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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창제 진실을 둘러싼 15가지 비밀코드

  • 불서
  • 입력 2020.09.24 16:41
  • 수정 2020.09.27 09:58
  • 호수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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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비밀코드와 신미대사’ / 최시선 지음 / 경진출판

속리산 복천암의 신미대사부도탑(보물 제1416호).
속리산 복천암의 신미대사부도탑(보물 제1416호).

훈민정음 창제는 반만년 한국역사에서 손꼽히는 대사건이다. 우리 언어로 읽고 사유하며 기록하고 전승할 수 있는 기틀이 비로소 마련된 까닭이다. 이는 한민족이 중국 중심의 한자문화권 테두리에서 벗어나 독립과 자주의 길을 걷겠다는 당찬 선언이기도 했다.

훈민정음이 엄청난 역사적 의미를 지니는 것과는 달리 창제 과정은 베일에 쌓여있다. 조선은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에서 알 수 있듯 나라 안 대소사와 왕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써내려간 기록의 나라다. 더욱이 불세출의 성군 세종이 주도했던 훈민정음에 대한 기록이 거의 없다는 것은 불가사의한 일이다.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충북 진천 광혜원고등학교 교장인 저자는 1년 전까지도 한글을 사랑하고 세종을 흠모하는 평범한 교육자였다. 달라진 것은 지난해 7월 영화 ‘나랏말싸미’를 보고난 뒤부터다. 실존인물이었던 신미 스님에 엄청난 호기심이 일었고 즉시 공부를 시작했다. 신미 스님 관련 자료를 찾고 훈민정음 연구서도 수십 권 구입해 차근차근 읽어나갔다. 전문학자로부터 ‘훈민정음’ 해례본 공부를 위해 퇴근 후 상경해 밤늦게 심야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일을 반복했다. 꿈에 세종과 신미 스님이 나올 정도로 업무와 밥 먹고 자는 일을 제외하고는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평생 거들떠보지 않던 조선왕조실록을 찾아보고, 인터넷에서 관련 자료를 샅샅이 뒤졌다. 시간이 흐르면서 훈민정음이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신이 알게 된 내용을 SNS에 올렸고, 나중에는 관련 논문을 써 학술지에 게재할 정도로 전문가의 안목을 갖출 수 있었다.

훈민정음은 하루아침에 ‘뚝딱’하고 나온 게 아니었다. 세종을 둘러싼 숱한 이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고 그 중심에는 신미 스님이 있었다. 저자는 훈민정음을 파고들면서 비밀스런 코드를 여럿 찾아냈다. 자신이 발견한 것도 있고, 남들이 발견한 것을 확인한 것도 있었다. 훈민정음 언해본과 해례본, 월인석보, 훈민정음 문자수에서 불교에서 많이 사용하는 법수인 3, 28, 33, 108 등 숫자를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누군가의 의도가 없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또 문종실록에 나타난 신미 스님과 정음청의 일, 세종이 신미 스님에게 내린 26자 칭호 중 우국이세(祐國利世), 수양대군과 안평대군의 신미 스님에 대한 지극한 공경, 범어 등 외국어에 능통한 언어학의 대가로 세종과 소통, 훈민정음 대중화와 보급을 위한 불경 언해 사업 주관 등도 신미 스님이 훈민정음 창제에 깊이 관여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 책은 크게 4부로 이뤄졌다. 1부는 ‘나랏말싸미’를 보고난 후 SNS에 올렸던 글과 지인들과의 토론 내용을 담았다. 2부는 훈민정음 해례본을 공부하며 알게 된 내용들로 백미는 ‘훈민정음 비밀코드’다. 3부는 ‘충북학’ 21집에 실린 ‘맥락적 근거 제시를 통한 신미대사의 한글 창제 관여 가능성 고찰’을 쉽게 풀어썼다. 4부는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신미 스님과 훈민정음 내용들을 일일이 찾아 소개하고 해설을 붙였다.

신미 스님은 훈민정음 창제에서 보급까지 지대한 역할을 담당했다. 직접 불경을 언해해 백성 속으로 스며들게 했다. 저자는 말한다. “조선 역사상 수많은 승려가 있었지만, 오로지 신미대사와 그의 제자들만이 한글을 썼고 지켜냈다. 이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1만7000원.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555호 / 2020년 9월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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