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중생희견보살이 생각하기를) ‘내가 비록 신통력으로 부처님께 공양하였으나 몸으로써 공양하는 것만 같지 못하니라.’ 그리고는 곧 여러 가지 전단, 훈륙, 도루바의 향과 필력가, 침수, 교향들을 먹고, 1200년 동안 첨복 등의 꽃 향유를 마시며, 몸에 바르고 일월정명덕불 앞에서 하늘 보배 옷으로 스스로 몸을 감고, 거기에 향유를 부어 적신 뒤 신통력의 서원으로써 1200년에 걸쳐 스스로 몸을 태우니, 그 광명이 80억 항하의 모래 같은 세계를 두루 비추었느니라.”대승불교를 대표하는 ‘법화경’에서 약왕보살 전신인 일체중생희견보살이
여주 고달사가 중국 천태종과 구별되는 우리나라의 독자적 성격이 뚜렷했던 고려시대 사찰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최연식 동국대 사학과 교수가 8월10일 여주 신륵사 강당에서 열린 ‘고달사지 역사성과 활용방안’ 학술대회에서 이같이 밝혔다.불교학술원(원장 자광 스님) HK연구단(단장 김종욱)과 신륵사(주지 법성 스님)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이 후원해 열린 이날 학술대회에서 최 교수는 논문 ‘신라~고려시대 고달사의 변천과정과 불교사적 위상’을 통해 고달사에서 수행했던 고승들의 행적을 좇아 고달사 성립과 변천과정을 탐색했다. 그에 따르면 혜목산
이 두 가지 ‘믿음이 은산철벽’ ‘일미진중함시방’ 문구는 꾸준하고 성실한 염불수행의 뼈대가 됐다. ‘나무아미타불이 팔만대장경이다’는 내용도 알아차리는 연결통로가 되었다.‘나무아미타불’ 염불수행의 신묘함을 알리고 싶다. 48대원을 성취하시어 서방극락정토를 주관하시는 아미타부처님의 명호를 수지·칭명하며 늘 생각하는 염불수행에 대해 일반인들은 의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토행자의 입장에서는 ‘나무아미타불’ 한마디가 온 우주를 덮고 있는 아미타부처님 48대원의 참 뜻과 성불의 과보를 모두 온전히 포함하고 있는 완벽한 성어(聖語)다. 아울러
신라 최초 사찰 흥륜사 금당에는 ‘10성(十聖)’이라 하여 동쪽 벽에는 아도(阿道)・염촉(厭髑)・혜숙(惠宿)・안함(安含)・의상(義湘), 서쪽 벽에는 표훈(表訓)・사파(蛇巴)・원효(元曉)・혜공(惠空)・자장(慈藏) 등 10인의 소조상이 안치돼 있었다. ‘중고’와 ‘중대’ 불교사에서 중요한 인물 10인을 선정하여 ‘10성’이라고 이름붙인 것은 부처님 10대 제자에 대응한 조합이라고 추측된다. 또한 10성 가운데 최후 인물로서 화엄종을 개창한 의상과 그를 계승한 표훈을 들고 있는 점, 그리고 의상의 10대 제자와 화엄 10찰이라는 표현에서
삶 자체가 20세기 한국불교사라고 할 만큼 격동의 세월을 온 몸으로 겪었던 석주정일 스님(昔珠正一, 1909~2004). 어린이 포교에서부터 노인복지, 군포교, 교육불사, 역경사업, 종단행정 등 근현대 한국불교에 그 손길이 미치지 않은 분야가 없을 정도로 스님은 크나큰 원력의 삶을 살다가 입적했다.만해학회(회장 한중옥)가 8월9일 인제 동국대 만해마을에서 ‘극복의 시대, 석주 스님의 생애와 만해사상’을 주제로 제21차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석주 스님의 생애와 그간 행보를 다각도로 탐색해 ‘석주’라는 인물의 외연을 넓
해남 미황사 응진당에 도둑이 들었다. 그들은 1985년 1월2일 늦은 밤부터 1월3일 새벽 사이 목조동자상 20구를 훔쳐갔다. 그후 2001년 10월15일에 응진당 목조동자상 7구가 또 도난됐다. 이보다 몇 해 전인 1988년 2월6일에는 진주 청곡사 업경전 목조동자상 10구가 모두 도난됐다.시왕의 시중을 드는 권속 가운데 하나인 목조동자상은 크기가 작고 무게가 가벼워 인기있는 도난 대상이었다. 그동안 행방을 모르고 있다가 지난해 1월 모 경매시장에 출품 예정이었던 도난 불교문화재를 조사하던 중 서울의 한 사립박물관장 은닉처에서 ‘
한국불교 중흥과 국난극복을 염원하는 상월선원 만행결사 ‘삼보사찰 천리순례’에 교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순례길에서는 각 사찰에 조성돼 있는 수많은 성보(聖寶)들을 직접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선조들의 신심과 원력이 고스란히 스며든 불교문화재들을 살펴봄으로써 한국불교의 발자취를 되짚고, 한국불교 중흥의 원력을 모으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법보신문이 9월30일~10월18일 19일간 진행되는 ‘상월선원 만행결사 삼보사찰 천리순례’ 일정을 분석한 결과 이번 순례길에서는 국보 16건, 보물 98건의
선가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선어(禪語)라 한다. 선어의 묘미 가운데 하나는 언어 이전의 소식을 우리에게 알려준다는 점이다. 언어 이전이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의도를 가리킨다. 때문에 선어를 사용하는 수행자들은 상대방의 언어를 따라가지 않고 의도를 파악하려 한다. 그 의도를 뜻이라 한다. 일찍이 부처님이 대열반에 드시면서 사의법(四依法)을 설했다. 그중 하나가 ‘뜻에 의지하고 말에 의지하지 말라(依義不依語)’이다. 참고로 나머지 세 가지는 ‘법에 의지하고 사람에 의지하지 말라’ ‘지혜에 의지하고 지식에 의지하지 말라’ ‘요의에 의지
지난 호에서 이른바 전불시대(前佛時代)의 가람터에 세운 7개 사찰과 성전(成典)이 설치된 7개 사찰의 비교를 통해 중고불교에서 중대불교로의 변화과정을 이해하려고 했다. 그 결과 삼국통일 뒤 중대불교는 중고불교의 왕실불교 성격을 계승하면서 한편으로 호국불교적인 성격이 다소 퇴색되는 대신 선대 국왕을 추모하는 제사기능이 추가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중고 국왕의 권위를 강화하는 역할을 담당하였던 흥륜사・황룡사・분황사・담엄사 등 4개 사찰이 중대불교의 성전사원에서는 제외되었고, 그 반면에 선대왕의 은덕에 감사하
동국대 불교학술원 한문아카데미가 2021년도 2학기 심화과정 및 기본과정의 연수생을 모집한다.동국대 불교학술원(원장 자광 스님)은 한문불전 역경인재 양성을 위한 한문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한문불전 번역의 기초를 쌓을 수 있는 기본과정과 역경전문가를 배출하는 심화과정으로 구성돼 각 과정별 선발 연수생을 모집한다. 매학기 15주 동안 진행되는 강좌는 과정별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한 과목씩 5강좌가 운영되며 10강좌(30학점) 이상 이수하면 수료할 수 있다. 일반수강생은 기본과정 강좌에 한해 수강원서를 제출하면 한 과목 이상
성철 스님은 근현대불교사에서 특별한 위치를 점한다. 해인사 방장과 조계종 종정을 지내서만은 아니다. 출재가자를 막론하고 수많은 이들이 성철 스님의 영향으로 화두를 든다. 매일 능엄주를 외고 힘겨운 삼천배 정진을 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에도 귀를 기울인다.성철 스님은 그 자체로 마르지 않는 깊은 우물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에서부터 만화, 소설, 평전은 물론 국내외 학술논문과 박사학위 주제로도 자주 다뤄진다. 작가와 연구자들의 눈에 비춰지는 모습도 각양각색이다. 불퇴전의 수행자로, 가야산 호랑이로, 자비의 화신으로, 출중한 사상가로
사람 목숨은 고래심줄처럼 질긴 듯싶지만 동시에 허망할 정도로 가볍다. 우리 피부는 날카로운 쇠붙이 앞에 잘려나가지 않을 도리가 없고, 뱃속은 독성 강한 이물질 앞에 속절없이 무너진다. 출가자 실천규범인 율장에서 무기를 지닌 이와 함께 가거나 그에게 법을 설하는 것조차 금지한 것은 무기의 위험성과 불교의 비폭력 정신을 잘 보여준다.옛 스님들 일대기를 다룬 역사서에는 전법과 신앙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선택한 스님들이 숱하게 등장한다. 세상의 중심이라는 ‘중화(中華)’에 ‘오랑캐의 것’이라는 불교가 정착하는 과정에 무수한 시련이 있었고,
제주지역 사찰과 복지법인, 청년 불자가 연대해 불교국가인 스리랑카 지원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는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스리랑카에 학용품·마스크 등 물품 후원을 시작으로 교육과 복지 전반의 영역에서 다각도의 지원을 전개하기로 뜻을 모았다.제주불교사회복지협의체는 7월9일 사회복지법인 춘강 산하 제주장애인종합복지관 강당에서 ‘제주불교사회복지협의체 발족 및 스리랑카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물품 전달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이동한 복지법인 춘강 이사장, 최영범 제주 선덕사 신도회 부회장, 김보성 제주불교청년회장, 사지 멘디스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고/ 사람은 외로움에 흔들린다/ 흔들림은 살아있는 한 모습이다. … 아파하고 눈물 흘리는 일이/ 죽은 이가 간절히 느끼고 싶은 모습이란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로담 시 ‘이유는 없다’ 중에서)무심히 툭 던진듯하지만 외로움의 끝에서 처절하게 사무쳐 본 사람만이 토해낼 수 있는 시정이다. 그렇다. 아파서 눈물 흘리는 것도 살아서의 일이요, 삶의 징표이다.로담 정안(路談 正眼) 스님. 길(路)과 이야기(談)를 조합한 법호 로담이 이색적이다. 경기도 가평에 세운 절이 아가타 보원사(阿伽陀 寶園寺)인데 이
6회에 걸쳐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삼국통일의 역사적 의의와 삼국통일 전후 불교변화의 사회적・사상적 배경을 살펴보았다. 불교 문제에서 다소 벗어나 불교성립의 외적 조건인 왕권강화와 지배체제 정비, 지배이념의 변화와 유교사상의 수용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당시의 사회적・사상적 상황과 관련하여 살펴보려고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금까지 이해를 추구해온 삼국통일을 전후한 시기의 사회적・사상적 변화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그에 상응하는 불교의 변화과정을 규명하려고 한다. 구체적인 방법으로서는 먼저 불교의 가시적인 상징물인 사찰을
1993년 8월27일 새벽 1시 30분에서 3시 사이 전북 장수군 장수읍 용계리 1267번지에 위치한 ‘팔성사 목조아미타불좌상’이 도난됐다(사진1). 이 불상은 인적이 드문 새벽시간 도난되었다가 2016년 10월 서울 한 개인 사립박물관 수장고에서 발견되었는데 불상의 복장물(腹藏物)만 털린 채 돌아왔다(사진2).장수 팔성사(八聖寺)는 602년 신라 해공 대사 또는 해감(解橄) 스님이 창건한 사찰이라 전하나 관련 자료가 없어 명확하지 않다. 팔성사에 대한 기록은 1530년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 제39권이 유일하다. ‘신증동국여지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이 기획전시실에서 ‘효령-회암사에 담은 불심’ 특별전을 갖는다. 9월26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회암사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효령대군 이보’를 주목하고자 기획됐다. 회암사는 고려말에서 조선초 대사찰이었다. 여러 고승의 관심과 왕실의 후원으로 크게 성장해 당시 전국에서 많은 스님과 신도가 회암사를 찾았다. 효령대군은 태종 이방원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지만 권력에 얽매이지 않고 불교에 심취했다. 여러 임금을 모시며 왕실의 어른으로 많은 역할을 했으며, 동시에 많은 사찰의 불사를 주도했다.전시는 1부 ‘왕실에서 태
2600여년 전, 인도에서 시작된 불교는 히말라야산맥과 타클라마칸·고비사막을 건너 동아시아에 이르렀다.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는 이들은 불살생 차원을 넘어 동물들을 적극 보호하고 이들을 살리려는 방생으로 나아갔다. 고승들의 출가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동물이 자주 등장하는 것이 우연은 아니다.신라 자장 스님은 사냥으로 잡은 꿩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산문에 들었고, 7세기 혜통 스님은 자신이 잡아먹은 수달이 뼈가 되어서도 새끼들을 보호하려는 모습을 보고 출가했다. 통일신라 율사 진표 스님도 사냥하던 중 버드나무에 꿰어놓았던 개구리
조선시대 유학자 조광조(趙光祖, 1482~1519)를 기리고자 세운 도봉서원터에서 쏟아져 나온 서울 영국사 금속 공예품이 보물로 지정됐다.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7월1일 ‘서울 영국사지 출토 의식공양구’ 10점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금동금강저(1점), 금동금강령(1점), 청동현향로(1점), 청동향합(1점), 청동숟가락(3점), 청동굽다리 그릇(1점), 청동유개호(1점), 청동동이(1점) 등이다.2012년 도봉서원 발굴조사 과정에서 출토된 해당 공예품은 고려시대 번성했던 대찰(大刹) 위에 서원이 세워진, 숭유억불 및 폐불의 현장
學道如初不變心 千魔萬難愈惺惺학도여초불변심 천마만난유성성 直須敲出虛空髓 拔卻金剛腦後釘직수고출허공수 발각금강뇌후정突出眼睛全體露 山下大地是空華돌출안정전체로 산하대지시공화도를 배우려고 한다면 처음의 마음이 변치 않아야/ 온갖 마장과 갖가지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더욱 성성하리라./ 곧바로 모름지기 허공의 골수를 두드려 빼내고/ 금강신장(金剛神將)의 뒤통수에 박힌 못을 뽑아 버려라./ 안구가 돌출하여 전체가 드러나면/ 산하대지가 바로 허공의 꽃이로다.송대 고봉원묘(高峰原妙 1238~1295) 스님의 선시(禪詩)이며 ‘고봉원묘선사어록’ 제2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