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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경 수행 배윤주(선혜심, 50)-상

기자명 법보

동림선원서 2년간 사경공부
온마음 온정성 다하는 수행
사경반 공부처럼 단합 잘돼
불기닦기 등 봉사에도 앞장

선혜심, 50

통도사포교원 장유 동림선원의 불자다. 아름다운 불모산 자락을 뒤로하고 앞으로는 장유계곡, 그리고 현대식으로 잘 지어진 동림선원과 인연을 맺은지 2년이 되어 간다.

동림선원에서는 금강경 사경반을 운영하고 있어 많은 도반과 함께 사경을 하고 있다. 동림선원은 사경을 ‘부처님의 말씀을 한 글자 한 글자 마음에 옮겨 쓰며 실천하는 수행’으로 소개한다. 사경반의 지도법사인 천조 스님께서는 사경에 대해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사경은 법신불을 조성하는 것과 다름없으며 스님들이 선방에서 정진하듯이 온 마음 온 정성을 다해 부처님 말씀에 정성을 기울여야 사경이 원만한 법신불로 탄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글자 하나하나가 부처님을 조성하는 것과 같으니 글자 한 자, 쉼표 하나에도 정성을 들여야 한다는 말씀이셨다. 

동림선원에서 진행되는 사경반의 수행은 이렇게 진행된다. 매주 월요일 경전과 불교 서적으로 빽빽이 채워진 도서관에 단정히 앉아 천조 스님께서 마련해주신 사경 의식문을 정성껏 마음 모아 독송하고 죽비소리에 맞춰 입정한다. 마음을 가다듬고 소중히 챙겨온 사경 도구를 꺼내어 글자 하나, 쉼표 하나까지 정성스럽게 사경하다 보면 어느덧 두 시간을 훌쩍 보내게 된다.

사경 중간에는 맛있는 간식과 차를 나눈다. 이 시간에는 사경하느라 굳어있던 몸을 풀어줄 수 있다. 마지막에는 사경한 경전을 독경하고 사홍서원을 한다. 이렇게 오롯이 사경에 몰입한 뒤 주위를 돌아보면 함께 한 모든 도반님이 아름다워 보인다. 

사경은 본래 불교의 유포를 위해 경전을 사서하는 일을 목적으로 했지만, 사경하는 그 자체가 수행이기도 하고 공덕을 쌓는 일이기도 하다. 함께 모여서 각자의 간절한 발원을 가지고 한 자 한 자 사경하는 힘이 모여서인지 사경반은 늘 단합이 잘 되고 있다. 선원의 각종 행사에도 힘을 보태고 있으며, 불기를 닦고 청소도 도맡아 하는 등 봉사에도 열심이다. 

도반들은 개인적인 기도는 물론 서로를 위해 많은 기도에 동참해주시기도 한다. 처음 10명 정도로 시작하였던 사경반은 이제 26명의 도반이 함께하고 있다. 양적으로도 성장하였지만 사경의 내용도 더욱 다양해졌다. 처음 ‘금강경’ 사경을 시작으로 해서 ‘법화경’ 전권 사경을 하고 관세음보살 42수주진언을 사불하여 채색하는 과정도 거쳤다. 사경 수행 자체가 처음이다 보니 다양하게 시도하였고 이 과정에서 힘든 점도 있었으나, 사경하는 힘, 그 원력의 힘이 현재의 사경반을 가능하게 했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사경 공덕의 힘이 컸던 덕분이리라. 나는 3층 대법당의 법당 소임을 맡게 되었고 현재는 사경반의 반장 소임도 함께 맡고 있다. 법당 소임을 맡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개인적으로는 막연히 발원만 하던 일이 성취된 적이 있다. 그 당시 동림선원은 2층 법당에 석가모니부처님을 모시고 3층 법당에는 삼존불을 모실 예정이었다. 점안 법회를 앞두고 개인적으로 복장 사경을 발원하였다. 사경하는 불자의 입장으로, 법당 소임자의 입장으로도 세 부처님 오심에 감사를 표하고 새로운 서원을 다짐하기 위한 발원이었다. 

복장 사경을 하기로 하고 좋은 먹과 붓, 벼루, 사경지를 준비하였다. 점안 법회 한 달 전부터 기도 입재를 하고서 21일간 매일 한편씩 ‘신묘장구대다라니 범서사경’을 하기로 하였다. 사실 개인적으로 준비한 사경이었기에 21일간 사경하면서 스스로 기도만이라도 열심히 하자는 소박한 발원이었다. 그런데 하루하루 사경을 이어가던 중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천조 스님께서 사경반에 복장 사경을 주문하신 것이었다. ‘금강경’ 한지 사경을 하는 것으로 결정을 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아마 평생의 추억이 될 것이다. 

사경 기간은 열흘 정도라서 짧은 기간 동안 정신을 집중해야 했다. 나는 ‘금강경'과 함께 ‘신묘장구대다라니' 사경도 병행했다. 낮에는 소임을 해야 했기에 주로 밤에 사경을 하였다. 늦은 밤 사경을 하노라면 하루의 번뇌가 잠재워지고 또 새로운 다짐을 할 수 있었다.

 

[1541호 / 2020년 6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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