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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경 수행 배윤주(선혜심, 50)-하

기자명 법보

법화경 사경 후 봉안하면서
사경의 강력함 새삼 또 느껴
사경에 지극함 담아내려면  
나눔과 수행 함께 실천해야

선혜심, 50

그동안 사경했던 ‘법화경'까지 봉안하면서 사경의 힘이 강력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정말로 발원하는 대로 생각하던 대로 이루어졌으니, 평소에 어떤 일이든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설사 불가능해 보이는 일일지라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추구해 나가야 할 것 같다는 희망도 발견했다. 혼자 하는 사경만으로도 이렇게 좋은데 도반들과 더불어 하는 사경은 정말 신심이 솟아나는 과정이며 많은 선지식을 만나는 과정이며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활동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이렇게 선원에 몸담고 사경을 한 이후로 점점 더 장엄한 사경을 하고 싶은 욕심이 솟아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과정일 것이다. 사경 작품전이나 박물관 등에 전시가 되어 있는 아름다운 신라시대, 고려시대의 사경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환희심이 난다. 연꽃문양과 경명으로 아름답게 장엄된 표지와 금색 변상도, 경전의 테두리를 장식하고 있는 정교한 금강저 문양, 한 글자 한 글자 정교하게 조성된 글씨는 사경이 국가적으로 지극한 보살핌을 통해 시행되어온 의식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신라, 고려시대에는 나라에 사경원이 있어 엄숙하고 장엄한 절차에 따라 시행되어 왔다고 한다. 신라시대 사경원의 기록에 등장하는 사경의 의식절차도 분명했다. “사경 종이를 만드는 경우 만드는 사람은 모두 보살계를 받고 닥나무를 재배할 때는 그 나무뿌리에 향수를 뿌려 정결하게 가꾸며 사경 종이를 대하는 마음은 진정 부처님을 대하듯 해야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사경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은 물론 시중을 드는 사람이 모두 빠짐없이 보살계를 받고 음식을 가리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사경에 임해야 했다. 사경원에 나아갈 때는 의복을 정결하게 할 것이며 동자를 앞세워 가는 길에 향수를 뿌리게 하였으며 사경원에 도착하면 삼귀의의 예를 올리고 불전에 삼배한 후 불보살님께 공양물을 올린 다음 자리에 올라 사경하였다”라고 전해진다. 

그러나 더 장엄하고 아름다운 사경에 대한 욕심도 조금 놓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사경을 함이란 부처님께서 설하신 법의 이치를 깨닫기 위함이며 수행의 과정이라는 법문을 듣게 되면 더욱 그렇다. 더 정교하고 섬세한 사경 이전에 좀 더 많은 경전을 공부하며 삶 속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불제자로 거듭나고 싶다는 발원을 세운다.

마침 동림선원에서는 불교대학 전문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부처님의 공덕을 배우는 과정에서 또 한 번의 환희심을 내었다. “천상천하무여불(天上天下無如佛) 시방세계역무비(十方世界亦無比) 세간소유아진견(世間所有我盡見) 일체무유여불자(一切無有如佛者), 나는 일체에 뛰어나고 일체를 아나니 나와 같은 자는 없으며 이 세상에서 나와 비교할 자도 없다. 나는 일체를 이긴 승자요, 일체를 아는 자이니라.” ‘잡아함경’에 나오는 말씀이다. 또 “삼세의 모든 것을 밝은 지혜로 다 알아 닦아야 할 것은 이미 다 닦고 끊어야 할 것은 이미 끊었다. 그러므로 이름을 부처라 한다.” 이 구절을 읽으며 저절로 부처님을 찬탄하고 예경하게 되었다. 또 가끔은 전통식으로 하는 “귀의불 양족존, 귀의불 이욕존, 귀의불 중중존”이라는 삼귀의 구절이 가슴에 확 와닿아 순간적으로 말로 표현하기 힘든 환희심을 경험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기도하고 사경하며 신행 생활을 하다 보니 가족들에게서 가장 먼저 부처님의 가피를 느끼게 된다. 표정이 밝아지고, 남편이나 가족을 탓하며 불평하던 마음도 사라졌고, 어느새 가족의 얼굴에서 부처님을 보게 된다. 부모님을 진심으로 공경하게 되었고 딸아이와는 대화가 술술 풀린다. 이제는 어떤 화제로도 잘 대화할 수 있게 되었다. 딸의 얼굴은 밝아지고 예뻐졌다. 볼 때마다 사랑스럽다. 진심 어린 마음, 지극한 마음 그 자체가 나의 발원이기도 하다. 

선원에 온 지 어느새 2년, 평안해진 나 자신을 발견한다. 불법 인연 있음에 감사드린다. 더 많은 경전을 읽고 한량없는 부처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도반들과 함께 원만한 신행 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발원해본다.

 

[1542호 / 2020년 6월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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