呼呼呼入妙(호호호입묘)念念念歸眞(념념념귀진)呼念相交處(호념상교처)如來卽現身(여래즉현신)‘부르고 불러 입묘(入妙)를 부르고 외고 외워 귀진(歸眞)을 염송하나니. 호불과 염불이 서로 만나는 곳에 여래께서 곧 몸을 드러내신다네.’ 치익(致益, 1862~1942)의 ‘염불(念佛)’.당나라 시인 이백(李白, 701~762)은 가끔 한 승려와 함께 삼거(三車, ‘법화경’ 비유품에서 말하는 우거·녹거·양거)를 이야기하곤 했다. 얼마간 지내면서 보니, 그의 규범은 마치 가을 하늘의 밝은 달빛에서 얻은 듯했고, 마음은 여름날의 푸른 연꽃 빛깔을 닮
“고원 선사여, 부디 잘 가요. 도솔천에 오르면 경봉, 고봉 노사 계실 터이니 우린 또 거기서 만나요.”불국사 승가대학장 덕민 스님은 영결사 끝에 결국 목이 메었다. 도반을 향한 그리움이 목련 꽃잎에 맺혔다가 차가운 봄바람에 툭 떨어졌다. 영결식 영단의 중앙에 놓인 사진 속 명정 스님은 씽긋 웃기만 할 뿐이었다. 참석 대중의 눈물이 한가득 찻사발에 담긴 진한 녹차에 녹아 스님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한국 근현대를 대표하는 선지식 경봉 스님을 은사로 20년간 시봉하고, 은사 스님이 떠난 후에도 후학들에게 경봉 스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100년 전인 1919년에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출범해 중일전쟁 악화에 따라 충칭(重慶) 등으로 옮겨 다니며 민족의 숨을 이어간 ‘대한민국임시정부’ 주석 백범 김구(이하에서는 백범)는 23살이던 1898년 충남 마곡사에서 하은(荷隱) 스님을 은사로 출가, 원종(圓宗) 스님이 되어 수행자 생활을 하는 등 불교와 인연이 깊다. 이런 인연 때문인지 해방 뒤 고국에 돌아와 마곡사와 여주 신륵사 등을 방문한 기념사진이 남아 있다. 1947년 9월23일에 신륵사를 찾은 것은 3‧1운동에 대중들이 적극 참여했던 데 대한 보은의 의미가 있었을
최근 뉴스를 보면 한 연예인의 사업과 관련하여 수많은 사건들이 줄지어 나오고 있다. 시대가 변화하고 다양한 사상이 공존하는 지금의 시기라도 쉽게 이해하고 납득해줄 수 없는 사건들이 매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게이트, 관련사건 등등 과거에는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들이 우리들 가까이에서 벌어지고 있고 그와 관련해서 정치인, 연예인, 심지어 검찰, 경찰의 이름까지도 거론되고 구속되는 일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일들에 대해서 우리는 그동안 여러 차례 경험을 해봤고 우리 사회에 이러한 일들이 숨겨져 있으나 당연히 존재
“‘여기 극락에는 길이 없는데 어떻게 왔는고?’ 노스님께서는 항상 스님을 찾아오는 이들에게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그리고 차 한 잔을 내셨지요.”한가득 찻잎을 넣은 다관에 미온수를 담아 진하게 우려낸 녹차, 그 차가 달다는 사람에게도 쓰다는 사람에게도 세 잔을 건네며 경봉 스님(1892-1982)의 일화를 들려주던 통도사 극락호국선원장 명정 스님이 저무는 매화 꽃잎을 따라 사바세계를 홀연히 떠났다. 평생 은사 경봉 스님의 가르침을 후학들에게 전하는 데 매진해 온 영축총림 통도사 극락호국선원장 명정 스님이 3월25일 오전 5시30분 통
제24대 진흥왕대(540〜576)는 왕권강화와 영역확장의 사업을 적극 추진하여 삼국시기 신라의 전성기를 맞게 되었다. 진흥왕은 재위 37년 동안 건원(建元)·개국(開國)·대창(大昌, 또는 太昌)·홍제(鴻濟) 등 연호를 4번 바꾸었는데, 한 국왕의 재위 기간 이렇게 잦은 연호 변경은 드문 일이다. 첫 번째 건원은 처음으로 연호를 세운다는 의미로서 앞서 법흥왕 23년(536)에 제정된 연호를 그대로 계승한 것이다. 그런데 두 번째 개국은 새로 나라를 연다는 의미로서 커다란 정치적인 변화가 이루어졌음을 나타내주고 있다. 그리고 세 번째
입춘과 우수가 지나고 보니 봄이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봄이 우리에게 오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가 바로 매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매화는 꽃의 우두머리라해서 화괴(花魁), 문(文)을 좋아한다고 해서 호문목(好文木), 장원급제한 선비에 비유해 백가지 꽃을 누르고 겨울에 가장 먼저 피었다고 장원화(壯元花) 등 여러 별칭을 갖고 있습니다. 동지섣달에 핀 매화는 조매(早梅), 한겨울에 핀다는 동매(冬梅), 눈 속에 피면 설중매(雪中梅)라고 부르는 등 인기만큼이나 다양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요즘 시기에 인터넷이나 SNS에
자본주의 시장 매커니즘을 뜻하는 ‘보이지 않는 손’은 과연 모든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만능의 방식일까? ‘국부론’으로 유명한 아담스미스는 ‘도덕감정론’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이 저서에서 인간은 동감하고 동감받길 원하는 존재라고 통찰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과 동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대신에 성장하면서 일깨워지는 ‘내면의 관찰자'를 따르게 된다. 이 내면의 공정한 재판관을 따르는 자는 현명한 사람인 반면, 연약한 사람은 이기심을 통한 부의 축적과 명예로 사람들의 동감을 얻으려 한다는 것이다. 아담스미스는 인간 내부에
20세기 초에 수학계를 이끌던 세계적인 수학자 힐버트(David Hilbert, 1862~1943)는 참인 명제, 즉 수학적 진리는 모두 증명 가능할 걸로 보았다. 하지만, 수십 년 후, 괴델(Kurt Goedel, 1906~1978)은 그렇지 않다는 걸 증명했다. “공리계 내에는 그 공리들만 이용해서는 ‘참이지만 참이라는 걸 증명할 수 없는 명제가 있다’”는 걸 증명했다. 예를 들어 5개의 공리를 채택한 유클리드 기하학에서는, 5개의 공리만 사용해서는 증명할 수 없는 참인 명제가 있다는 것이다.다른 말로 하자면, 특정 신학의 공리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한 해이다. 정부를 비롯한 여러 기관과 단체에서도 이번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여 많은 행사를 열었다. 불교에서는 3월 1일 정오에 전국의 모든 사찰에서 타종식을 갖고 정오에 범종을 33번 타종하였다. 이번 33번의 타종에는 크게 2가지의 의미가 있다. 우선 불교에서 ‘33’이라는 숫자는 수미산을 중심으로 한 불교의 우주관을 나타내는 것이다. 본래는 제석천왕이 다스리는 수미산 정상에 위치한 도리천(忉利天, Trāyastriṃśa)의 33개의 ‘천’을 나타내는 개념이었으나 부처님의 어머님이
법은 논리의 그물이다. 수많은 법은 서로 모순이 되지 않도록 촘촘한 논리의 그물로 연결되어 있다. 사람들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고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논리이다. 법정에서는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는데 그 무기는 사실(증거)과 논리이다. 사실들을 논리라는 실로 짜 상대방이 빠져나갈 수 없는 그물을 짠다. 예를 들어 알리바이란 ‘같은 사람이 동시에 두 곳에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종교 경전에서는 그런 일이 가능할지 모르지만 실제 세계에서는 용납되지 않는다. 설사 신앙심이 깊은 판사일지라도 그런 일은 용납하지 않는다.(그런 주장을 하다가
설 명절이 바로 지났으니 아직은 겨울의 한 복판입니다. 올해는 유독 눈이 오지 않아 겨울 분위기가 조금은 덜하지만 겨울은 겨울인지라 연일 추위가 매섭습니다. 이렇게 추위가 찾아오면 환경이 우리의 활동에 영향을 주곤 합니다. 나도 모르게 움츠러들어 외부 활동도 자제하게 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사람을 만나는 일도 미루게 됩니다. 뭔가 의욕적이기보다는, 늘 하던 일을 반복하는 소극적인 생활이 되기도 합니다. 한겨울 매서운 추위를 생각하니 떠오르는 그림이 한 점 있습니다. 바로 엘리자베스 키스(Elizabeth Keith, 1887
“도에 미혹한 자는 많지만, 도를 깨달은 자는 적어서 각자 살생하려는 독기를 품어 나쁜 기운으로 마음이 어두컴컴해져 망상으로 일을 저지르고 천지를 거슬러서 제멋대로 행하여 죄가 심각하니 문득 그 수명을 빼앗아 악도에 떨어져 벗어날 기약이 없느니라.(惑道者衆 悟道者少 各懷殺毒 惡氣冥冥 爲妄興事 違逆天地 恣意罪極 頓奪其壽 下入惡道 無有出期)”진실한 대도에 대해 미혹한 사람은 많지만, 깨달은 사람은 적습니다. 설령 염불인일지라도 염불하는 사람은 많은데 왕생하는 사람은 적다고 늘 말합니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요? 염불인(佛人)도 미혹에 빠
수학에는 공리라는 게 있다. 증명 없이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여기에 기초해 수많은 수학적 진리를 도출해 낸다. 예를 들어 ‘삼각형의 각 변의 이등분점과 맞은편 꼭짓점을 연결하는 3개의 선들은 한 점에서 만난다’가 있다. 사람들이 종교에 빠질 때 교리를 공부한다. 의문이 생길 때 경전을 찾으면 답이 나온다. 깊은 산속에서 약초를 만나듯이, 경전의 숲속에서 답을 만난다. 수학 문제를 풀 때 다른 사람들이 한 증명을 보거나 이미 증명된 정리를 참조하는 것과 같다. 기가 막히게 해결이 된다. 그래도 답답하면 기도를 하면 된다. 하지만
(상당上堂하시어 주장자拄杖子를 세 번 치시고)금조상원절今朝上元節이니 설소견청춘雪霄見晴春이라.장공월일륜長空月一輪하니 기찰등천점幾刹燈千點인져.오늘은 정월대보름이니 눈발이 멈추면 해맑은 봄을 만나리라.하늘에는 보름달이니 선당禪堂에는 얼마나 많은 법등이 켜질고.동안거 해제일입니다. 동시에 정월대보름을 맞이하였습니다. 보름달과 선문禪門은 뗄래야 뗄 수 없을 만큼 고금이래로 달을 보며 수많은 선문답이 이루어졌습니다. 선가禪家뿐만 아니라 세속가世俗家에서도 ‘달은 보지 않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본다.’는 지월指月이란 말을 자주 사용하며, ‘천
그는 불교를 이 시대의 삶과 고통 속에서 이해하고 실천하고자 하였다. 그는 많은 글을 읽었고 오랜 시간 사색했다. 보석 같이 다져진 문장을 세상에 내놓아 ‘천재’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비승비속의 삶을 선택함으로써 승려라는 보호막과 권위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 불교 인문학자로서, 학위나 강단하고는 거리가 먼 독학자의 길을 걸었다. 그는 폐쇄적이며 괴팍하고 예민했다. 친하게 지내다가 싸우고 다시는 안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고독했고 쓸쓸했으며 항상 울분에 차 있었다. 하지만 불교를 공부하려는 젊은이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따뜻했고 지
최근 드라마 ‘SKY 캐슬’이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종영했습니다. 그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되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요. 사람들이 드라마에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일지 생각해 봤습니다. 사교육 열풍이라는 오늘날의 세태를 제대로 꼬집고 교육이 상류계층의 부와 권력의 세습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풍자적이며 노골적으로 드러내 주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서울 의대를 보내고자하는 부모의 지나친 욕심이 자녀를 숨 막히게 하고 이 심리를 잘 아는 학습 전문가(입시 코디)는 교묘히 이용해서 성과를
‘리틀 포레스트’에서 혜원(김태리 분)은 고향에 도착하여 요리를 한다. 그가 먹은 음식은 식욕도 정신의 허기도 모두 달래준다. 혜원은 서울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자신이라는 나무를 이식할 숲을 찾는다. 그러다 문득 집을 떠난 어머니의 숲을 깨닫게 된다. 그것은 “그동안 엄마에게 자연과 요리 그리고 나에 대한 사람이 엄마의 작은 숲이었다”는 사실이었다. 혜원은 자신의 숲을 찾아 서울행을 택했지만 결국 귀향하여 정작 자신의 숲은 지금 살고 있는 곳일지도 모른다. 영화의 주인공은 모두 자신의 숲을 찾는 여행자이다. 윤용규의 ‘마음의 고향’
사람들은 물리학을 절대적인 진리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정작 물리학자 본인들은 그리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물리학이란 물리적인 현상을 가장 잘 설명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가지고 있는 이론은, 절대적인 이론도 아니고 영원히 최선의 이론도 아니고, 지금까지 얻은 이론 중에서 가장 나은 이론일 뿐이다. 더 나은 이론이 나오면 현재의 이론은 조금도 미련 없이 버린다. 또, 큰 틀에서는 맞는 이론도 작은 틀에서는 끝없이 개선이 이루어진다. 즉 기존의 방정식에 그걸 보정하기 위한 오차 항이 붙는다. 오차 항이 얼마나 더 붙을지는 아
전라남도 기념물 제93호인 완사천(浣紗泉)은 고려 태조 왕건(王建)과 그의 둘째 부인인 장화왕후(莊和王后)가 처음 만난 장소로 알려져 있다. 왕건은 903년부터 914년까지 태봉국의 창건자인 궁예(弓裔)의 휘하 장수였다. 그가 나주로 출전하여 후백제의 견훤(甄萱)과 싸우던 중 산 아래로 오색 기운이 서려 있어 그곳으로 가보니 샘이 하나 있고 거기에서 어여쁜 처녀가 빨래를 하고 있었다.왕건이 목이 마르니 물을 한 잔 달라고 청하자 처녀는 표주박에 물을 뜬 다음 그 위에 버들잎을 한 장 띄워 젊은 장수에게 공손하게 건네주었다. 물을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