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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중무진 세계의 묘체 담아낸 화엄경 가이드

  • 불서
  • 입력 2024.08.26 14:37
  • 수정 2024.08.26 15:08
  • 호수 1742
  • 댓글 1

‘화엄경소론찬요’ 제17~21권
혜거 스님 편저/불광출판사/728쪽/ 각 3만원

‘화엄경’ 80권본 십정품부터 이세간품까지 내용 상세 수록
탄허 스님 가르침 이은 새로운 주석서…2025년 완역 예정

불경 중에서도 그 깊이와 방대함으로 인해 접근이 어려운 ‘화엄경’을 현대인들에게 알기 쉽게 풀어쓴 ‘화엄경소론찬요’ 제17~21권이 최근 발간됐다. 이 책들은 금강선원장 혜거 스님이 진행하고 있는 대작불사로, 방대한 ‘화엄경’을 현대 불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주석한 중요한 결실이다.

‘화엄경’은 부처님이 깨달은 진리의 세계를 담고 있는 최상의 경전으로, 일곱 곳에서 아홉 차례에 걸쳐 설해진 방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 경전은 천상과 지상을 오가는 스케일과 더불어 내용이 깊고 복잡해, 불교에 해박한 사람들조차도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경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75년, 한국 근대불교사에 획기적인 사건으로 기록된 일이 있었다. 바로 대강백 탄허(呑虛, 1913~1983) 스님이 ‘화엄경’의 요체를 집대성하고, 그와 관련된 중요 화엄학 관련서들을 모두 번역해 현토역해한 ‘신화엄경합론’ 47권을 완성한 것이다. 이 작업은 번역과 출판에만 무려 17년이 걸렸으며, 원고 매수만도 6만2000장에 달했다. 탄허 스님의 이 업적은 이후 많은 불자가 ‘화엄경’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고, 이를 바탕으로 기복신앙이 주를 이루던 신행 풍토가 점차 진리 탐구의 수행 정진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현대인들 눈높이로는 이 방대한 경전을 온전히 따라가기 어려워졌다. 특히 ‘신화엄경합론’이 간행된 지 40여 년이 지나며, 불자들은 그 방대한 내용과 심오한 교리에 다시 어려움을 느끼게 됐다. 이러한 배경에서 혜거 스님은 현대인들을 위해 ‘화엄경’의 요체를 간결하고 명확하게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이에 또 다른 대작불사의 원력을 세웠다.

이 대작불사의 결과물이 바로 ‘화엄경소론찬요’이다. ‘화엄경소론찬요’는 명말청초 도패 대사가 청량 국사의 ‘화엄경소초’와 이통현 장자의 ‘화엄경론’을 바탕으로, 그 핵심 내용을 축약해 편집한 책이다. 청량 국사의 ‘화엄경소초’는 철저한 장구(章句)의 분석을 통해 경전의 본말을 밝혀주었고, 이통현 장자의 ‘화엄경론’은 부처님의 논지를 널리 논변해 자심(自心)으로 회귀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화엄경소론찬요’는 방대한 해석을 보다 쉽고 간명하게 축약하면서도, ‘화엄경’의 묘체(妙諦)를 정확하게 드러내는 중요한 주석서로 평가받고 있다.

‘화엄경소론찬요’는 금강선원장 혜거 스님이 진행하고 있는 대작불사로, 방대한 ‘화엄경’을 현대 불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주석한 중요한 결실이다. [불광출판사]
‘화엄경소론찬요’는 금강선원장 혜거 스님이 진행하고 있는 대작불사로, 방대한 ‘화엄경’을 현대 불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주석한 중요한 결실이다. [불광출판사]

혜거 스님은 이 ‘화엄경소론찬요’를 대본으로 삼고, 여기에 탄허 스님의 번역을 참고해 현대인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번역서를 완성해 나갔다. 혜거 스님의 번역은 군더더기 없는 직역을 특징으로 하며, 번역 당시의 유행하는 문체를 피하고 시대를 초월해 이해될 수 있는 표현으로 구성됐다. 이는 시간이 흐르더라도 불자들이 경전의 뜻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혜거 스님은 2016년 ‘화엄경’ 역경 대작불사의 첫 결실로 ‘화엄경소론찬요’ 1·2권을 발간한 이후, 매년 23권씩 출간해 10년 동안 총 26권을 완역하겠다는 원력을 세웠다. 이 원력에 따라 스님은 2017년 3·4권, 2018년 5·6권, 2019년 7·8·9권, 2022년 10·11·12권, 2023년 13·14·15·16권을 차례로 간행했다. 이번에 발간된 제17~21권은 ‘화엄경’ 80권본 39품 중 27품(십정품)부터 38품(이세간품)까지를 담고 있으며, 원본 ‘화엄경소론찬요’ 120권 중 제74권부터 제97권까지의 방대한 분량을 포괄하고 있다. 마지막 ‘입법계품’(22~26권)은 내년 2월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742호 / 2024년 8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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