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은 독립운동 중 뜻하지 않은 계기로 불교에 입문했다. 20세기 한국불교사에서 뛰어난 학승으로, 또 불경번역의 일인자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운허 스님은 ‘나라를 위해서는 애국인, 후배를 위해서는 교육인, 자신을 위해서는 수행인이면서 고금을 통한 지식인’으로 추앙받고 있다. 스님은 1892년 평안북도 정주군 신안면 어호동 전주 이 씨 집안에서 태어나 불과 여섯 살에 한글을 깨우칠 정도로 어려서부터 영민했다. 한글을 깨치고 곧바로 일곱 살에 고향에서 한학을 배우기 시작한 스님은 14세에 한학당인 회보제가 폐지됨에 따라, 집에서 김익진 선생으로부터 유교경전인 ‘논어’, ‘맹자’, ‘중용’, ‘대학’ 등 사서(四書)를 배웠다.
▲ 2009년 10월 총무원장 퇴임식에 함께 한 혜총 스님과 지관 스님. “지관 사숙님이 가시는 곳마다, 인연 닿는 곳마다 부처님의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부처님 꽃이 피니까 사람들도 진면목을 바르게 볼 수 있었던 겁니다. 큰스님 감사합니다.” 1월4일 지관 스님의 법체를 모신 해인사 보경당에서 조계종 전 포교원장 혜총 스님을 만났다. 보경당에서 금강경 독송이 끝나가자 이내 대중 스님들 대부분이 각자의 방사로 돌아갔으나 혜총 스님은 영정을 바라보면서 말없이 앉아 있었다. 생전 유지대로 꽃 장엄 없이 흰 천으로 꾸민 소박한 영단, 큰스님을 바라보던 혜총 스님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스님이 바로 꽃이야, 사숙님의 삶 그대로가 부
한국불교 대표적 강백으로 ‘고승비문’ 등 수많은 저술 징계자 사면·범불교대회 등종단화합·불교자주권 수호 ▲2009년 10월30일 조계종 총무원장 퇴임식을 마치고 사부대중의 축하를 받으며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나서고 있는 지관 스님. 지난 1월2일 원적에 든 조계종 전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불학연구의 최고 권위자이자 종교지도자로 한국불교의 중흥을 견인해 온 선지식이었다. 지관 스님은 1932년 포항 청하면 유계리의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16세 때인 1947년 합천 해인사에서 당대 최고의 율사로 칭송 받던 자운 스님을 은사로 득도했다. 1947년 성철·청담·보문·우봉 스님 등이 주도한 봉암사 결사에
▲지관 스님. 불학연구의 최고 권위자이자 종교지도자로 늘 한국불교의 한 가운데서 한국불교의 중흥을 견인해 온 조계종 전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적멸에 들었다. 지병인 천식이 악화돼 지난해 9월부터 서울 삼성병원에서 수면치료를 받아 온 지관 스님은 회복이 안 돼, 1월2일 오후 경국사로 긴급 이송됐으며, 이날 저녁 7시 55분 경 끝내 세연을 마감했다. 세납 80세, 법랍 66세. 지관 스님의 법체는 1월3일 오전 11시 해인사 보경당으로 이운되며, 영결식은 1월6일 오전 11시 종단장으로 엄수될 예정이다. 지관 스님은 1932년 포항 청하면 유계리의 시골마을에서
▲한국불교 최초의 비구니 강사로 수많은 학인들을 제접해 온 비구니 원로 봉녕사 승가대학장 묘엄 스님이 12월2일 오전 9시5분 입적했다. 법납 67세, 세납 80세. 한국불교 최초의 비구니 강사로 후학양성에 매진해온 비구니계의 큰 스승 봉녕사 승가대학장 묘엄 스님이 12월2일 봉녕사 향하당에서 입적했다. 법납 67세, 세수 80세. 1931년 진주에서 태어난 묘엄 스님은 1945년 대승사에서 성철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61년 통도사에서 자운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묘엄 스님이 출가한 것은 15세 때의 일이다. 일제강점기 흉흉한 사회상황을 피해 아버지 청담 스님이 수행하
▲혜정 스님 조계종 원로의원 보광당 혜정 대종사가 11월12일 오후 2시 20분 도선사에서 입적했다. 법랍 64세, 세수 81세. 혜정 대종사는 학창시절 우연한 기회에 봉암사에서 한국불교의 정화운동을 주도했던 청담․성철 스님을 친견하고 크게 감화해 18세가 되던 1948년 청담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스님은 출가와 동시에 은사 청담 스님이 주도했던 봉암사 결사에 참여해 “부처님 법대로 살기를 발원하고 정진수행만이 한국불교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는 은사의 가르침을 좇아 평생을 수행납자로 살아갈 것을 발원했다. 1949년 봉암사에서 자운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받고, 은사 청담 스님으로부터 혜정(慧淨)이
▲‘선’ 선(禪)의 생명은 생동감에 있다. 박제처럼 죽어있는 것이 아니라, 공간과 시간이 만들어낸 짧은 찰나, 순간에 번뇌를 쳐내는 번득이는 지혜의 칼날이다. 이런 까닭에 선을 전파했던 선사들의 삶 또한 순간에 안주하거나 머물지 않는 활활 타오르는 용광로 그 자체였다. 입을 빌어 가르치고 권위에 기대 역설하지 않았다. 온몸으로 에너지를 쏟아 진리를 설했으며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순일한 진리 그 자체로 적멸(寂滅)에 들었다. 그러나 오늘날 선은 시간과 공간을 떠나 종이 위에 누워버림으로써 생명을 잃어버렸다. 마치 무덤 속의 유골을 보고 살아있는 사람을 짐작하듯, 현실과 유리된 선은 그저 어려운 암호로만 존재할 뿐이다. 벼락같은 깨달음의 에너지가 언어의 유희
▲조계종은 10월11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종단 표준의례 한글반야심경 봉정식’을 봉행했다. 조계종(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한글반야심경 종단 표준의례 봉정식을 갖고 의례·의식의 한글화를 위해 경주할 것을 부처님께 발원했다. 조계종은 10월11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종단 표준의례 한글반야심경 봉정식’을 봉행했다. 이 자리에는 의례위원장 인묵 스님을 비롯해 사부대중 500여명이 동참, 한글반야심경의 대중화를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발원했다. 인묵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의례·의식의 한글화는 일제강점기 용성 스님에 의해 시작됐으나 대중화에 실패, 대부분의 사찰에서 여전히 한문으로 된 의례·의식을 사용하
암호 같던 불교의식쉬운 우리말 의무화 천수경·상장례 의식한글 번역 작업 착수 불교의 이해력 높여 포교 활성화 큰 기대 1000년 이상 불교 의례의식에서 독송하던 한문 ‘반야심경’이 한글로 전면 시행된다. 조계종 의례위원회는 10월6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종무회의 의결을 거쳐 지난 10월5일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종단본 표준 ‘한글반야심경’을 공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전국의 사찰들은 의례의식에 있어 의무적으로 ‘한글반야심경’을 독송해야 한다. ‘한글반야심경’ 공포는 종교적 감흥과 한글화라는 시대적 요청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불교의식은 사상과 문화를 담아내는 그릇으로 불교가 지향하는 세계관을 오롯이 담고 있어 의식을 통해
▲조계종 의례위원장 인묵 스님이 ‘한글반야심경’ 공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앞으로 전국 조계종 사찰에서 ‘한글반야심경’ 독송 소리가 울려 퍼질 예정이다. 조계종은 10월6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종무회의 의결을 거쳐 지난 10월5일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한글 반야심경을 공포했다”고 밝혔다. 조계종 표준한글본인 ‘한글반야심경’은 운허 스님 본 ‘한글반야심경’을 저본으로 했다. 독송시간을 단축하고자 운허 스님 본 559자에서 438자로 글자수를 줄였으며 진언 번역은 한문 음사를 따랐다. ‘오온’을 ‘다섯 가지 쌓임’으로 번역하는 오류를 피하고자 동국역경원 역경 예규에 따라 법수와 법상 용어는 번역하지
대각사상연구원(원장 보광 스님)이 최근 ‘대각사상’ 제15집을 펴냈다. ‘근현대 통도사의 역사와 고승’을 특집논문으로 다루고 있는 이번 호에는 △일제강점기 통도사 주지 김구하와 독립운동 자금 지원(한동민) △경봉의 수행․교화․불법수호의 원융상(김광식) △윤월하의 종단정화운동과 개혁활동(이경순) △법인당 벽안 대종사의 생애와 종단관(박부영) △통도사 승가대학의 역사와 문화(양관 스님) 등 논문이 실렸다. 또 기고 논문으로 △돈황본 ‘육조단경’의 저자와 주요사상에 대한 고찰(조병활) △묵조선의 본질과 그 수행의 원리(김호귀) △운허 스님, 교육의 큰 발자취(신용철) △동남아시아 불교의 전통윤리와 그 근대적 적응(배상환) 등이 게재됐다. 이재형
1·4후퇴 마지막 배 승선 위해원산 앞 겨울바다에 뛰어 들어 오대산 적멸보궁 용맹정진 후日·美· 캐나다로 유학 대장정 ▲ 인환 스님 ‘무(無)’ 화두로 유명한 조주 스님은 승찬 스님의 ‘신심명’ 첫 구절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으나 오직 취사선택을 피할 뿐이다”는 ‘지도무난 유혐간택(至道無難 唯嫌揀擇)’을 무척이나 좋아한 듯하다. ‘벽암록’ 제2칙 ‘조주의 명백함도 필요 없다(趙州不在明白)’에서 보이듯 ‘지도’를 들어 많은 납자들을 제도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자신이 머문 암자 이름을 ‘지도암(至道庵)’이라 한 데서 그 연유를 엿볼 수 있다. ‘신심명’의 첫 구절이 유명하듯 영가 현각 스님의 ‘증도
올해 세수로 80을 맞은 지관 스님은 한국 근대불교사의 상징적인 존재다. 1947년 출가한 스님은 봉암사 결사를 시작으로 수행자이자 교육자로서, 불학연구의 최고 권위자이자 종교지도자로서 늘 한국불교의 한 가운데에서 한국불교 중흥을 견인해왔다. 탁월한 혜안과 불퇴전의 수행력으로 후학양성과 교학중흥에 수많은 업적을 남긴 스님은 우리 한국불교의 자존과 자긍심을 높인 선지식으로 일컬어진다. 지난 2009년 10월, 스님은 4년간의 조계종 총무원장직을 원만히 수행하고 많은 스님과 불자들의 감사와 존경의 박수를 뒤로 한 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떠났다. 오랜 세월 갈등과 다툼이 끊이질 않던 불교계에 남긴 화평한 종권교체의 전범으로 평가받았다. 이후 스님은 매일 경국사와 가산불교문화연구원을 오가며 필생의 서원으로
▲스님은 “경전은 이정표와 같은 것”이라고 했다. 석주 스님은 6년 행자생활 끝에 범어사 강원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불서를 접하고 불법을 배울 수 있었다. 사미과에서 ‘초발심자경문’등을 배우고, 사집과에서 ‘서장’·‘도서’·‘선요’를, 사교과에서 ‘기신론’·‘능엄경’·‘원각경’·‘금강경’을, 대교과에서 ‘화엄경’을 공부하는 등 출가 수행자로서 배워야 할 바를 익혀갔다. 특히 강원에서는 가르치는 스승과 배우는 학인 모두가 밤낮으로 열심히 책을 보았고, 학인들은 언제나 스승을 찾아 물을 수 있었다. 스님은 도반들간에 토론을 통해 자체적으로 경을 새기기도 하고, 때론 논쟁이 격해져 싸움 일보직전까지 가기도 했던 이때를 일러 “돌이켜보면 이런 개방적이고 자유
▲소장 작품 400여점을 전시한 광덕사 회주 혜인 스님. “선승들의 필치엔 수행의 향기가 있고 불보살상엔 조성자의 원력이 담겨 있습니다. 그 향훈과 원력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만나고 이를 통해 감화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도락산 광덕사 회주 혜인 스님이 지난 3월30~4월5일까지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소장 작품전’을 개최한다. 전시장에는 스님이 소장하고 있는 선서화 200여점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수집한 다양한 형태의 불보살상과 목조․석조각상 등 20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혜인 스님의 은사인 일타 스님이 남겨준 유품들과 혜인 스님이 직접 수집한 작품들이다. 친필
동아시아불교문화학회(공동회장 박문현․김용환)는 11월 27일 오후 1~6시 부산 삼광사 세미나실에서 제10회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불교경전 한글 번역의 역사와 과제’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에선 범어사 한주 무비 스님의 ‘불교경전 한글 번역의 현실과 과제’란 제목의 기조발표를 시작으로 △불경언해와 간경도감(김무동/동국대) △백용성, 이운허, 김월운 스님의 불경번역-『화엄경』을 중심으로(신규탁/연세대) △한글대장경 번역의 제문제와 대안(김동인/부산대) △팔리 경전 번역의 의의와 과제(임승택/경북대) 등 논문이 발표된다. 박문현 동아시아불교문화학회장은 “불경의 한글번역은 한국불교사의 전개 및 불교의 대중화와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며 “이번 학술대회는 불경의 한글번역의 역사를 종합적으
10월 6일(수) ▲광주·전라전법단창단추친위원회 ‘광주·전남 전법단 창단법회’=오후 4시, 광주 무각사. 062)383-0108 ▲수원 봉녕사 ‘사찰음식 경연대회 참가신청 접수’=8일까지. 031)256-4127 ▲서울 법련사 ‘이재윤 불교조각전’=불일미술관, 10일까지. 02)733-5322 ▲법보신문 ‘유해불상 대안 모색 학술세미나’=오후 2시, 마포 다보빌딩 3층 대법당. 02)725-7014 10월 7일(목) ▲공주 마곡사 ‘영산전 7주야 철야 용맹정진 기도법회 참가자 모집’=17일까지. 041)841-6220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이웃종교 이해강좌’=오후 3시, 대구 수석교회. 053)982-0101 ▲대한불교진흥원 ‘불교생태학이란 무엇인가 주제 포럼’=오후 2시, 마포 다보빌딩 3층 대법당.
본격적인 한글경전 시대의 막을 열었던 20세기 한국의 구마라집 운허(耘虛, 1892∼1980) 스님의 열반 30주기를 맞아 스님의 사상과 행적을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남양주 봉선사(주지 인묵)는 10월 9일 오후 2~6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운허 큰스님의 삶과 교육사상’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신규탁 연세대 철학과 교수의 ‘운허 연구의 의의와 방향’이란 기조발제를 시작으로 동국대 전 교수이자 경국사 한주인 인환 스님이 ‘나의 운허 스님 수문기(隨聞記)’를 발표한다. 이어 조준희 국학인물연구소장은 ‘이운허, 민족교육운동의 정신적 배경’을, 봉선사 교무국장 지환 스님은 ‘탁상일기에 나타난 운허 스님의 삶’을 각각 발표한다. 또 토론자로는 성주현
서른 못 넘긴단 스님 말에11세 통도사로 동진출가자운 스님 40년 동안 시봉 선지식 두루 만났으니 ‘복’재가불자들과 함께 지체부자유 보호시설을 방문한 혜총 스님은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손발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고, 말 한마디 제대로 발음할 수 없는 아이들을 보고 있는 순간 가슴 저 밑에서 밀려오는 측은함을 주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자신의 이러한 행동이 어린 아이들에게 말없는 위로와 용기를 건넨 것이라 생각했다. 적어도 공양시간 전까지는 말이다.혜총 스님도 아이들과 함께 자리에 앉아 수저를
이 시대를 대표하는 대강백 중 한 분인 부산 화엄사 회주 각성〈사진〉 스님이 24명의 제자들에게 강맥을 전수한다. 의성 고운사(주지 호성)는 6월 24일 오후 1시 경내 선(禪) 체험관에서 각성 스님을 전강사로 통화불교 전강원 수법 강맥 전수식을 봉행한다. 전수식에서는 전강사 각성 스님의 제자인 법경, 용하, 화엄, 도행 스님이 논문을 봉헌하며 전강 제자들에게 강맥을 전수하는 의식이 고불문, 전강 보고, 전강 증서 수여, 전강 스승의 전강사 등 순으로 진행된다. 동국역경원장 무비 스님과 원로의원 혜승, 주지 호성 스님은 전강 제자들에게 축사와 격려사에서 “강맥을 전수받은 제자들 모두가 한국 불교의 강맥을 올곧게 계승하고 교학 발전을 위해 쉼 없이 정진할 것”을 당부한다. 전강사인 각성 스님은 관응, 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