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선희(52, 수월행)-상
송선희(52, 수월행)-상
  • 법보
  • 승인 2020.02.11 13:57
  • 호수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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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고 싶었던 명상과 수행
미타선원과 인연 닿아 시작 
서로의 생각 나누기 하면서
언니 생각 알고 우애 깊어져 
52, 수월행

“네 형부가 미타선원에서 명상 지도사 과정이 개설된다는 소식을 알려주는구나. 나보고 한번 도전해 보래.”

지난해 나는 결혼 후 10여년 동안 다니던 직장을 쉬고 있었다. 바쁘게 돌아가던 하루하루에 쉼표를 새기며 보내던 어느 날이었다. 언니와 전화 통화를 하던 중, 언니의 이 말에 마치 오랫동안 기다려온 소식을 만난 것 같은 무엇인지 모를 확신이 들었다. “언니야! 나도 해 볼까?”라는 답이 불쑥 튀어 나왔으니 말이다. 이렇게 우연한 기회에, 돌이켜보면 필연적으로 미타선원 명상 지도사 자격 과정에 입문하게 되었다. 

미타선원 명상 지도사 과정은 선원에서 행복공감평생교육원을 통해 오랜 기간 명상 공부와 강의를 이어오신 하림 스님과 여러 명상 전문 선생님들이 이끌어주시는 명상 공부의 과정이다. 스님께서는 ‘영도문화복지재단’ 부설 ‘행복선명상상담센터’로 명상교육 기관의 소속과 명칭을 새롭게 하여 지난해 명상 강좌를 ‘명상 지도사 자격 과정’으로 새롭게 신설하셨다. 명상의 이론과 실습이 이어지는 4개월의 교육을 이수하면 제2급 명상 지도사 민간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고 이후에는 1급 명상지도사과정에도 도전할 수 있다. 명상도 하고, 자격증 시험에도 응시할 수 있으며 명상 지도사가 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명상의 방법과 가치를 알릴 수도 있는 수행 프로그램이었다. 

평소 불교와 수행은 ‘좋긴 하지만 어렵고 힘들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렇더라도 기회가 닿으면 꼭 해보고 싶었던 수행이 명상이었다. 하지만 그동안에는 도전하기가 쉽지 않았다. 대부분의 명상 강좌는 자격증을 준비하는 기간 자체가 너무 길었다. 비용도 상당하여 명상 강의를 듣다가 중간에 포기해야 할 상황에 직면하느니 시작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런데 마침 미타선원에서 새로운 명상 과정을 개설한 시기에 직장을 쉬는 중이었고, 무엇보다 미타선원에서 진행되는 명상 지도사 과정은 수업 기간도 4개월로 비교적 짧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할 용기가 생겼다. 

그렇다 하더라도 처음에는 명상 수업을 접해 본 적이 없었기에 공간도 시간도 익숙하지 않아 짧은 방황을 이어가야 했다. 상대방과 대화를 하고, 느낌과 감정을 글로 표현한다는 게 번거롭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게 한 시간, 두 시간 수업을 거듭했고, 어느덧 한 달이 지난 뒤 비로소 명상 수업 자체가 참 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색했던 회원들은 어느덧 따뜻한 도반이 되었다. 도반들과는 하나의 가족이 되어 간다는 묘한 동질감을 느끼기도 했다. 특히 무엇이든 밖으로 향해 있던 나의 다섯 감각기관과 의식이 ‘지금 여기’ 깨어있기를 의도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걸을 때, 먹을 때, 씻을 때, 자려고 누웠을 때, 깨어있기를 연습했다. 혼자서 스스로 하다 흐트러질 때쯤 수업날인 금요일이 다가왔다. 그래서 그런지 금요일을 기다리는 마음은 어린 시절 소풍을 기다리던 아이의 마음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렇게 만난 도반들과 스님께 늘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수업을 듣는 1분 1초가 소중하게 느껴졌다. 혜안이 밝으신 스님의 가르침을 듣고 다시 나로 돌아와 깨어있는 연습을 거듭하면서 명상에 몰입하는 시간을 점차 늘려나갈 수 있었다. 

명상 수업이 진행되는 선원에서 집까지는 거리가 멀어 오전 9시 수업 시간을 맞추려면 하루를 평소보다 더 빨리 시작해야 했다. 부산 지하철 1호선 끝 지점인 ‘노포역’에서 언니를 만나 남포역까지 지하철로 40여 분을 가는 동안 언니와 나누는 대화에서도 수행 이야기가 조금씩 조금씩 더 길어졌다. 

생각 나누기를 하다 보면 나보다 생각이 깊은 언니를 통해, 미처 내가 생각하지 못한 것을 인식하고 도움을 받기도 하며 우리 자매는 정이 더 두터워지는 것을 느꼈다. 순간순간 깨어있음은 내가 ‘나’로 살아있는 것을 분명하게 알 수 있게 해주었다. 매 순간 분명한 알아차림이 쉽게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의식이 깨어있으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조금씩 나도 모르게 쌓여 있던 불편한 습관들이 더 바람직한 모습으로 변화가 되리라 믿게 되었다.

 

[1524호 / 2020년 2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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