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일 보조사상연구원 실장
‘가야문화 학술대회’서 주장
한역경전 음역서 분석 통해
남방불교 전래설 가능성 제기
김해 여여정사(주지 도명 스님)와 동명대 문화융복합콘텐츠연구소(소장 장재진)는 1월16일 가야대 김해캠퍼스 국제관 대강당에서 ‘2000년의 숨결 가야문화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황정일 보조사상연구원 기획실장은 ‘가야불교 전래지역 아유타에 대한 연구’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아유타국의 실존했음을 강조했다.
황 실장은 한역 경전의 음역어를 비교·분석하는 방식으로 아유타국의 실존 가능성을 논했다. 황 실장은 “아유타는 산스크리트 ayodhyā(Pāil. ayojjhā)의 음역어로 아유타(阿踰陀, 阿喩馱), 아비사(阿毘闍), 아비타(阿毘陀) 등 10개 음역어를 갖고 있으며 한자표기로는 14개가 된다”며 “현장 스님의 ‘대당서역기’ 등에 나오는 관련 한역 음역어를 분석해 보면 아유타국은 인도 중부지역에 위치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라마야나’에서 성스러운 장소로 언급된 신화의 도시 아유타가 ‘삼국유사’에 영향을 미쳤고, 이러한 이유로 ‘삼국유사’에 나오는 허황후의 가야 입국이 허구라는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황 실장은 “아유타라는 지명은 이미 초기경전인 ‘잡아함경’에서 아비타(阿毘陀), 아비사(阿毘闍)의 두 음역어로 지칭되고 있다”며 “동진(東晉) 시대인 381~395년 번역된 ‘불설수말소표경(佛說水沫所漂經)’에서도 아유타의 다른 음역어인 아영사(阿迎闍)가 나온다는 사실을 종합하면 아유타국이 실존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재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유타국이 인도 중부지역에 위치했다는 근거를 제시하며 남방전래설에 힘을 실었다. 황 실장은 “중인도는 부처님이 열반하시기 전 자주 설법을 하거나 머문 곳이고 열반 후에는 무우왕(無憂王)이 탑을 만든 곳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와 함께 세친과 무착이 각각 ‘구사론’과 ‘유가사지론’ ‘중변불별론’ 등을 지은 곳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처님 당시나 그 이후에도 불교 신봉지역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인도 중부지역의 불교세를 고려할 때 가야불교가 인도 아유타국으로부터 전래됐다는 설이 허구적이지는 않다는 것이다.
끝으로 황 실장은 “일부 학자들은 최치원의 비문을 예로 들어 한국에 처음 전래된 불교는 대승불교가 아닌 소승 부파불교일 것이라 주장하는데, 가야불교가 아유타국으로부터 전래됐다는 설이 입증되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아유타국과 관련해 몇 가지 난제가 놓여 있는 게 사실이나 이 때문에 지금까지의 성과를 무시하는 것은 적절한 태도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석길암 금강대 교수가 ‘불교의 가야 전래에 대한 일연의 인식과 가야불교의 성격’을, 한지연 금강대 교수가 ‘기원 1~3세기 해상루트를 통한 불교전파의 가능성’을, 이근우 부산경남사학회장이 ‘가야시대 부산지역 불교에 대한 예비적 검토’를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조성택 고려대 교수는 종합토론을 이끌며 불교학자들과 사학자, 불교계와 지역사회 전반의 소통을 바탕으로 가야불교의 원형 연구와 콘텐츠 개발의 가치를 공유했다.
김해=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329호 / 2016년 1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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