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사회 리더를 위한 선명상 아카데미 첫 강의가 6월 25일 사부대중의 큰 관심 속에 개강했다. 진우 스님은 취임 후부터 한국불교 전통 수행법인 간화선에 기반한 선명상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해 국민정신건강 문제 해결을 주도해나갈 것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고, 특히 이번 아카데미는 9월 예정된 국제선명상대회에 앞서 진우 스님이 정립 중인 명상법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대중들의 기대감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스님은 본격적인 강의 시작에 앞서 일각에서 들리는 우려스런 의견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왜 선명상인지, 왜 직접 강연하는지’를 설명했다.
스님은 “‘종단 행정을 책임지는 총무원장이 행정을 해야지 왜 (수행)영역을 침범하느냐, 격에 맞지 않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직접적으로 일각의 우려를 꺼냈다. 이어 진우 스님은 “10년 전부터 한국불교가 굉장히 침체됐다. 포교를 해도 젊은이들에게는 먹히지 않는다”며 “다른 종교나 서양 문명들이 유입되고 불교가 거기에 침식되는 현상으로 말미암아 상당히 위축되고 있음을 계속 느꼈고,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를 찾아야 겠다 싶어 연구, 고민을 오랜 기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고유의 역사, 문화와 함께 국민들에게 평안을 준 종교가 불교였고, 그 중에서도 핵심이 간화선이었다. 그러나 점점 대중과 괴리되면서 사실은 스님들조차 어려워하는 면이 있다”고 탄식했다. 간화선이 조계종의 종지인 만큼 교육원장 소임을 보면서도 뜻을 펼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여의치 않았다고 했다. 총무원장에 취임하면서 이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모든 것을 총괄하면서 직접 전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모든 것을 준비하게 됐다는 설명이 뒤를 이었다.
많은 기대 속에 베일을 벗은 선명상 아카데미는 선명상 대중화는 물론 불교의 활로를 찾기 위한 스님의 오랜 사유가 녹아든 자리였다.
‘선(禪)’과 ‘명상’을 결합했지만 한글로 ‘선’을 붙여 ‘선명상’이라는 고유명사를 만들었다. 진우 스님은 “우리 불교 고유의 선, 대승불교의 핵심인 선을 대중들에게 알려야겠다 싶었다. 선명상 앞에 붙은 선은 착할 선(善)이 될 수도, 태양을 뜻하는 SUN(선)이 될 수도 있다. 다양한 의미의 선을 붙일 수 있다”며 “생소한 불교용어 대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선명상 강의로 자기 스스로 마음을 편하게 만들 수 있는 힘을 길러주고자 한다”고 했다. ‘착할 선(善)’이라도 좋고 영어 ‘SUN’이라도 좋으니 ‘선’과 ‘명상’의 맛을 보여주고 싶다는 간절함이 그 속에 배어있었다.
이는 ‘화택’의 비유처럼 화재로 불타고 있는 집안의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재미있는 탈 것이 있다’고 소리치는 아버지의 심정과도 다를 바 없어보였다.
스님은 이날 1시간 30분가량 선명상이란 무엇이며, 왜 대중화가 필요한가 그리고 직접 강의까지 하는 이유를 대중에게 설명했다. 스님의 열띤 강연에서 묻어나는 절박함과 간절함이 선명상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끌어올릴 가장 큰 원동력이 되길 기도한다.
김민아 기자 kkkma@beopbo.com
[1735호 / 2024년 7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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