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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 사찰, 태풍 ‘힌남노’ 대비 철저…“우려보다 피해 적어”

  • 교계
  • 입력 2022.09.06 21:19
  • 수정 2022.09.07 09:13
  • 호수 1648
  • 댓글 0

범어사, 9월5일 각 전각 시설 총점검…소임자 스님 밤새 상황실 지켜
통도사, 개산대재 미디어아트 개막 연기, 장엄물 고정하고 야간 순찰도
표충사, 전각 재건축 과정 기와 구리선 시공해 “한 장도 날아가지 않아”
안적사, 계곡 나뭇가지 제거하고 도량 물길 틔워 침수 피해 막아
해동용궁사, 대웅전 전면 비닐 가림막 설치…피해 ‘원천 봉쇄’

9월6일 태풍이 지나간 뒤 통도사 사부대중이 무풍한송로 도량 청소 운력 중이다. 사진제공=통도사.
9월6일 태풍이 지나간 뒤 통도사 사부대중이 무풍한송로 도량 청소 운력 중이다. 사진제공=통도사.

슈퍼태풍 규모로 한반도 상륙한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인명 피해가 잇따른 가운데 그나마 직접 영향권에 든 부산과 경남의 주요 사찰들이 철저한 대비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금정총림 범어사(주지 보운 스님)는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예보가 나온 직후 사중 차원의 대응에 나섰다. 특히 태풍 영향권 하루 전인 9월5일 국장 스님들이 각 전각을 담당해 태풍에 대비한 긴급 시설 점검과 보완을 전개했다. 또 상황실에서는 9월5일 저녁부터 6일 오전까지 도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했으며 소임자 스님도 밤을 새워 태풍의 통과까지 지켜보며 긴급 상황에 대비했다. 이날 도량 내에서는 일부 전각에서 정전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6일 오전 완전히 복구됐다.

범어사는 태풍이 오기 하루 전 국장 스님들이 각 전각을 담당해 경내 일대의 시설 점검과 보완을 전개했다. 공양간 앞에 모래주머니를 쌓아 침수에 대비한 모습. 사진제공=범어사.
범어사는 태풍이 오기 하루 전 국장 스님들이 각 전각을 담당해 경내 일대의 시설 점검과 보완을 전개했다. 공양간 앞에 모래주머니를 쌓아 침수에 대비한 모습. 사진제공=범어사.

금정총림 범어사 포교국장 눌은 스님은 “국장단 스님들이 태풍 대비를 위해 시설 점검을 철저히 진행한 덕분에 도량 내에서는 큰 피해가 없었다”며 “일부 전각의 정전 사태에도 스님들께서 침착하게 대응해 주셨고 태풍이 지나간 이후에도 도량 내 전체적인 안전을 재차 점검하면서 주위의 피해 지역을 염려해 빠른 복구를 기원했다”고 밝혔다.

태풍 직후 범어사 도량 현장. 사진제공=범어사.
태풍 직후 범어사 도량 현장. 사진제공=범어사.
범어사도 9월6일 태풍이 지나간 뒤 신속하게 도량을 정비했다. 사진제공=범어사.
범어사도 9월6일 태풍이 지나간 뒤 신속하게 도량을 정비했다. 사진제공=범어사.

영축총림 통도사(주지 현문 스님)도 9월3일로 예정된 개산대재 미디어아트 개막식을 태풍의 영향권에 든다는 소식을 접하고 즉시 연기했다. 또 경내 야외 사진전 ‘나도작가다’ 일정도 태풍 이후로 연기했으며 한 달간의 축제를 위한 국화 장엄물도 고정끈으로 단단히 묶었다. 폭우로 갑작스럽게 계곡물이 불어날 것을 염려해 도량과 계곡이 이어지는 구간을 정비했으며 모래주머니를 쌓아 도량 안으로 물길이 넘어오는 것을 대비했다. 또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드는 당일인 9월5일 밤부터 6일 새벽까지 국·과장 스님들이 교대로 야간 점검을 맡아 도량을 순찰하고 실시간 상황을 확인, 태풍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통도사는 9월3일로 예정된 개산대재 미디어아트 개막식을 연기하고 경내 국화장엄 등을 고정하며 태풍에 대비했다. 사진제공=통도사.
통도사는 9월3일로 예정된 개산대재 미디어아트 개막식을 연기하고 경내 국화장엄 등을 고정하며 태풍에 대비했다. 사진제공=통도사.

태풍이 지나간 다음 날인 6일 아침 통도사는 SNS 밴드 ‘화엄의 숲’을 통해 “불자님들 모두 밤새 안녕하셨는지요.”라는 게시물에서 “몇 가지 피해 말고는 무사히 지나갔다.”라고 밝혔다. 또 이날 오전 사중 스님들은 대중 운력으로 무풍한송로부터 도량 일대를 정돈하며 바람에 부러지고 흩어진 나뭇가지를 쓸어모았고 개산대재를 위한 장엄을 재배치하는 등 빠른 속도로 안정을 되찾는 분위기다. 

통도사 포교국장 인경 스님은 “이번 태풍은 예보 단계에서부터 사중에서 철저하게 대비했고 모두 마음을 모아주신 덕분에 큰 피해 없이 무사히 지나갈 수 있었다”며 “피해 입은 국민 모두 조속히 복구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9월6일 새벽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지면서 수량이 급속히 불어난 통도사 계곡. 통도사 SNS밴드 화엄의 숲 캡쳐화면.
9월6일 새벽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지면서 수량이 급속히 불어난 통도사 계곡. 통도사 SNS밴드 화엄의 숲 캡쳐화면.

지난 2020년 9월3일 새벽 태풍 마이삭으로 큰 피해를 겪었던 밀양 표충사 역시 철저한 예방으로 태풍 상황을 대비했고 피해 없이 지나갈 수 있었다고 전했다. 표충사 주지 진각 스님은 “태풍 이후 전각을 재건축하는 과정에서 와공의 조언을 바탕으로 번와 단계에서 구리선 시공을 추가했고 이번 태풍에서는 기와 한 장의 손실 없이 바람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마이삭 이후 같은 피해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각오 아래 사중의 구성원이 일심으로 대비했다”며 “계곡 물길이 넘치는 구역마다 모래주머니를 쌓았고 전각의 점검도 거듭해 원만하게 지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8월 집중호우 당시 침수 피해를 겪은 부산 기장 안적사도 철저한 대응과 안전 관리에 집중했다. 안적사 주지 원여 스님은 “계곡의 나뭇가지 등을 제거하고 도량 물길을 틔워서 침수 피해 재발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기와장이 일부 훼손된 것 이외 피해는 없어서 다행”이라고 밝혔다.

바다에 인접한 부산 해동용궁사(주지 덕림 스님)도 철저한 대비로 비바람의 피해를 최소화했다. 바다와 마주보는 해동용궁사의 대웅전은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이 예보된 하루 전날인 9월5일 대웅전 전면에 두꺼운 비닐막을 설치했다. 덕분에 바닷물이 대웅전 안으로 들이치는 우려를 막는 등 피해를 ‘원천 봉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해동용궁사 측은 “바다 바로 앞에 자리한 도량이기 때문에 태풍의 영향을 피할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최대한 피해를 줄이는 대비가 필수였다”며 “다른 전각보다 목조건축물인 대웅전의 보호가 가장 절실했고 비닐 보호막으로 안전하게 태풍 상황을 지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동용궁사는 대웅전 전면에 비닐 보호막을 설치해 대웅전 안으로 비바람이 몰아칠 수 있는 상황을 원천봉쇄했다.
해동용궁사는 대웅전 전면에 비닐 보호막을 설치해 대웅전 안으로 비바람이 몰아칠 수 있는 상황을 원천봉쇄했다. 사진제공=해동용궁사.

이번 태풍과 관련해 부산광역시불교연합회도 피해 사찰 접수와 현황 파악에 나섰다. 부산불교연합회는 “산중에 있는 사찰은 비바람에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겪는 경우가 많아 밤새 걱정했는데 도량마다 철저한 대비를 해주신 덕분에 부산지역에서 우려만큼 큰 피해는 없는 상황이 다행”이라며 “그렇더라도 만일 태풍 ‘힌남노’의 피해를 겪은 부산지역 사찰이 있다면 꼭 연합회로 소식을 알려달라”고 밝혔다.

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648호 / 2022년 9월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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