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이한 산봉우리가 장관을 이루는 장가계. 이곳에는 유방을 도와 한나라를 세웠던 장량이 몸을 숨겼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장가계는 호남성 서북부에 위치한 경승지로, 상서 북쪽의 대용현, 지리현, 상식현이 만나는 지점에 무릉원이 있다. 유방(BC247~BC195)을 도와 한나라를 세웠던 장량(?~BC168)이 살았다는 전설이 있는 곳. 그를 일러 “세상의 현상을 헤아려서 손을 들고 눈을 움직여 항우를 위협하고 통제함에는 장량만한 이가 없다”고 했던 소순(蘇洵1009~1066)의 「고조론(高祖論)」은 천하의 명문으로 남아 있다. 그는 일찍이 “어지러운 세상은 함께 할 수는 있어도 치세(治世)에는 함께 하기 어렵다”던 유방의 사람됨을 미리 간파하여 몸을 피해 온 것인가. 제후 묘 마왕
소상팔경의 첫번째 경치인 ‘어촌석조’ 난간. 상덕 지역은 중국의 음다 풍속이 처음으로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군산에서 상덕(常德)으로 가는 길에는 동정호를 지난다. 호숫가로 수십만 평의 연 밭이 이어지는데 아스라이 보이는 연 줄기는 지난 해, 연향을 품었던 꽃대인지. 회색빛 연무가 연지(蓮枝)와 어우러져 일경을 이뤘다. 아마 이성(李成 919~967?)이 이런 풍경을 지나다 보았으면 필시 그는 소상팔경도에 일경을 더해 소상구경도(瀟湘九景圖)를 남겼을 터. 미불(米芾 1051~1107)의 감상기인 ‘소상팔경도시병서(瀟湘八景圖詩幷序)’ 후기에 이 일경의 감상기가 전하지 않는 것은 아마 절제된 자연미를 표현할 말을 찾지 못해서인가 보다. 상덕은 옛 도시로, 호남성의
군산은침차를 만들던 어차원. 최근 청대의 어차원을 복원하였다. 동아시아 차문화연구소 박동춘 소장은 1월 20일부터 1월 28일까지 중국 차 문화의 발생지인 호남성 지역을 순례했다. 박 소장은 중국 최고의 명차로 손꼽히는 은침차의 고향을 비롯해 차를 음식과 약으로 활용하던 고대 차문화의 흔적, 그리고 차와 관련된 유적과 유물을 통해 중국 차 문화의 역사와 현주소를 진단하고 돌아왔다. 본지는 박 소장의 꼼꼼한 현지 기록을 ‘소상팔경 차 순례’라는 제목으로 3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자욱한 안개 탓인가. 예정대로라면 벌써 장사에 도착, 영주로 향할 시간이지만 연착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몇 번째 같은 말을 반복한다. 웅성대던 사람들도 풀이 꺾인 듯, 삼삼오오 짝을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