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28일 광화문에서 개막한 국제선명상대회의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선명상의 세계화를 위해 방한한 세계 유수의 명상지도자들이 전국 사찰에서 불자들과 시민들을 만나 선명상을 설명하고 명상법을 지도했다.
9월 30일 금정총림 범어사(주지 정오 스님) 선문화교육관 대강당에서는 미국 뉴멕시코주 ‘산타페 우파샤 선센터’ 설립자인 로시 조안 할리팩스 선사를 초청한 가운데 ‘2024 국제선명상대회 범어사 선명상축제’가 개최됐다. 싱잉볼치유의소리의 싱잉볼 명상 후 이어진 로시 조안 할리팩스 선사의 특강에는 사부대중 5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로시 조안 할리팩스 선사는 호스피스 및 임종 돌봄 분야 선구자이며 사회운동가로도 활동 중이다. 82세의 고령에도 활기찬 모습을 보이며 시종일관 미소로 강연을 진행했다.
할리팩스 선사는 “지금 이 순간에도 경제, 정치, 전쟁 등 수많은 문제가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불교 수행자라면 어떤 마음가짐과 자세로 이 시대와 자신이 처한 상황을 마주하느냐에 있다”며 “변화 속에서도 멈춤과 영원에 대한 깨달음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명상을 통해 깊은 균형을 함양하고 지혜와 연민심을 삶에서 실행하는 것이 곧 인류를 재생하는 길”이라고 당부했다.
서울 봉은사(주지 원명 스님)는 9월 29일 달라이라마 영어 통역자로 40여 년 간 활동한 툽텐 진파 캐나다 맥길대학 티베트 불교철학과 부교수를 초청했다. 초청강연에는 사부대중 300여 명이 참석해 선명상축제의 열기를 이어갔다. 툽텐 진파 교수는 ‘두려움 없는 마음, 자비를 꽃피우다’라는 주제로 강연과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툽텐 진파 교수는 “달라이라마 존자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도 언제나 평안했다고 말했다”며 “평안함의 원천은 자비를 베푸는 삶을 실천하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현실에서 반영함에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국제선명상대회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밝힌 툽텐 진파는 “선명상대회 개막식의 5분 명상으로 많은 이들이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경험을 얻었다”며 “명상이 얼마나 이로운지 알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오대산 월정사(주지 정념 스님)에서는 플럼빌리지 국제수행센터 지도자 팝루 스님이 ‘나와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삶, 수행’을 주제로 명상 특강을 개최했다. 이날 특강에는 전국 150여 명 대중이 참석했다. 팝루 스님은 자신의 어린 시절 일화부터 출가 동기, 플럼빌리지의 수행 공동체 활동 등 직접 경험한 바를 토대로 선명상을 쉽고 간결하게 설명했다.
스님은 “우리는 ‘인류’라는 정원에 피어있는 꽃들로 각자가 서로 다르지만 다같이 어우러진다”며 “신호등의 빨간불에 차가 멈추듯 몸과 마음이 함께하지 못할 때 멈추고 알아차리는 명상을 일상화한다면 개인의 행복과 성취를 넘어 인류의 평화와 행복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의 다채로운 표현과 일상에서 공감할 수 있는 강연은 참석자들의 큰 호응과 공감을 이끌어냈다.
팝루 스님은 스마일 명상을 소개하기도 했다. 몸이 마음을 따르듯, 마음도 몸을 따르기 때문에 자주 웃고 미소지으면 마음도 저절로 행복해진다는 게 스님의 설명이다. 스님은 “지금 현재, 내가 먹고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나의 미래임을 인식해야 한다”며 지금 여기에 몸과 마음이 온전히 함께 머물도록 멈추고 알아차리는 명상 수행 방법을 강조했다. 특히 “‘지금 여기에’ 몸과 마음이 함께 머물며 수행하기 위해서는 도시의 많은 자극과 소비 환경을 벗어나는 것이 좋다”며 “아름다운 자연과 전통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월정사가 명상 수행 최적의 장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전주 서고사에서는 구글 명상가 차드 멩 탄 선명상 콘서트에 500여 명이 운집했다. 차드 멩 탄은 ‘명상 수행과 행복한 삶’을 주제로 강단에 섰다. 그는 “명상의 시작은 처음 명상을 시작하는 자기 정신을 사랑하는 것”이라며 “자신을 보는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명상을 통해 집중했을 때 이미 그곳에 행복이 있다”며 “행복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것”이라고 선명상의 효과를 설명했다. 또 “주의력을 모아 내 몸을 알아차리고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면 내 안에서의 즐거움을 고무시킬 수 있다”며 “명상을 통해 집중력, 통찰력, 친절과 사랑을 길러 행복을 찾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백보경(전북대2) 학생은 “차드 멩 탄의 강의를 들으며 명상을 부담 없이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동아리 활동, 법회 등에서 명상을 배우고 수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 조계사(주지 담화 스님)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티베트 불교 명상과 철학을 가르쳐온 티베트 명상 지도자 직메 린포체를 초청한 가운데 특별법회를 봉행했다. 직메 린포체는 이날 법회에서 “이미 지나간 과거,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집착과 걱정 대신 지금 이 순간을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 내 마음이 느끼는 것들을 받아들이고 친절하게 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메 린포체는 특별 법회에 참석한 사부대중과 ‘고요한 순간에 머물며 내 마음을 관찰하는 시간, 명상’을 실참하기도 했다.
유화석 기자 fossil@beopbo.com
[1747호 / 2024년 10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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