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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 소장 ‘삼국유사 권4~5’ 국보 승격

  • 성보
  • 입력 2020.08.27 11:02
  • 수정 2020.08.27 17:35
  • 호수 1551
  • 댓글 0

문화재청, 8월27일 국보 지정
해인사 목조아미타삼존상 등
성보 7건도 함께 보물로 승격

8월27일 국보로 지정된 범어사 소장 ‘삼국유사 권4~5’ 내지. 문화재청 제공.
8월27일 국보로 지정된 범어사 소장 ‘삼국유사 권4~5’ 내지. 문화재청 제공.

부산 범어사(주지 경선 스님) 소장 ‘삼국유사 권4~5’가 국보 제306-4호로 지정됐다. 범어사 소장 삼국유사는 1394년 처음 판각된 후 인출 시기가 가장 빠른 것으로 서지학적 의미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8월27일 국보로 지정된 ‘삼국유사 권4~5’은 ‘삼국유사’ 전체 내용 중 5~9편목인 의해(義解), 신주(神呪), 감통(感通), 피은(避隱), 효선(孝善)을 1책으로 묶은 것이다. 신라 고승들의 행적, 뛰어난 효행 및 선생의 미담 등을 담고 있다. 범어사 초대 주지를 역임한 성월 스님(惺月, 1865~1943)의 옛 소장본으로 1907년 범어사에 기증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같은 계열의 판본으로 알려진 국보 제306호(송은본)와 제306-3호(파른본)와 비교할 때 비록 완질(完帙)은 아니지만 1394년 처음 판각된 후 인출(印出) 시기가 가장 빠른 자료다. 특히 기존 지정본에서 누락된 제28~30장을 보완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다. 때문에 1512년(중종 7년) 간행본의 오탈자를 확인할 수 있어 현재까지 알려진 삼국유사 판본에 대한 차이를 바로잡고 원판을 복원하는 자료로서 역사‧학술적 중요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문화재청은 “서체, 규격, 행간 등에 있어 후대인 1512년 간행된 판본과 밀접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다른 지정본과 더불어 조선 초기 판본을 복원할 수 있는 자료”라며 “단군신화를 비롯해 향찰로 쓴 향가(鄕歌) 14수가 수록돼 있어 우리나라 고대 언어연구에도 많은 참고가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선 초기본의 경우 완질본 형태가 아닌 개별 권으로 각각 다른 주체들이 소장하고 있는 상태로, 범어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서울지역에 집중돼 있다. 사찰 내에서는 범어사가 유일하게 소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 수행을 중심으로 한 금정총림 범어사의 정신을 단편적으로나마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삼국유사 권4~5’의 이번 국보 승격은 범어사가 성보박물관 신축 이전을 진행하던 중 맞은 겹경사다. 범어사는 소중한 우리 유산을 더 좋은 환경에서 보존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보존하기 위해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성보박물관 신축을 진행 중에 있다. 이와 함께 반만년 역사가 담긴 기록유산으로 삼국유사에 대한 가치를 재고하기 위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목록 및 아시아 태평양 지역 목록 등재를 추진 중에 있기에 국보 승격은 더욱 뜻깊다.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은 “국보 보존과 관리에 힘써 대국민적 인지도를 높이고 국제적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8월27일 보물로 지정 된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 문화재청 제공.
8월27일 보물로 지정 된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 문화재청 제공.

어린아이처럼 귀엽고 천진난만한 용모로 ‘삼화령 애기부처’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도 보물 제2071호로 지정됐다. 이 삼존상은 경주 남산 중 한 지류인 장창곡 정상부근 석실에 있던 불상이다. 관련 기록과 조각 양식 등으로 보아 신라시대 7세기 작품으로 추정된다.

삼존상은 삼국 시대 미륵신앙과 신앙행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왔다. ‘삼국유사’에 644년(선덕여왕 13) 생의 스님(生義)이 경주 남산 골짜기에서 미륵상을 발견해 삼화령에 봉안했다는 기록과 신라 경덕왕 때 스님 충담사(忠談師)가 차(茶)를 공양했다고 하는 삼화령 미륵세존 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문화재청은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은 경주 남산이라는 원위치가 명확하게 확인된 점,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른 의좌형 미륵삼존불이자 신라인들의 신앙생활이 반영된 대표작이라는 점, 마치 불심(佛心)과 동심(童心)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듯한 7세기 신라 전성기의 수준 높은 조각양식을 보여준다는 사실에 비춰 한국 조각사에 중요한 학술‧예술적 위상을 지닌 작품이므로 보물로 지정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지정 대상에는 해인사와 갑사 두 사찰에 400년 넘게 봉안돼 왔고 고려~조선 시대 조각사‧서지학‧불교사에서 매우 중요하게 평가돼 온 불상과 복장유물, 복장전적 6건도 포함됐다.

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문화재청 제공.

보물 제2072호로 지정된 ‘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및 복장유물’은 해인사 경내 부속 암자인 원당암 보광전에 봉안된 삼존불상과 이곳에서 발견된 복장유물이다.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은 설법인(說法印)을 한 아미타여래좌상과 보관을 쓴 관음보살, 민머리의 지장보살로 구성된 불상으로 아미타삼존 도상을 정확하게 구현한 작품이다. 이러한 삼존상 형식은 고려 후기에 새롭게 등장한 도상으로 조선 후기까지 지속됐으나 현존 사례가 매우 드물다.

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복장유물(후령통). 문화재청 제공.

불상 형식과 복장발원문, 1490년 전후 왕실 지원에 따른 해인사 중창, 이후 1495년 원당암 중창이 이루어진 일련의 과정을 고려할 때, 조선 15세기 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발원문 등 복장유물을 통해 해인사 법보전(法寶殿)과 대적광전(大寂光殿) 목조비로자나불좌상 조성을 후원한 왕실인물들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확인됐다.

보물 제2073호, 제2074호, 제2075호는 ‘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복장전적’과 관련된 것으로 각각 ‘대방광불화엄경-진본’ 23첩과 ‘대방광불화엄경-정원본’ 5첩, ‘제다라니’ 1첩이며 모두 본존 아미타여래좌상 복장에서 발견된 불경이다.

판각 시기는 대부분 고려 13세기 중엽이고 인출 시기는 조선 14세기말~15세기 초로 추정된다. 불상이 만들어진 후 복장이 개봉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결손 없이 보관상태가 매우 양호하며 고려시대 판각된 화엄경이 일괄 발견된 예는 지금까지 매우 드문 사례다.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 및 사보살입상. 문화재청 제공.

보물 제2076호로 지정된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존불좌상‧사보살입상 및 복장유물’은 충청남도 공주 계롱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갑사 대웅전에 봉안된 소조석가여래삼존좌상‧사보입상의 협시보살상에서 발겨된 복장유물이다.

보물 제2077호로 지정된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존좌상‧사보살입상 복장전적’은 소조관세음보살입상에서 발견된 전적류 8건 8점이다. 필사본은 1건으로 흰 종이에 먹으로 쓴 ‘금강반야바라밀경’이며 그 외 7전은 모두 목판 경전류다. 간행 시기는 고려본과 조선 16세기 중반까지로 확인되며 불상 조성시기인 1617년 이전에 인출된 자료들이다.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 및 사보살입상 복장유물(후령통 및 법화경).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은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존좌상‧사보살입상 복장전적’은 판본으로서의 중요성뿐 아니라 판각과 인출에 관련된 역사적 인물 그리고 장정(裝幀) 등에서 학술‧서지학적 가치를 지니며, 1617년 이전 인출된 복장 경전류의 유형과 성격을 파악하기 위한 일괄 유물로서 의미가 있다”며 “복장전적 8건 8점 역시 불상과 함께 보물로 지정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연구하는 동시에 보존‧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 및 사보살입상 복장전적. 문화재청 제공.

 

[1551호 / 2020년 9월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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