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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돌아온 ‘범어사 신중도’ 고향서 첫 예경

  • 교계
  • 입력 2019.11.25 14:54
  • 호수 1514
  • 댓글 0

11월20일 범어사서 봉안식
육법공양 후 사부대중 참배
27일까지 보제루서 일반 공개

범어사는 미국 경매시장에서 발견, 환수가 이뤄진 신중도를 보제루에 봉안하고 육법공양 등으로 예경의식을 봉행했다.
범어사는 미국 경매시장에서 발견, 환수가 이뤄진 신중도를 보제루에 봉안하고 육법공양 등으로 예경의식을 봉행했다.

범어사 극락암(현재 휴휴정사)에 봉안됐다가 한국전쟁의 혼란기에 사라진 신중도가 미국의 경매 시장에서 발견되어 다시 고향으로 이운됐다. 

금정총림 범어사(주지 경선 스님)는 11월20일 경내 대웅전 앞마당 및 보제루에서 ‘금정총림 범어사 신중도 환수 봉안식’을 봉행했다. 

지난 9월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최응천)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경매에 올라온 사실을 처음 발견하고 조계종에 이 사실을 알리면서 긴급히 환수위원회가 구성됐다. 조계종 문화부와 범어사가 재단 측과 함께 성보의 환지본처(還至本處)를 위해 힘을 합친 결과, 지난 10월6일 경매에서 최종 낙찰을 받을 수 있었다. 신중도는 10월30일 한국으로 이운돼 서울 불교중앙박물관에서 간단한 보존처리를 마쳤으며 조계종 총무원에서 환수 고불식을 봉행한 후 범어사로 이운, 이날 환수 봉안식을 올리게 됐다.

범어사는 대웅전 앞마당에서 기념식을 갖고 보제루로 자리를 옮겨 신중도 제막식을 갖고 예경의식을 봉행했다. 범어사 마하다도회가 육법공양을 올린 후 사부대중의 참배가 이어졌다.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경선, 총무국장 보운 스님을 비롯한 사중스님들과 박수관 부산불교총연합신도회장 등 사부대중 500여명이 동참했다.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은 기념식에서 “범어사의 선문화교육센터 개관 행사와 부산 불교문화대축제 준비가 한창이던 시기 신중도가 미국에서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긴급히 환수 준비를 병행했다”며 “반드시 되찾아야 할 우리 문화재를 위해 신속하게 준비하여 경매에 동참하고 낙찰을 받아 범어사까지 원만히 이운한 경사스러운 인연은 수많은 분의 원력과 노력 덕분”이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 스님은 “내년 완공예정인 범어사 성보박물관이 조성되면 범어사 문화재를 더 철저히 관리, 보존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범어사는 사라진 문화재의 현황을 살피고 해외에 흩어진 성보를 환수하는 불사에 최선을 다해 동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범어사 총무국장 보운 스님은 경과보고에서 “범어사는 지난 2015년 범어사 극락암 칠성도 세 폭을 해외에서 환수해오며 문화재 되찾기에 지속적인 힘을 기울여 왔다”며 “이번 신중도 환수를 위해 짧은 기간에도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애써주신 모든 사부대중께 감사드리며 범어사와 교구 말사는 성보 환수에 원력을 모을 것”이라고 발원했다.

박수관 부산불교총연합신도회장도 축사에서 “가을빛 가득 물든 금정산 범어사에서 신중도를 되찾아 봉안할 수 있게 된 이 법석이 어느 때보다 소중하다”며 “20만 불교도가 결집한 부산 불교문화대축제의 원력으로 앞으로도 불교 문화재의 가치를 새기고 보존하는 활동에도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계종 문화부에 따르면, 범어사 극락암 신중도는 19세기 후반에 조성되기 시작한 104위 신중도 형식을 계승한 19세기 후반 불화다. 현전하는 사례가 거의 알려지지 않아 20세기에 조성된 104위 신중도의 전통을 보여주는 중요한 불화로 평가된다. 주존의 도상부터 위태천 주변의 산신 조왕신이 표현되는 등 19세기 후반 신중도의 특징이 잘 반영돼 있으며 전체 구성도 안정감 있고 존상 표현도 우수하다는 설명이다.

신중도는 146.1×144.8cm 크기로 비단 바탕에 채색돼 있으며 전체적인 화풍과 남아있는 화기 일부를 확인한 결과, 1891년 불모 민규(玟奎) 스님에 의해 조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민규 스님의 불화로는 ‘청곡사 시왕도(1892)’ ‘창원 신중도(1892)’가 현존한다. 무엇보다 신중도는 2015년 환수된 범어사 극락암의 칠성도와 화기의 구성이나 내용이 유사한 점에서 미루어 볼 때, 신중도 역시 극락암에 봉안되어 있다가 한국전쟁의 혼란기에 반출된 것으로 짐작된다. 

한편 범어사는 11월27일(음력 11월 초하루)까지 경내 보제루에 신중도를 봉안하고 일반인들의 참배를 진행한다. 이후에는 범어사 성보박물관으로 이운, 보관할 예정이다. 

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514호 / 2019년 11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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