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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육방예경(六方禮經)

기자명 김효선

건강한 관계위해 부부의 도리 다해야

대화·감정전달 어려워 하는 건
은퇴 후 대부분 겪고 있는 현상
충분한 시간 가지며 자주 대화
서로 이해하며 역할 분담 필요

Q. 아내와 잘 지내고 싶은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정년퇴직 후 자식들은 모두 분가하고 아내와 둘이 지내고 있습니다. 나이 들고 지난날을 돌아보니 나의 행동이나 말투 때문에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도 많이 듭니다. 이제라도 다정하게 잘 대해보려고 하지만 방법이 서툴러서인지 아내는 나에게 불만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아내와의 사이가 갈수록 멀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어떻게 해야 관계가 좋아질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A. 아내에게 어르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아서 고민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방법이 서툴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아내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이전과 달리 다정하게 대하는 등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많은 지지와 응원을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각자 바쁘게 지내다 보니 어르신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가족과 대화를 하고 감정을 전달하는 일이 어렵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은퇴기에 접어든 어르신들이 많이 겪고 있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은퇴하게 되면 이전과 달리 가정에서 배우자나 가족과 마주하는 일이 많아지고, 남편의 역할도 사회에서 가정으로 돌아옴에 따라 부부관계도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녀와 사회생활에 집중되었던 퇴직 이전의 삶이 노년기에는 부부중심으로 변화하기에 마음을 나누거나 소통이 적었던 부부라면 더욱 그러합니다.

노년기에 부부관계는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줄 만큼 중요한 부분입니다. 때문에 긍정적이고 건강한 부부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관계와 역할, 소통방법에 대한 변화와 부부가 함께 앞으로의 삶(생활)을 이야기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노년기를 맞이할 정도로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만큼 서로에 대한 여러 기억과 감정들을 가지고 있기에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고 대화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대화를 하기에 앞서 아내를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오랫동안 사회생활을 하느라 미처 돌보지 못했던 아내를 살펴보며 무엇을 좋아하는지, 힘든 부분은 없는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다 보면 남편으로서 필요한 역할이 무엇인지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후에 어르신의 마음을 조금씩 표현해 보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함께 살면서 행복했거나 고마웠던 추억을 이야기하거나, 전하지 못했던 것도 좋고, 일상의 소소한 것도 좋습니다. “당신에게 참 고맙다” “당신 음식솜씨는 최고다”라고 감사의 표현이나 칭찬을 해보는 것입니다. 이때 배우자가 나의 마음을 금방 받아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시간을 갖고 노력하며 이야기를 자주 나누다보면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만큼 함께 지내는 것도 익숙해지고 서로에 대한 친밀감도 커질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노년기에 부부 역할의 변화도 필요한 만큼 가정 내에서 남편으로, 부인으로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분담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특히 집안일의 경우 아내가 평생을 해왔더라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혼자 집안일을 하는 것이 힘이 들 수 있습니다. 남편은 서툴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을 나누고, 아내도 남편이 하는 것이 부족하다고 잔소리하기 보다 기다려주고 지지해주면 서로의 부담도 줄고 상대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부부관계에 있어서 그동안의 습관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처님 가르침 중 우리의 일상생활에서의 대인관계와 윤리 그리고 자신의 마음가짐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육방예경(六方禮經)과 같이 남편으로, 아내로서 신의와 역할을 다하며 서로에게 힘을 실어준다면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김효선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 과장 hsiris@empas.com

[1588호 / 2021년 6월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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