있는 시금석이 마련됐다. 현재 학술연구정보서비스(RISS)에서 ‘불교’를 검색하면 학술논문 3만4988건, 학위논문 1만1192건이며, ‘한국불교’로 검색해도 국내학술논문 1만5610건, 학위논문 4099건에 이를 정도로 국내 불교학 연구는 괄목한 성장을 해왔다.도서출판 민족사는 세존학술연구원장 성법 스님의
조계종 제19교구본사 구례 화엄사(주지 덕문 스님)가 7월2일 경내 화엄원에서 ‘7월 화엄법회 대흥사 조실 상월보선 대종사 초청 법문’을 봉행했다.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을 비롯해 부주지 우석 스님, 대흥사 조실 보선 스님 등 스님들과 장길선 화엄사신도회장 등 150여명이 동참했다.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근래에 코로나19로 힘들었었고 날씨가 습하고 더운 날임에도 평소에 존경하고 종단을 대표하는 큰 스님 중 한분인 보선 스님을 모시고 법문을 들을 수 있어 영광스럽고 정말 기쁜 날”이라며 “오늘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서
“아무리 훌륭한 지혜와 선지식이라도 그릇이 없으면 담지 못하는 법입니다. 큰 그릇이라는 의미를 담아 대장경(大藏經)이라고 명명한 배경일 것입니다. 담지 못하면 남에게 전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신문은 알차게 담아 구석구석 전하는 가장 쉬운 수단이기도 합니다.”동국대 인도철학과를 졸업하고 중앙일보 의학전문 기자로 30여년 간 건강과 의료분야에서 취재활동을 펼친 고종관 보건학 박사가 법보시캠페인에 동참했다. 언론인으로 직접 활동하며 언론환경의 변화, 특히 신문 시장의 급변을 직접 목격한 고 박사는 “요즘은 경전도 디지털로
청정 비구의 표상이자 불교 정화운동 기수로 일컬어지며 통합종단 조계종 출범을 이끈 학월경산 스님(鶴月京山, 1917~1979)의 삶과 사상을 조명하는 첫 학술대회가 열린다.동국대 불교학술원(원장 자광 스님) 케이부디즘 문화콘텐츠구축사업단(단장 김종욱)은 7월12일 오후 2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대한불교조계종의 정법당간, 경산 대종사’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경산 스님의 업적을 심층 조명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좌표설정의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경산 스님은 함경남도 풍산이 고향으로 스무 살에
‘추위와 더위, 굶주림, 갈증, 바람, 그리고 뜨거운 햇볕과 쇠파리와 뱀. 이러한 모든 것을 이겨 내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법정 스님 역 ‘숫타니파타’)밀양 만어산(萬魚山·670m) 7부 능선 자락의 바위굴에 들어앉았다.(1980) 굴 안으로 세차게 들어오는 엄동설한의 찬 바람을 막는 건 소나무 잔가지와 억새를 엮고 그 위에 비닐로 덮은 문뿐이다. 침구는 없다. 입고 있는 누비옷이 이불이고 바닥에 깔아 놓은 억새가 요다. 1000일 관음기도 회향 전까지 산에서 내려가지 않겠다는 원력을 세웠기에 양식은 속가의 형님에게 부
몇 해 전 어느 잡지사로부터 ‘무소유와 풀소유’라는 제목으로 글을 써달라는 청탁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무소유와 풀소유는 과연 대립 관계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겉으로는 반대 개념처럼 보이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많은 재산을 소유해도 얼마든지 무소유의 정신으로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살다간 인물들도 적지 않습니다. 반대로 가진 것은 없으면서도 소유에 대한 욕망으로 가득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무소유의 정신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법정 스님의 생
환성지안 스님(喚醒志安, 1664~1729)이 일반인에게는 낯설 수 있다. 하지만 숭유억불의 조선시대에 불법이 어떻게 전승됐는지에 관심을 갖는 순간 ‘환성지안’이라는 불세출의 고승은 거대한 산맥처럼 다가온다. 태고보우에서 청허휴정으로 이어지는 선의 적통을 계승한 대선사이며, 통도사, 대흥사, 금산사, 백양사 등 전국 각지를 종횡무진한 화엄의 대종장이기 때문이다. 선종 5가의 핵심적인 개념을 정리하고 스님이 직접 견해를 피력한 ‘선문오종강요’는 백파긍선, 초의의순, 추사 김정희, 우담홍기, 축원진하 등을 중심으로 100여년간 펼쳐진
“낙동강을, 한강을, 금강을, 영산강을, 섬진강을/ 성큼성큼 백두대간을 이 나라 산경도의/ 쭉 뻗은, 구불거리는 정맥들의 산길을/ 저 먼 히말라야를, 위아래 없는/ 불법 세상의 수미산을 펼치며 걸어가시던/ 맑고 밝은 순례자/ 스님의 발자국을 기억합니다/ 텁수룩한 수염을 기억합니다/ 벌써 보고 싶습니다 연관 스님” - 박남준 시인 조시 ‘날개를 띄운 큰 별 하나’ 中청초한 녹음이 드리운 승학산 자락의 조계총림 송광사 부산분원 관음사 수광보전에 영결식장을 알리는 담백한 글씨체의 한글 현수막이 나부꼈다. 고요한 도량에서 누군가는 ‘죽창수
전 실상사 화엄학림 학장이며 운서주굉 대사의 책 번역에 매진해 온 봉암사 동암 수좌 연관 스님이 6월15일 조계총림 송광사 부산분원 관음사에서 원적에 들었다. 세수 74세, 법랍 53세.스님은 1949년 8월4일 경남 하동군 진교면에서 태어났다. 1969년 1월15일 금강사에서 우봉 스님을 은사로, 병채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수지했으머 같은 해 통도사에서 월하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재적본사는 조계종 제8교구본사 직지사다.1981년에서 1984년에 걸쳐 직지사 황악학림에서 관응 대강백을 강사로 경율론 삼장을 연찬한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