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량국사가 소와 초를 더한 화엄경 첫 완역

  • 불서
  • 입력 2020.04.28 10:39
  • 수정 2020.05.25 14:58
  • 호수 1535
  • 댓글 0

‘청량국사화엄경소초 1∼10 : 화엄현담’ / 수진 스님 현토역주 / 운주사

‘청량국사화엄경소초 1∼10 : 화엄현담’

‘대방광불화엄경’은 완전한 깨달음의 경지를 묘사하고 있어, 진리의 연꽃으로 불리는 ‘법화경’과 함께 대승경전의 쌍벽을 이루는 경전으로 불린다. 그리고 선재동자가 53선지식을 만나면서 도를 추구하는 이야기를 담은 경전의 마지막 ‘입법계품’은 ‘화엄경’의 가르침을 평이하고도 재미있게 펼쳐내고 있어 이미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하다. 

불교 경전의 꽃으로 불리는 ‘대방광불화엄경’은 이처럼 부처님이 깨달은 진리의 세계를 보여주는 최상의 경전으로 꼽히고 있음에도, 천상과 지상을 오가며 일곱 곳, 아홉 차례에 걸쳐 설해진 경전의 내용이 깊고 오묘하며 분량 또한 방대해 접근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래서 이 경전을 대·소승의 경과 논은 물론이고 유가와 노장까지 종횡으로 넘나들며 상세하고 치밀하게 해설해 소(疏) 60권, 초(鈔) 90권을 붙여 ‘화엄경소초’를 지은이가 있다. 중국 당나라 때 불교학자이자 화엄종의 제4대조로 불리는 청량국사다. 청량 징관은 40세 무렵부터 102세에 열반할 때까지 무려 60여년을 ‘화엄경’ 강의와 저술에 매진해 ‘화엄경소’(80권본) ‘화엄경수소연의초(華嚴經隨疏演義鈔’ ‘화엄법계현경(華嚴法界玄鏡)’ ‘화엄경략책(華嚴經略策)’ 등 관련 저술만 42종 600여권에 이르는 가히 ‘화엄경’에 관한한 최고의 사상가라고 할 만한 인물이다. 그리고 그 결정판이 바로 ‘대방광불화엄경수소연의초’이기에, 이 ‘화엄경소초’는 동양철학의 대백과전서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청량국사의 ‘화엄경소초’는 ‘화엄경’보다 더 방대한 분량에 폭넓고 다양한 사상을 품고 있어 누구도 번역할 엄두를 내지 못하던 중 부산 해인정사 수진 스님의 원력으로 그 완역본이 처음으로 탄생하게 됐다. 

‘청량국사화엄경소초’는 번역문만 원고지 10만매에 달하는 방대한 작업이었음에도, 원문 현토와 함께 원문의 한 글자도 놓치지 않는 고지식할 정도의 꼼꼼한 번역과 역대의 ‘사기’들을 총망라하고 상세한 각주를 더해 한국불교의 사상적 근간인 화엄사상을 이해하는 나침반이 될 것으로 주목 받고 있다. 불교전문출판사 운주사가 스님의 원력에 힘을 더해 전체 100권으로 기획한 ‘청량국사화엄경소초’ 역주서 가운데 1차분으로 ‘청량국사화엄경소초 1∼10 : 화엄현담’ 10권을 출간했다.

부산 해인정사 수진 스님이 중국 화엄종 제4조 청량국사가 ‘화엄경’에 소와 초를 붙인 ‘화엄경소초’를 완역해, 전체 100권 중 10권 분량의 ‘화엄현담’을 먼저 펴냈다.
부산 해인정사 수진 스님이 중국 화엄종 제4조 청량국사가 ‘화엄경’에 소와 초를 붙인 ‘화엄경소초’를 완역해, 전체 100권 중 10권 분량의 ‘화엄현담’을 먼저 펴냈다.

“일찍이 그 누가 이 청량국사의 ‘화엄경소초’를 완역했다면 나는 이 작업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힌 수진 스님은 2006년 1월10일 번역에 착수해 2016년 8월1일까지 꼬박 10년 7개월 동안 10만매 원고로 완역 탈고했다. 덕분에 ‘청량국사화엄경소초’가 1200년 침묵의 역사를 깨고 이 세상에 선보이게 된 것이다. 

1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후학들이 불교경전의 꽃을 제대로 만끽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역주에 몰두한 스님은 “화엄은 바다였고 수미산이었다. 그 바다에는 부처님의 용이 살고 있었고 그 산에는 부처님의 코끼리가 노닐고 있었다. 예쁘게 단장한 청량국사 소초의 꽃잎에는 부처님의 생명이 태동하고 있었고, 겁외의 연꽃 밭에는 영원히 지지 않는 일승의 꽃이 향기를 뿜어내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청량국사화엄경소초’는 ‘화엄경’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고 폭넓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양이 많고 복잡하다는 단점을 동시에 갖고 있는 대작이다. 따라서 청량국사의 ‘화엄경소초’를 조금 더 알기 쉽게 정리해주는 일종의 안내 지도이자 개론 성격의 설명이 필요했고, 그것이 곧 ‘청량국사화엄경소초’ 100권 중 먼저 펴낸 10권 분량의 이 ‘화엄현담’인 것이다. 

‘화엄현담’은 방대한 ‘화엄경소초’의 이해를 위한 일종의 해제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화엄경’의 핵심 내용과 사상, 소초의 체계 등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덕분에 이 ‘현담’은 경전과 화엄사상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불교 교학과 중국불교 전반에 대한 이해에도 도움을 주고 있으며 청량국사의 ‘화엄경소초’는 물론, 청량국사가 소와 초를 붙이기 이전의 본래 ‘화엄경’을 이해하는데도 길잡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각권 2만원 내외.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35호 / 2020년 4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