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쿠데타가 일어난 지 40일여가 지난 지금. 수많은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한국이주민 불교공동체 연합단체 한국다문화불교연합회(회장 담마끼띠 스님, 이하 다불련)가 미얀마 군부의 폭력 진압을 규탄하고 불교국가 미얀마의 존엄성 회복을 촉구했다.
다불련은 3월11일 ‘미얀마 군부는 폭력 진압을 그쳐야 합니다’ 제하 성명을 발표하고 “지금 미얀마에서는 총성과 울부짖음으로 가득하다. 시위대를 향한 군부의 폭력 진압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며 “부처님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나라에서 이런 무자비한 폭력으로 인해 사상자가 끊이질 않는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군부는 이제라도 업과 인과의 지중함을 알아야 한다”며 “전 세계가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가고 국민의 권리가 중시되는 시대에 무력진압은 시대를 역행하는 행위로 필연적인 과보로 돌아올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다불련은 불교가 평화와 비폭력의 종교임도 강조했다. 이들은 “불교에서는 어떤 이유와 명분으로도 전쟁이나 폭력이 합리화될 수 없다”며 “출가자의 실천규범인 율장에서도 무기를 지닌 아와 함께 가거나 그에게 법을 설하는 것조차 금지하고 있을 정도로 불교는 폭력에 대단히 엄정하다”고 강조했다.
다불연은 또 “최근 미얀마불교협회 회장 바단다 꾸마라 비윈따 스님이 ‘군부가 아무리 큰 힘을 가졌더라고 살생이나 무력을 사용해선 안된다. 미얀마의 존엄성을 고려해 자비심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군부는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 국가의 평화를 회복해야 한다’고 호소했다”며 스님에 적극적인 공감과 지지를 다짐했다.
다불련은 “불교국가 미얀마에서 폭력이 사라지고 자비와 평화가 다시 깃들길 진심으로 기도한다”며 “비폭력과 자비의 길을 걷는 이들과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불련은 한국사회 속 이주민들을 향한 편견과 심리적·정책적 장벽을 허물고 화합과 상생의 다문화사회를 만들고자 2019년 12월 창립했으며 서울·경기 지역에서 운영 중인 8개국 8개 법당과 1개 공동체를 주축으로 구성됐다. 다불련에는 아산 마하위하라 사원(주지 담마끼띠 스님), 부평 미얀마불교사원(주지 우웃따라), 안산 태국 붓다라마사원(주지 지라삭 스님), 군포 캄보디아 불교센터(주지 린사로 스님), 동두천 네팔법당 용수사(주지 우르겐 스님), 서울 네팔법당 텍첸사(주지 쿤상 스님), 천안 베트남 원오사(주지 팃뜨어탄 스님), 몽골 간단사 서울포교당(주지 바트보양 스님), 재한줌머인연대(회장 라트나) 등이 소속됐다.
김내영 기자 ny27@beopbo.com
이하 성명서 전문.
“미얀마 군부는 폭력 진압을 그쳐야 합니다”
미얀마는 약 90%의 국민이 불교신자입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위빠사나수행의 본산 중 하나로 미얀마에는 10만이 넘는 스님이 있으며, 국민적인 단기출가 의식이 정착된 명실상부한 불교국가입니다.
그런데 지금 미얀마에서는 총성과 울부짖음으로 가득합니다. 시위대를 향한 군부의 폭력 진압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평화와 민주주의를 외치는 젊은이들이 총격에 무참히 죽어가고 부당상한 시민들이 치료받던 병원과 대학조차 군이 무력으로 점거하면서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더욱이 계엄령이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하니 지금보다 더한 비극적인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지 깊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나라에서 이런 무자비한 폭력으로 인한 사상자가 끊이질 않는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군부는 이제라도 업과 인과의 지중함을 알아야 합니다. 전 세계가 민주주의 향해 나아가고 국민의 권리가 중시되는 시대에 무력진압은 시대를 역행하는 행위로서 필연적인 과보로 돌아올 것임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당장 정권 유지에 이익이 되는 것 같아도 국민뿐 아니라 결국에는 자신들도 해치는 일임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불교는 평화와 비폭력의 종교입니다. 불교에서는 어떤 이유와 명분으로도 전쟁이나 폭력이 합리화될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법구경에서 “모든 것은 폭력을 두려워하고 죽음을 두려워한다. 이 이치를 자기 몸에 견주어 남을 죽이거나 죽게 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출가자의 실천규범인 율장에서도 무기를 지닌 이와 함께 가거나 그에게 법을 설하는 것조차 금지하고 있을 정도로 불교는 폭력에 대단히 엄정합니다.
최근 미얀마불교협회 회장이신 바단다 꾸마라 비윈따 스님께서도 “군부가 아무리 큰 힘을 가졌더라고 살생이나 무력을 사용해선 안 됩니다. 방화, 총기 사용, 화학 무기 등 폭력에 대한 책임은 결국 국가지도자들에게 되돌아 갈 것입니다. 서로에 대한 원한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 뿐이니 미얀마의 존엄성을 고려해 자비심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합니다. 더 이상 국민이 다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군부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국가의 평화를 회복해야 합니다”라고 호소하셨습니다.
한국이주민 불교공동체 연합단체인 우리 한국다문화불교연합회도 바단다 꾸마라 비윈따 스님의 말씀에 적극적인 공감과 지지를 보냅니다. 또한 우리는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 폭력이 사라지고 자비와 평화를 다시 깃들이기를 진심으로 기도하며, 비폭력과 자비의 길을 걷는 이들과 함께 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불기 2565(2021)년 3월 11일
한국다문화불교연합회
[1577호 / 2021년 3월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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