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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마하회 - 상

‘재교육’ 원력으로 창립… ‘비구니승가 표상’ 발원 

1990년대 불교대학 개설 늘어나며 재가불자 교육 열기 속 
중진스님들 재교육 필요성에 공감한 강원·선원 도반 중심
1996년 7월, 13명 발기인 모임…매년 3박4일 수련회 열어

법납 20년 이상 중진급 비구니스님들이 스스로 재교육을 발원하며 꾸린 마하회는 매년 가을 수련회를 개최하며 설립 초기의 원력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주 황룡원에서 서광 스님을 강사로 초청해 수련회를 진행했다.
법납 20년 이상 중진급 비구니스님들이 스스로 재교육을 발원하며 꾸린 마하회는 매년 가을 수련회를 개최하며 설립 초기의 원력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주 황룡원에서 서광 스님을 강사로 초청해 수련회를 진행했다.

법납 20년 이상, 연회비 100만원 일시납부, 1년에 한 번 3박4일 연수회 동참. 대한불교조계종 비구니 마하회의 회원자격은 유독 까다롭다. 처음부터 서로의 안부를 묻고 친목을 다지는데 그치는 모임을 만들 생각은 없었기 때문이다. 20년 이상 걸어온 출가수행자의 길을 스스로 되돌아보고 재교육하며 서로를 탁마하는 것이 모임의 목적이었다. ‘비구니승가의 표상이 되는 비구니모임’이라는 원대한 원력으로 태동한 마하회(회장 현정 스님)는 1996년 7월 부산 관음포교원에서 발기인 모임을 갖고 세상에 첫 발을 디뎠다. 

“1990년대 접어들면서 불교대학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사찰들도 신도교육에 힘을 기울였지만 재가불자들 스스로가 불교를 공부하겠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었습니다. 재가불자들도 이렇게 열심히 불교를 공부하는데 스님들에게는 오히려 교육의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강원 졸업 후 각자 수행과 포교에 힘쓰다보면 경전 한번 펼쳐 보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더구나 법납이 20여년 이상 되면 공부할 수 있는 기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더욱 줄어듭니다. 우리 스스로가 재교육에 힘써 서로를 탁마하고 승가의 위상을 바르게 정립해야 된다는 생각에 모임을 제안했지요.”

마하회는 매년 봄 정기총회와 가을 수련회를 통해 서로를 탁마하고 포교·복지·나눔 등 다양한 분야에 비구니스님들의 원력을 펼치는 특별한 모임으로 자리매김했다. 위 사진들은 2013년 해인사에서 열린 수련회.

당시 부산에 관음포교원을 개원하고 포교활동에 진력하던 보명 스님(경주 보광암 주지)은 “마하회는 처음부터 재교육과 교육을 통한 승가의 위상 정립을 목표로 창립됐다”고 강조했다. 시작은 스님들의 차담자리에서 오가던 이야기였지만 논의가 이어지면서 뜻을 함께하는 스님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명진회, 불심회라는 모임으로 친목을 나누던 스님들은 가까운 도반들에게 동참을 권유했다. 1996년 7월18일 부산 관음포교원에서 열린 발기인 모임에는 그렇게 모인 13명의 스님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대부분 강원이나 선방에서 인연 맺은 도반들이었다. 연배가 비슷했고 자연스럽게 법납 20년 이상이라는 회원 기준이 세워졌다. 하지만 회비에는 조금씩 이견이 있었다. 1년에 500만원씩 회비를 모아 재교육뿐 아니라 포교와 복지활동도 통 크게 펼치자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500만원은 선뜻 내놓기에 부담스런 액수였다. 300만원을 거쳐 최종 연회비는 100만원으로 조율됐다. 회비는 줄였지만 “큰 뜻을 갖는 큰 모임이 되자”는 의미에서 모임의 이름은 마하회로 정했다. 봄 정기총회와 함께 매년 가을 3박4일의 수련회를 갖자는 데에도 뜻을 모았다. 이후로도 마하회가 회칙을 정비하고 틀을 갖추기까지는 몇 차례의 모임과 논의가 더 이어졌다.

그렇게 탄생한 마하회는 매년 수련회를 열고 자체적으로 교육을 진행하는 모임이라는 독특한 위상을 정립했다. 마하회 수련회에는 매번 명망 높은 강사가 초빙됐다. 창립 이듬해 경주 보광암에서 도법 스님을 강사로 진행한 첫 수련회를 시작으로 직지사 중암, 해인사 보현암, 남양주 봉선사, 경주 기림사, 대구 대원사, 화순 유마사, 해인사 삼선암, 경주 황룡원 등에서 매년 수련회를 이어왔다. 해인사 무관, 통도사 지안, 봉선사 월운, 기림사 호진, 불국사 덕민, 학성선원 우룡, 송광사 도일 스님 등 내로라하는 스님들이 강사로 초빙됐다. 강의 주제는 다양했다. 경전뿐 아니라 종단 현안, 교육제도, 호스피스, 불교의식, 불교문화 등 다양한 주제가 펼쳐졌다. 마하회 창립의 원력대로 재교육뿐 아니라 종단과 사회의 변화와 발전에 대한 이해와 안목을 높이는 기회를 비구니스님들 스스로 만들어나갔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수련회가 열릴 때면 비회원 스님들이 청강생 자격으로 동참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입회를 희망하는 스님들도 늘어났지만 회원 기준은 여전히 까다로웠다. 

“우리는 모범이 되고자 했습니다. 출가수행자라면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하며 무엇에 매진해야 하고 무엇을 고민해야하는지 우리 스스로가 실천하면서 승가의 위상을 정립하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특별하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더욱 엄격한 기준을 갖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전체 승가에 표상을 마련하자는 바람이었습니다.”

현재 마하회를 이끌고 있는 회장 현정 스님은 “단순한 친목모임이 되기보다는 승가의 위상이란 어떤 것인지를 고민하고 제시하는 모임이 되고자 노력했다”며 “신규 회원 가입에 있어 전체 회원 스님들의 동의를 구하도록 회칙을 정한 것도 이러한 뜻이 훼손되지 않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공동기획 : 전국비구니회·법보신문

 

[1553호 / 2020년 9월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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