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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요양시설 입소

기자명 김효선

건강·안전 위해 전문기관 도움 중요

고령화로 노인 돌봄 부담 증가
환경 변화에 효 인식 전환 필요
시설 입소는 새로운 돌봄 방법

Q. 90세인 어머니를 요양시설에 모시기로 결정한 후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는 오로지 저희 형제들만을 위해 온갖 고생을 다하면서 억척스럽게 사신 분입니다. 5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지셨고, 형제들이 합심해어머니를 보살폈습니다. 그러나 상황이 악화되면서 가족들이 돌보기 어렵게 됐습니다. 저도 올해부터 손주를 돌봐야만 하기에 오랜 고민 끝에 좋은 요양시설에 모시자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겁니다. 하지만 갈수록 죄송하고 괴로운 마음만 듭니다. 

 

A. 고령의 어머니를 집이 아닌 시설로 모시기까지 쉽지 않은 결정이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이후에도 밤에 잠을 못잘 정도로 혼란스럽고 죄송해하는 어르신의 힘든 마음도 느껴집니다.

‘부모은중경’에서는 부모의 크고 높은 은혜에 보답하도록 가르치고 있습니다. 자식으로서 부모님을 모시는 것도 당연한 도리입니다. 다만, 효를 실천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기에 이러한 고민은 비단 어르신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사회가 고령화 되어감에 따라 어느 가정이든 노인 돌봄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가족의 형태가 변화되면서 부양기능도 많이 약화됐습니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어르신과 같이 노인이 노인을 돌봐야 하는 상황이 적지 않은 것도 현실입니다. 사회적으로도 노인돌봄과 관련한 다양한 제도들이 생겨나고, 노인요양과 관련한 시설들이 증가하는 것도 이러한 시대의 반증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변화하는 환경만큼 부모님 돌봄과 관련해 무조건 집에서 모시는 전통적인 방법만 생각하기 보다는 지금 할 수 있는 효가 무엇인지 인식을 달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뇌졸중 증세가 호전되기보다 악화된다면 어머니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라도 전문기관의 도움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때문에 가족과 충분히 상의해 내린 결정이라면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어떤 시설에, 어떻게 모셔야 할지, 비용 마련 등 이후의 과정을 계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요양시설을 이용하기 위한 사회보장제도로는 2008년부터 시행 중인 노인장기요양제도가 있습니다. 65세 이상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의 이유로 일상생활 수행이 어려운 노인에게 신체활동 또는 가사지원 등의 장기요양급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가족들의 부양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시설이나 서비스 관리를 통해 어르신들에게 전문적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물론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1577-1000)의 심사에 따라 혜택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다양한 지원과 정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어머니 돌봄이나 시설입소와 관련한 모든 과정들을 형제분들이나 다른 가족들에게도 알리고 가장 좋은 방법을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당사자인 어머니에게도 이야기하고, 원하는 것이 있는지 여쭤봐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요양시설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환경에 대해 알려드리면 스스로도 준비할 수 있고 불안감도 감소될 것입니다. 가능하다면 시설에 미리 가보는 것도 좋습니다. 프로그램, 청결상태 등 앞으로 지내게 될 환경도 살펴보고, 그 곳에서 생활하고 계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직접 보게 된다면 어머니 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걱정과 불안감을 떨쳐내 편안하게 여길 것입니다.

어머니가 요양시설에 입소했다고 돌봄문제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여러 가지 상황으로 어머니를 직접 모시지는 못하지만, 시설에 계신 어머니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자주 찾아뵙거나 전화로 안부를 물으며 외롭거나 서운한 마음이 들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어머니의 시설입소까지 결정이 쉽지 않으셨겠지만, 이후의 과정 역시 가족들과 함께 의논하고 결정한다면 그 뜻이 어머니에게도 잘 전달될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김효선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 과장 hsiris@empas.com

[1590호 / 2021년 6월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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