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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희(52, 수월행)-하

기자명 법보

쉰 넘도록 ‘나’에 대한 집착
명상 통해 가벼워지기 습관
관념과 집착서 자유롭게 돼
일상서 지금 깨어있기 연습 

52, 수월행

어느덧 미타선원 명상 지도사 과정은 나에게 치유의 시간이 되었다. 전생부터 지금의 나에 이르기까지, 알게 모르게 쌓여 있던 바르지 못한 습관들이 ‘나’라고 믿으면서 어리석음을 무한 반복하며 살다 보니 업은 누구보다 두터워져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명상을 통해 그러한 ‘나’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맑게 깨어있음을 당부해 주신 스님과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진행되는 수업을 매 순간 열려 있는 마음으로 동참하는 것에 집중했다. 생각과 고정된 관념을 시나브로 내려놓게 되면서 ‘나’ 스스로에게 위로받고, 용서하며 정화와 치유를 하는 과정에 몰입했다. 그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잘못된 습관에 길들여져 있었던 ‘나’를 치유해 나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러한 일이 반복되니 자연스럽게 명상은 일상이 되었다. 명상 수행은 자연스러운 일상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되었다. 하루를 시작하는 알람을 맞춰 놓고, 알람 소리를 듣고 깨면 하루를 명상으로 출발했다. 그날 기온과 컨디션을 보고, 눕거나 앉아서 호흡에 집중하면 머리가 맑아지면서 기분까지 좋아진다는 것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호흡을 하면서 호흡에 집중하기도 하고 때로는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던 어떤 불편한 마음을 살펴 보았다. 그렇게 나를 조금 더 구석구석 꼼꼼하게 관찰하는 과정을 매일 아침 일과를 시작하기 전 수행으로 삼아 지속적으로 이어나갔다.

그렇게 하면서, 지금까지 ‘나’라고 알고 있던 ‘나’를 조금은 떨어져서 볼 수 있었다. 나이 쉰을 넘기도록 ‘나’라는 고집을 붙들고 살았는데 그러한 ‘나’가 객관적으로 보이는, 어떻게 보면 참으로 신기한 이 경험은 사실 명상 지도사 과정을 배우는 누구나 공감하는 공통의 현상이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한다면 ‘왜 이런 일에 이런 마음이 들지?’라고 생각하며 나의 주위로부터 일어난 일들이 조금씩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동안 일어난 일들이 ‘나’로부터 시작되었던 불편한 감정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는 고정관념은 점점 작아지거나, 사라지기 시작하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더 생각과 집착을 내려놓게 되고 내려놓으니 더 가벼워지고 가벼워지니 습관처럼 짊어지고 다니던 무거운 관념과 틀에서 조금씩 자유로워지고 있었다. 이것은 나에게 있어 너무나도 대단한 일이었고 큰 변화였다. 

누구보다 아상이 크고 어리석었던 ‘나’를 돌이켜본다. 수행이 덜 되었기에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전생부터 몸과 마음에 지니고 있던 습관들이 어디에 도대체 숨어 있었던 것인지 평상심을 유지하다가도 가끔 어떤 불편한 대상을 만나면 그때의 습관처럼 불쑥 나오기도 한다. 내가 그 대상에 잠시 끌려가게 되면, 의도적으로 알아차림을 하며 ‘또 습관에 끌려가는구나.’라는 자각을 하며 습관에 배어 있는 나를 내려놓고자 다시 미타선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곳에서 나의 어리석음을 벗고, 부처님의 바른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깊이 생각하고, 그렇게 알고 있는 것을 실천하기 위해 정진을 한다. 여러 겁 동안 쌓여 있던 무명을 뒤로하고 영원한 자유인의 길을 스님과 도반들이 손을 잡고 한 걸음 한 걸음씩 걸어가는 이 순간이 소중하다. 

자격 과정은 끝났지만 매주 금요일 변함없이 미타선원을 찾아 명상 수행을 지속하고 있다. 무엇보다 도반들과 수행담을 공유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명상의 방법을 알려줄 수 있어 즐겁다. 미타선원의 신도가 되어 다양한 신행 프로그램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법회에 동참하게 된 것도 행복한 변화다. 

현대는 명상의 시대라고들 한다. 하지만 아직도 명상을 어디에서 어떻게 배우는 것이 좋을지 몰라서 헤매고 있는 분이 있다면 미타선원 명상 지도사 과정을 소개해 드리고 싶다. 밝고 맑은 도반들이 모여 큰 문을 활짝 열고 기다리는 곳이라고 당당히 제안할 것이다. 

인연 닿아 있는 이 모든 청정하고 따뜻한 분들을 위해 온 마음을 다해 삼배를 올린다. 모두 고맙고 또 고맙다. 

다시 스스로 질문을 던진다. ‘지금 여기, 나는 깨어있는가?’

 

[1525 / 2020년 2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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