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학자 유홍준은 2015년 한일 국보 반가사유상이 함께 한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다시 본 일본 중궁사 불상 앞에서, 일본에 가서 볼 때 그 양식의 연원이 먼저 떠올랐던 것과는 다른 감정을 느꼈다. “중궁사 목조반가사유상이 모국이나 다름없는 한반도에 와서 그의 조상인 우리 국보 78호 금동반가사유상과 마주하고 있는 것을 보자니 한일 고대문화의 교류가 재현된 것만 같은 감회”가 일어났기 때문이다.한 물건을 놓고도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다르고, 그만큼 느낌도 달라진다. 또한 시·공간의 차이에 따라서도 그 느낌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우리가 오늘날 볼 수 있는 문화재의 대부분은 그것이 생겨날 당시 사람들이 지니는 미의식과 정서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여기에 오랜 역사가 더해져 지금 우리 눈앞에 놓여 있다. 그래서 문화재는 역사가 빚어낸 민족의 작품으로 불리기도 한다.하지만 이 문화재도 보는 이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문화재를 보면서 잘되고 잘못된 부분을 평가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점수를 부여하고 순위를 지정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당시의 시대상을 읽고 민중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눈을 가진 이들도 있다. 지난 30여년 동안 한국미술사를 연구해온 신대현은 후자의
부처님 가르침을 오롯이 이해하고 체득하고자 하는 방법으로 수행을 선택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결국 수행이 정신과 육체에 대한 탐구이며 몸과 마음에 대한 실천적 궁구이기 때문이다. 특히 수행에 매진하는 많은 이들은 과학문명의 발전이 지속적인 탐구로 가능해지고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간 수명도 점차 늘어나고 있듯, 마음 길도 마찬가지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온갖 어려움에 직면하면서도 수행을 찾는 이유다. 하지만 ‘선’은 오랫동안 동아시아 정신문명의 한 축을 담당해왔고, 현대사회에 그 가치가 더욱 유효하다고 여겨짐에도 불구
‘그러고 보니 요즘 너무 바빠서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은 손도 대지 못했어.’‘개인적인 시간이 너무 없는 것 같아.’허세·욕망·집착을 버릴 때인생도 가볍고 편안해 질 것줄이고 비우는 삶 방법 제시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 중 상당수가 무의식적으로 내놓는 말이다. 왜 그럴까? 회사, 가족, 애인, 장래계획 등에 대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꽉 차 있어서 끊임없이 떠오르는 생각들에 쫓겨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모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살아가다 보니 ‘본래 자신의 모습’이나 ‘인생의 만족감과 행복’에서 점차 더 멀어지고 있다.그렇다면 어떻게 해
“혼수는 보우가 아닌 나옹의 주된 사법제자였다고 할 수 있다. 만일 이렇게 된다면, 현대의 조계종은 보우가 아닌 나옹을 조정(祖庭)으로 하는 상황이 된다. 즉 나옹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혼수와의 관계 속에는 현대의 조계종을 넘어서, 한국선의 원류에 대한 모색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중앙승가대 교수 자현 스님이 현대 조계종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은 나옹이나 보우가 아닌 보각국사 혼수라고 주장하면서, 고려 말 다수의 승려들이 원나라로 인가 유학을 떠났지만 현재까지 계승되는 법맥은 혼수의 것이 유일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병원에서 의사가 내린 처방전은 직접적인 치료제가 아니다.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서 약을 지어 복용했을 때 비로소 치료가 가능해진다. 마찬가지로 부처님의 가르침이 아무리 훌륭하고 좋아도, 그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삶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많이 안다고 그 자체로 부처님 법을 따르는 훌륭한 불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마치 불교의 수많은 경전을 섭렵이라도 할 듯이 이런 저런 경전과 책을 찾아보려 애쓰고, 여러 수행을 경험하며 불교 익히기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부질없는 일
2010년 미국 CIA 발표 자료에 따르면 세계 인구 가운데 그리스도인 31.4%, 이슬람교인 23.2%, 힌두교인 15%, 불교인이 7.1%다. 4명 중 3명은 세계 4대 종교 가운데 하나를 믿고 살아가는 것이다. 따라서 종교를 갖느냐 마느냐는 선택 사항이지만, 종교의 세계를 이해하는 것은 필수 사항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수많은 종교가 공존하는 상황에서는 종교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을수록 갈등도 줄어들게 된다.이 책 ‘교양으로 읽는 세계 종교’는 2005년 출간한 ‘세계 종교의 문을 열다’의 개정증보판으로, 종교인과
“시님, 나는 염불소리 듣기 싫은께 나 죽거든 당최 염불하지 마소.”“중 보고 염불하지 말라니 할매가 나보다 더 오래 살아야겠는디.”“그런 법이 있는가. 가는 것도 순서를 다 타놓았는디.” 스님과 시골 할매가 나누는 선문답 같은 이야기에서 정겨움이 물씬 묻어난다. 그저 안부나 묻고 지나칠 사이에 나누는 무미건조한 이야기가 아니라,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서로가 상대 삶의 일부가 되어 살아가는 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깊은 정감이 담겼다. 이 할매는 때때로 딸 같은 스님의 방문 앞에 쌀이며 고춧가루·나물 주머니를 슬그머니 놓고 갔고, 스
세상이 어수선하고 삶이 버거워질 때, 사람들은 마음을 맑혀주고 따뜻하게 해줄 무엇인가를 찾는다. 책도 그 가운데 하나다. 특히 내용이 가벼워 읽기 쉬우면서도 그 속에 삶에 대한 지혜가 깃든 책이라면 더 좋다. 불자들이 이 경우 손에 드는 경전 중에서 으뜸은 바로 ‘법구경’이다.‘법구경’은 불교 경전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져 있고, 다른 불교 저술에도 자주 인용된다. 부처님의 기본적인 가르침을 짧은 경구로 옮겨놓은 교훈집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26장 423게송으로 이루어진 ‘법구경’은 상좌부나 대승불교의 전통을 가진 불교
“어떤 사람이 개에게 우유가 좋다는 말을 듣고 붙잡고 앉아 우유를 먹였습니다. 억지로 우유를 먹일 때마다 개는 싫다고 몸부림을 쳤습니다. 어느 날 개가 실수로 우유 통을 넘어뜨려 바닥에 엎지르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개가 다시 다가와 핥아먹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람은 그제야 개가 우유를 싫어했던 것이 아니라 자신의 방법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자신의 판단만으로 일방적으로 베푸는 것은 애정이 아닙니다. 내가 원하는 방식이 아닌, 상대가 원하는 방식으로 베풀어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입니다.”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전 무료하게
어린이가 웃고 울 때, 그 어린이보다 먼저 알아차리고 웃고 울어줄 수 있는 사람들은 흔치 않다. 점차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면서 어릴 때 감성을 잊고 살기에 그렇다. 하지만 지금도 어린이 못지않은 감성으로 그들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를 풀어내는 사람들이 있다. 아동문학가 이창규도 그 중 한 사람이다.‘무지개다리’ ‘열두 달 크는 나무’ ‘이창규 동시선집’ ‘꿈 있는 우리들 밥상’ 등의 동시집을 펴내며 어린이들과 호흡해온 작가가 어린이들의 밥상을 떠올리며 지은 시들을 모아 ‘꿈꾸는 밥상’으로 엮었다. 작가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밥이 없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혼탁한 불교계 안팎의 무질서한 모습을 바로잡고자 “부처님 법대로 살자”며 눈푸른 납자들이 봉암사 결사를 시작한지 70년이 지난 오늘, 결사를 주도했던 성철 스님이 탐욕스럽고 혼란스러운 이 세상을 경책할 장군죽비가 되어 다시 돌아왔다.‘자기를 바로 봅시다’ 강조했던가야산 호랑이 성철 스님 사상오롯이 담아낸 첫 ‘평전’ 발간고 김대중 평전 저자 김택근스님 발자취 추적해 삶 복원청빈과 철저한 계행 일관한 삶이 시대 맑혀줄 청량제 될 듯20세기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인물 성철 스님. ‘우리 곁에 왔던 부처’로 추앙받는 스
불교도 부처님도 모르던 14세 어린 소녀에게 불교는 물론 인문학·철학에 대한 이야기까지 막힘없이 들려주던 성철 스님이 물었다. “너, 스님 되지 않을래”. 하지만 소녀는 고개를 저었다. 그동안 본 비구니 스님들은 말도 잘 못하고, 설법도 할 줄 모르는 것이 성철 스님과는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성철·자운·운허 스님에게 배워맥 이은 첫 번째 비구니 제자최초 비구니 금강율원 개원도평생 후학양성 매진한 선지식그럼에도 소녀는 성철 스님의 해박한 지식에 마음이 끌렸다. 그리고 당돌하게 “스님이 알고 있는 것을 다 저한테 가르쳐 주신다고 하면
‘나는 누구일까? 무엇이 진짜 나일까?’나를 특정 정체성으로 정의하지 않고은유와 이야기로 해체하려는 새 시도내가 모르던 나를 찾을 수 있는 계기마음고통 치유하는 색다른 방법 제시가장 가까이 있고 매일 함께 하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말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나’라는 존재다.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가장 알고 싶은 존재임에도 사람들에게 있어서 자기를 아는 것은 어렵고, 때론 고통스럽기까지 한 일이 되고 만다. 더불어 마음에 생긴 병을 치료하는 데 있어서도 껍데기로 보여지는 나, 즉 정체성으로 정의되는 나를 넘어선 나를 찾아야 하
이 세상 사람들 누구나 한 번쯤은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만나게 되고, 정말 하기 싫은 일들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그리고 일상에서 분노할 일이나 원망스러운 일도 끊이지 않는다. 그 자체가 괴로움이기에 다 비워내고 싶지만, 어느 순간 스스로 그 괴로움의 굴레에 속박되어 고통이 반복된다. 그러다가 결국 더 살아갈 수 없다고 느껴질 만큼 삶이 허망해지는 지경까지 이르기도 한다.고통·분노는 의식이 만들어 낸 것의식 오염 이전 상태를 깨닫는 법인생·수용 등 12개 주제로 제시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고통을 느끼고 분노를 일
부처님은 우리 몸과 마음을 비롯한 이 세계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또 어떻게 하면 부처님처럼 이 세계를 보고 경험할 수 있을까. ‘체계적으로 배우는 붓다 아비담마’는 이런 의문을 하나하나 해소해준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모든 고통에서 영원히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하는 아주 상세한 가르침을 담고 있다. 미얀마의 저명한 화학자이자 불교학자이며 정부의 종교부 고문을 거쳐 국제테라와다불교선교대학에서 아비담마 교수로 재직하기도 한 멤 틴 몬 박사가 과학의 언어를 사용해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역사나 문화적 맥락과 상관없이 누구나 배워서 이해하
한 나라의 행정수반인 대통령은 몰랐지만, ‘반야심경’에 친숙한 불자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이 있다. 모든 것은 인과 연에 의해 생겨나며,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는 ‘공’이라는 것을 말이다. 때문에 스승들은 ‘반야심경’의 핵심 사상인 공에 대한 가르침을 전했고, 불문에 들어선 이들은 누구나 이 경전을 외우고 뜻을 익히려 애쓰고 있다.사람들이 위정자의 무지와 집착이 가져온 참담한 현실에 비통해하며 이른바 ‘순실증’에 빠져들어 힘겨워 하고 있는 요즘, 세상에 삶의 지혜와 희망을 전할 새로운 ‘반야심경’ 해설서가 눈길을 끌고 있
“많은 선남자가 내가 설명한 법에서 모든 음을 잘 관찰하여 부지런히 하고자 하고, 부지런히 즐거워하며, 부지런히 기억하고, 부지런히 믿는다면 그는 능히 모든 번뇌를 재빨리 다할 수 있을 것이다. - ‘잡아함경’ 제2권. 57”현대인에 도움 될 가르침 30선부처님 당시 가늠해 볼 소재들삶의 방향·행복의 길 발견 계기“빈부귀천을 막론하고 공평한 것이 오직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하루 24시간이 주어졌다는 것이다. 시간을 잘 활용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잘 살아갈 수 있고, 부지런히 살다보면 놓쳐버린 기회도 다시 살릴 수 있는
역사상 패자의 발자취가 온전히 남아 있는 경우는 흔치 않다. 종교 또한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백제의 경우도 고구려와 마찬가지로 현재 남아 있는 유물만으로 당시의 불교신앙을 짐작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그만큼 전해지는 기록이 미미하기 때문이다.백화산 중턱 태안 마애삼존불바닷길 오가는 사람들 다독여‘백제의 미소’ 서산 마애삼존불순례단 얼굴에 절로 미소 번져터만 남은 옛 절 보원사지는이제껏 못 본 백제 보물창고얼굴 잃은 사방불 안타까움은수덕사의 법화행자 혜현 스님행적에 씻고 불자로서 삶 다짐그럼에도 학자들이 일부 유물과 기록을 근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