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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암곡 마애불 학술대회 성과 크다 

기자명 법보
  • 사설
  • 입력 2023.04.15 16:16
  • 수정 2023.04.17 13:58
  • 호수 1677
  • 댓글 0

대국민 원력불사 확대 관건은
‘문화유산 공감대’ 형성 유‧무
다양한 논의해석‧풍성한 제안
‘천년을 세우다’ 불사 지침 충분

4월19일 오후 2시 ‘천년을 세우다’ 추진위원회가 출범한다. 조계종 37대 총무원 집행부의 첫 원력 사업으로 채택한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지난해 10월 종무회의에서 직접 ‘열암곡 마애부처님 바로 모시기 불사’의 슬로건으로 ‘천년을 세우다’를 제안하며 “이 불사가 불교계 내부의 행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국민 원력 불사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계종의 의지를 확인한 문체부와 문화재청은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앞서 4월14일 경주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의 가치와 보존’ 학술대회가 열렸다. 경주시청, 문화재청, 경상북도가 공동주최로 참여했는데 이 불사에 대한 지중함을 방증하는 것이다. 총 11편의 논문이 발표됐는데 열암곡 마애불상에 대한 불교‧문화‧사회적 가치와 의의, 정비 및 보존 관리 등에 대한 밀도 있는 해석과 다양한 방안을 제안했다. 

현재 남산에는 국보 1점을 비롯한 보물‧지정문화재 불상만도 19점이 있다. 삼화령 미륵삼존 등 경주 남산에서 발견되어 박물관으로 이운된 불상도 상당수다. 초청 강연에 나선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는 “30여건 50여존의 석불상이 한 산에 이렇게 많이 남아 있는 예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예”라고 전하며 “파키스탄 스와트 계곡에 20여존의 마애불상이 산재하고 있지만 질이나 양으로 보아 비교도 되지 않기에 더 말할 나위가 없다”라고 했다. 아울러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 불상까지 모두 품은 남산에서의 열암곡 마애불상은 “통일신라를 대표하는 걸작”이라고 평가했다. 

열암곡 마애불상 보존에 대한 제안은 문화재청은 물론 교계도 눈여겨보아야 한다. 김영재 교수(한국전통문화대 문화재수리기술학과)는 “열암곡 마애불의 가치는 미학‧학술‧사회‧역사적 측면에서 평가될 수 있다”라며 “가치를 해석하는 단계가 이후의 보존과정 및 보존조치 확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라고 강조했다. 다양한 각도에서의 조명을 통해 ‘남산 열암곡 마애불은 국민의 문화유산’이라는 공감대를 형성시켜야 한다는 주장인데 설득력 있다. 문화유산의 가치에 따라 관심과 지원이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마애불을 세우면서 부여될 수 있는 가치에 집중한 이수정 유네스코 세계유산 국제해석설명센터 연구실장은 마애불을 세우려는 데 급급하기보다는 면밀하고도 입체적인 검토를 전제했다. 입불의 방향, 장소 등을 고려하면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기에 일리가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발굴부터 의사결정, 실행과정에 이르기까지의 정보가 공유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전제조건이 충족되면 이 실장이 제안했듯이 “보존 관리 행위가 단순히 유적과 유물에 미치는 영향 외에도 절터 주변 환경의 시각적, 자연 환경적 변화, 방문객의 유산을 찾고 이해하고 누리는 영향까지 모두 포함한 거시적인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이 실장은 “입불로 인하여 기술적‧학술적 성과와 함께 유산의 정비에 대한 새로운 학술적 성과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열암곡 마애불에 나타난 ‘독특한 수인’과 ‘대의 편단우견’에 대한 다양한 주장도 이목을 집중시킨다. 이희진 울산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열암곡 마애여래입상을 포함한 왕정곡 석불입상 유형의 불상들은 동아시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신라만의 새로운 도상으로 경주 남산에서 처음으로 출현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통일신라시대에도 편단우견 불입상은 드물지 않았다는 사실이 학자들의 다양한 연구를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난 점을 강조한 하정민 서강대 교수(동아시아 연구소)는 “통일신라 편단우견 불입상의 옷 주름은 삼국시대의 작례들과 비교해 볼 때 훨씬 다양하며, 활발한 문화교류를 통해 국제적인 문화를 꽃피우게 하는 통일신라의 초기에 여러 유형의 불상들이 유입되면서 등장하는 여러 요소들을 창의적으로 조합하여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이희진‧하정민 교수의 주장은 이 마애불이 미술사에 갖는 위치를 제고하는 것이어서 의미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열암곡 마애불에 대한 가치가 얼마나 지고한지를 여실하게 드러냈다. 아울러 ‘천년을 세우다’ 불사 방향의 지침으로 삼아도 손색이 없다고 본다.

[1677호 / 2023년 4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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