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했던 소년의 세계는 우정과 사랑이 전부인 듯했다. 함께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웃음이 넘실댔다. 어딜가든 늘 함께였다. ‘친구따라 강남 간다’는 속담은 우정이 전부였던 소년 어윤식만을 위해 존재하는 말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종교에 관심이 없던 그가 눈을 뜨게 된 이유에도 친구가 있었다. 시작은 기독교였다. 고등학교 1학년, 친구들을 따라 교회에 나갔다.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신앙심이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주말마다 친구들과 교회에 모인다는 것이 좋았다. 소년부에 소속돼 성경 공부는 물론 함께 봉사를 하고,
안녕하십니까? 저는 경북북부제1교도소에서 7년의 세월을 보내고 이제 이곳 상주에서 남은 형기를 마쳐야 합니다. 그런데 이곳에 와보니 청송에서처럼 법보신문을 쉽게 볼수가 없어 이렇게 글을 드리게 되었습니다.청송에는 매달 150부정도의 신문이 보시가 되고 있어서 많은 불자님들이 골고루 나누어 보곤 했습니다. 그러나 이곳 상주는 그리 많지가 않다 보니 쉽게 접할 수가 없습니다. 일반 신문도 아닌 법보신문은 우리 불자들에게 아주 유익한 길잡이가 되고 있는데 이곳은 생긴지 얼마되지 않아 그런지 몰라도 모든 것이 부족한 듯합니다.특히 스님들의
“물질적 수준은 과거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했으나 여전히 폭력과 생명경시 풍조가 만연하고 있습니다. 인간 중심의 윤리에서 벗어나 ‘생명존중’ ‘자비사상’을 축으로 부처님처럼 마음 쓰고, 말 하며 행동하는 불자가 됩시다.”33반야관음기도순례회(지도법사 효진 스님, 이하 반야관음회)가 교도소·군법당·병원법당 등 소외된 곳에 법보신문을 전하는 법보시캠페인에 동참했다. 지도법사 효진 스님은 “법보시캠페인은 마음을 전달하는 보시의 일환”이라며 “보시는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수행의 출발이며, 불교의 가장 큰 덕목인 자비의 실천행이다. 우리 불자
“온라인커뮤니티가 일상이 되고 모든 정보가 디지털화되고 있지만 모든 정보의 근간이 문자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문자의 총화가 바로 책입니다. 책은 문자가 이룩한 모든 인류 자산의 근간인 동시에 마지막 자산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아름다운 책’ ‘읽고 싶은 책’을 만드는 불서 출판사로 손꼽히고 있는 사유수출판사의 이미현 대표는 책과 문자에 대해 확고한 가치와 애정을 갖고 있다. 이미현 대표가 법보시캠페인에 동참한 것도 우리 사회에서 ‘문자’가 해야 할 일, 특히 전법 매체로서 출판사와 불교언론의 역할에 공감하
불심이 깊기로 소문난 부산 불자님들을 만나게 되어 기쁩니다. 오늘은 여러분께 부처님 가르침을 간단하고 명료하게 정리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리의 역사 속에서 불교는 삼국시대부터 고려 말까지 흥하며 이 나라의 정신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핍박을 면치 못했고 다시 일어서는가 싶더니 현대사회에 들어 유독 불교가 축소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불교가 옛 영광을 되찾으려면, 나아가 이 시대의 등불이 되려면 스님들과 불자들이 정신을 바짝 차려서 포교를 열심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저 역시 고등학교 졸업 후
“현재에 늘 깨어있고 매순간 알아차림을 하라”는 혜연 스님의 가르침은 지금도 수행지침서가 되어 준다. 당시 한 달에 700명, 1년에 8000명 이상의 참가자들에게 명상을 지도하고 봉사자들과 함께 봉은사 영어 홈페이지 제작과 영문 책자를 만들며 무한한 보람을 가졌다.또 헝가리 부통령과 리투아니아 국회 의장단, 인도 상공부장관 등 외국 인사들이 찾아온 국제 템플라이프 행사를 진행하면서 이들이 한국 사찰에서 평화를 체험하고 좋은 인상과 감정으로 국가적 일정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왔다. 불심으로 봉사에 나서는 많은 사찰 봉사자들
비가 많이 오는 날입니다. 아침공양 후 절 앞 명상센터에 앉아 창문으로 밖을 바라봅니다. 일찍부터 용두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쓴 우산이 심심찮게 지나갑니다. 하늘에는 구름이 가득하고 비가 쏟아집니다. 그런데 이 공간에서는 누군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주고 비도 바람도 없이 무척 편안합니다. 벽 하나 사이로 다른 세상입니다.세상은 늘 이렇게 함께하는가 봅니다. 번뇌가 가득한 세상과 번뇌가 없고 지극히 편안한 세상이 동시에 실재합니다. 주의를 어디에 두는가는 자신의 선택입니다. 빗속으로 나아갈지 편안한 이곳에 머물지는 내가 선택함
4념처명상은 위빠사나명상이다. 신념처에는 사마타로 수행 가능한 명상법들이 몇 개 있지만, ‘대념처경(D22)’에서 설하는 4념처명상법들은 모두 다 위빠사나방식으로 제시했다. 즉 4념처명상은 한 대상에 마음을 오롯하게 집중하고 고정시켜 삼매를 얻고자 하는 사마타 방법이 아니다. 신수심법 네 가지 대상을 분명하게 마음챙기고 알아차려서 통찰과 지혜를 얻고 궁극적으로는 열반을 성취하고자 하는 위빠사나명상법이다. 그래서 4념처명상이 위빠사나명상이라고 하는 말은 100% 맞는 말이고 자연스러운 표현법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4념처명상이 왜 위빠
마조 선사상의 중요한 테마는 평상심시도(平常心是道)와 즉심시불(卽心是佛)의 전개이다. 마음이 곧 부처요, 평상일상이 바로 도(道)의 전개인 것이다. 마조가 즉심시불을 강조하면서도 그 즉심시불이라는 언구에 떨어지지 말 것을 강조해 비심비불(非心非佛), 불시물(不是物)이라고 하였다. 마조 선법 가운데 먼저 평상심시도를 만나보자. 선종사에 무자화두로 유명한 조주(778∼897)가 스승 남전에게 물었다. 조주의 ‘어떤 것이 도입니까?’라고 하자, 남전(748∼834)은 ‘평상심이 바로 도이다’라고 대답하였다. 평상심이 도라고 대답한 남전의
수보리 약유선남자선여인 초일분 이항하사등신보시 중일분 부이항하사등신보시 후일분(須菩提 若有善男子善女人 初日分 以恒河沙等身布施 中日分 復以恒河沙等身布施 後日分)역이항하사등신보시 여시무량백천만억겁 이신보시 약부유인 문차경전 신심불역 기복승피(亦以恒河沙等身布施 如是無量百千萬億劫 以身布施 若復有人 聞此經典 信心不逆 其福勝彼) 하황서사수지독송 위인해설(何況書寫受持讀誦 爲人解說) 수보리야! 어느 선남자 선여인이 있어 아침에 항하의 모래 수 같이 많은 몸으로써 보시하고, 한낮에 또 항하의 모래 수 같이 많은 몸으로써 보시하고, 저녁에도 역시 항
“법보신문은 ‘신행수기’를 계기로 맺어진 참으로 지중한 부처님의 인연입니다. 법보신문을 공공기관, 군법당, 교도소 등에 보시하는 법보시에 기꺼이 동참하고 싶습니다.”6월20일 조계종 제10회 신행수기공모전에서 ‘아들을 가슴에 품고 행복한 불자 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로 대상인 ‘조계종 총무원장상’을 수상한 윤수분 보살이 남편 장희발 거사와 뜻을 모아 법보신문 법보시에 동참했다.윤 보살은 “그동안 법보신문을 음으로 양으로 자주 접하긴 했지만 신행수기 공모를 계기로 신문의 가치에 다시금 눈을 뜨게 됐다”며 “불교계의 동향과 소식을 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불교는 대승불교 전통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는 중생의 고통과 어리석음을 외면하지 않으려 했던 수천수만의 인연들로부터 보이지 않는 도움을 받아 부처님 법을 이번 생에 접하게 됐습니다. 그런 인연을 받은 우리가 포교하지 않는다면 이번 생에 공밥을 먹는 것이라 생각해요. 우리 엄마도 ‘공밥 먹는 사람치고 잘되는 사람이 없다’고 하셨거든요.”탁효정 순천대 남도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가 법보신문을 교도소·관공서·군법당·병원법당 등에 보내는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했다. 탁 교수는 “예전에 법보신문에 근무할 때 몽골
“절에서 하는 모든 의식과 행사의 마지막에는 늘 회향을 합니다. 이 회향의 진정한 의미는 ‘또 다른 새로운 시작’입니다. 제가 신행생활을 하며 얻은 이익과 가피를 타인에게 회향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지인의 권선으로 불법을 만나 행복하듯, 저의 법보시가 다른 이의 마음을 밝히는 새로운 시작이 되길 바랍니다.”유은재(도안성·46) 포교사는 자신의 회향이 누군가의 발심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법보시에 동참했다. 타인의 권유가 아닌 자발적으로 이뤄진 동참이었다. 유 포교사는 불자인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릴적부터 불교문화에 익숙했지만 수
서부 경남의 중심지 ‘진주’는 단연 불교도시다. 청담 큰스님의 고향이고, 전통사찰이 곳곳에서 위용을 뽐낸다. 유유히 흐르는 남강을 감로수 삼아 뜻있는 불교도들은 크고 작은 모임을 결성했고 법등(法燈)을 밝혀 왔다. 재가불자들을 위한 수행처로 손꼽히는 ‘선우선방(禪友禪房)’도 진주에 있다. 선우선방은 청화 큰스님 유지를 이어온 재단법인 성륜불교문화재단 소속의 재가 참선도량이다. 매일 30여명이 가부좌를 튼다. 정회원 100여명이 함께하는 이곳의 선원장은 여여화(如如華) 유동숙 보살(76). 선원장이라고 하면 잿빛 법복을 입은 스님을
부부나 연인들이 서로에게 표현하는 습관적 표현 가운데 소통이 아닌 다툼으로 번질 수 있는 대화가 있다고 한다. 그것은 “나 사랑해?” “그럼” “얼마나 사랑해?” “그걸 꼭 말로 해야 알아” “당신 내말 듣고 있어?” “듣고 있어” “내가 무슨 말 했는지 말해봐?” “미안해” “뭐가 미안한지 말해봐” 등이라고 한다.우린 ‘대화’라는 수단을 사용하면 소통을 하고 있다는 착각과 소통이 되리라는 과도한 기대를 가지는 경향이 있다. 대화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먼저 대화의 방법과 목적을 어린 시절부터 배우고 반복적으로 연습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도 엄마생각을 하면 눈물이 난다. 2년 전 갑작스럽게 엄마가 돌아가시자 온통 좌절감에 휩싸였다. 갱년기 우울증도 더해져 힘든 나날이었다. 그동안 자식 공부 뒷바라지 한다는 핑계로 신경 쓰지 못했기에 죄책감이 컸다. 취업에 성공한 자식들이 스스로 앞가림하기 시작하자 당시 당뇨병으로 힘들어하던 엄마를 위해 사찰음식을 배우고 있었다. ‘자식이 효도를 하려고 하나 부모님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옛말이 생각났다. ‘죽음’이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에 꽂혀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잠이 들 때까지 죽음에 대한 고찰을 계속했다. 며칠 전까지도 같이
여러분 반갑습니다. 화엄사라는 고찰을 방문해 법문을 하게 돼 영광입니다. 겨울이 가고 봄이 왔습니다. 곧 여름이 올 것입니다. 그러면 겨울은 어디로 갔을까요? 그리고 봄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여러분 얼굴을 보니까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갔다’ ‘왔다’에 걸려서 둘로 된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처님은 ‘하나’라고 했습니다. 봄이 갔다고 했는데 내년에 또 옵니다. 매년 봄이 오는데, 그렇다면 봄이 간 것입니까, 온 것입니까. 불거불래(不去不來)입니다. 간 것도, 온 것도 아닌 이것이 실상입니다.태양이 돌듯이 매년 도는
‘대념처경’에서 제시하는 4념처명상의 첫 번째는 입출식념(入出息念)이다. 즉 들숨과 날숨에 마음챙기는 호흡명상이다. 호흡명상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만큼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호흡명상을 사마타로 수행하여 삼매 선정을 얻을 수 있고, 위빠사나로 수행하여 통찰 지혜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계정혜 3학의 수행체계에서 정(定, samādhi)과 혜(慧, paññā)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에 호흡명상은 다른 수행법들에 비해 장점이 많고 완전한 수행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남방불교 대부분의 수행전통에서도 호흡명
① 제 재산 지키려 하는 개를 제도하심부처님이 사위국 마납도제(摩納都提)의 집에 들르셨다. 주인은 없고 하얀 개 한 마리가 짓는 소리.“멍멍멍, 들어오면 안 돼요!”부처님은 개의 전생을 알고 계셨지. “재산을 지키기 위해 개로 태어났구나.”부처님 그 말씀에 개가 시무룩. “개가 이상해졌다. 개밥도 안 먹네.”부처님의 말씀 한 마디에 개가 그런다 하니,도제가 부처님을 찾아갔지. “부처님! 우리 집 멍멍이가 밥을 안 먹네요.”“그 개가 돌아가신 부친의 후신일세. 자식들에게 재산 있는 곳을 말하지 않았지. 저승에서 재산을 지키려고 개가
반지하 창문 앞에는늘 나무가 서 있었지그런 집만 골라 이사를 다녔지그 집들은깜빡 불 켜놓고 나온 줄 몰랐던저녁나절을 얼마나 많이 갖고 있었던가산들바람이 부는 저녁에집 앞에서나는 얼마나 많이 서성대며 들어가지 못했던가능금나무나 살구나무가 반지하 창문을가리던 집,능금나무는살구나무는산들바람에얼마나 많은 나뭇잎과 꽃잎을 가졌는지반지하 창문에서 흘러나오는 불빛에떨어지기만 했지슬픔도 환할 수 있다는 걸아무도 없는데 환한저녁나절의 반지하집은 말해주었지불 켜진 저녁나절의 창문을 보면아직도 나는 불빛에 손끝이 가만히 저린다(박형준 시집,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