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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수에 계율과 보현행 간직한 맑은 수행자”

  • 교계
  • 입력 2016.07.11 14:08
  • 수정 2016.07.1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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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명대 세계선센터는 동고당 문성 스님 생애와 사상을 조명하는 첫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일제강점기 한국불교 전통 수호에 나섰으며 정화 당시 조계종의 계율 정신 확립을 위해 진력했던 문성 스님을 조명한 첫 세미나가 열렸다.

부산 동명대 세계선센터
문성 스님 생애 첫 조명
항일결사·수행자 삶 집중
상좌인 수진 스님이 기획
“국가 유공자로 추서돼야”

▲ 문성 스님
동명대 세계선센터(선원장 수진 스님)는 7월2일 동명대 동명관 4층 세계선센터에서 ‘제1회 문성 대종사를 기리는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동고당 문성 스님의 생애와 사상’이라는 주제로 마련된 이날 세미나는 문성 스님의 상좌인 동명대 세계선센터 선원장 수진 스님이 은사의 원적 19주기를 맞아 가르침을 기리고 스승의 애국, 애종심을 재조명하기 위해 기획한 학술대회다.

세미나는 비교적 세간에 덜 알려진 문성 스님의 삶 중에서도 청년 시절 항일결사와 생애 내내 이어진 수행자로서의 삶을 조명하는 데 집중됐다.

수진 스님은 ‘동고당 문성 스님의 삶과 생각’이라는 기조발제에서 “10세에 통도사로 출가한 스님은 은사이신 서응 스님의 곡직함과 만해 스님의 민족적 자존에 큰 영향을 받으셨다”며 “특히 22세가 되던 1922년, 조선총독부가 임명한 본산 주지 중 가장 영향력이 있던 강대련의 명고축출 사건에 가장 어린 나이로 동참, 탈 일본을 외치며 피 눈물로 저항하신 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명고축출 사건으로 징역 4개월, 집행유예 2년, 복역 50일을 지낸 스님은 당연히 국가에서 유공자로 추서해야 할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후 선방에서 오롯하게 정진하다 통합종단의 안정을 위해 감찰원장을 세 차례 지내셨다”며 “하지만 74년 이후 모든 소임을 내려놓고 일종식과 한잔의 차로 은둔 납자의 길을 걸으시며 세수 100세 나이로 적멸에 드신, 우리시대 질곡의 역사를 수행 정신으로 이어온 수행자의 표상”이라고 강조했다. 

첫 발표를 맡은 석길암 동국대 교수는 ‘근대와 전통의 갈림길을 넘어선 원략의 향방’이라는 주제로 문성 스님의 항일운동과 정화운동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석 교수는 “스님의 항일운동과 정화운동의 뿌리는 불교 전통에 있다고 본다. 보현행을 강조했던 문성 스님은 은사 서응 스님의 영향으로 100세 나이에도 ‘화엄경 보현행원품’ 독송을 거르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며 “계율로 ‘깨달음의 집’을 짓고 불교 전통 계승에 앞장서며 그 토대를 무너뜨리려는 상황에는 당당하게 맞섰던 분”이라고 밝혔다.

황정일 동국대 외래교수는 ‘동고당 문성 스님의 계율 정신’을 조명했다.

황 교수는 “소욕지족과 방하착의 삶을 근현대 한국불교사에 있어 가장 잘 실천한 분”이라며 “은사스님에게 받은 농토를 미련 없이 농민들에게 나눠주고 20년 동안 부산 전통사찰 마하사 주지 소임을 보면서도 사유재산이 전혀 없을 정도”라고 했다. 특히 청담 스님으로부터 7차례 조계종 총무원장직을 권유받았지만 거절하고 아예 은거를 결행한 부분을 근거로 제시했다.

두타행과 보현행 그리고 토설(吐舌)과 은둔을 수행가풍으로 손꼽은 학자는 고영섭 동국대 교수였다.

고 교수는 ‘동고 문성의 교학 인식과 선법 이해’라는 주제에서 “만년에 은둔한 것도 오직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며 중생과 부처가 평등하다는 것을 정확히 알고 곧바로 ‘바로 그 곳’에 들어가기 위함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발제자였던 김영덕 위덕대 교수는 ‘동고당 문성의 밥살림과 차살림’이라는 주제로 일종식과 차를 가까이 한 스님의 담백한 삶을 조명했다.

김 교수는 “단출하기 짝이 없는 스님의 한 끼 공양과 몇 잔의 차는 탁발정신과 선방 청규 전통이 그대로 담긴 수행 원칙이었다”며 “침구조차 한 장에 불과했던 엄격한 구도자의 모습에서 볼 때 문성 스님의 밥살림과 차살림은 바로 불성을 먹여 살리고 지키고 구한 살림[山林]”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351호 / 2016년 7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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