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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불교협회장스님 군부에 “무력 사용 그쳐라” 일갈

  • 사회
  • 입력 2021.02.24 13:10
  • 수정 2021.02.24 16:15
  • 호수 1575
  • 댓글 2

바단다 꾸마라 스님·전국승려협의회 등 2월20일 성명서 발표
국민 89% 불자인 미얀마에서 스님들 활동은 군부에 큰 부담

사진은 미얀마 출신 인권운동가이자 미얀마군부독재타도 위원회 고문 소모뚜씨 제공.
바단다 꾸라마 비윈따 스님. 사진은 미얀마 출신 인권운동가이자 미얀마군부독재타도 위원회 고문 소모뚜씨 제공.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에 항의하는 자국민을 겨냥해 본격적인 강경진압에 나선 가운데 미얀마 불교협회 회장 스님이 “국민들의 평화시위에 더 이상의 폭력은 없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한국불교에서 종정에 해당하는 미얀마불교협회 회장이자 만달레이 반모우 사원 주지 바단다 꾸마라 비윈따 스님은 2월20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집권 군부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국가의 평화를 회복해야 한다”고 밝했다.

바단다 꾸마라 비윈따 스님 “군부가 아무리 큰 힘을 가졌더라고 살생이나 무력을 사용해선 안 된다”며 “방화, 총기 사용, 화학 무기 등 폭력에 대한 책임은 결국 (현재 정권을 장악한) 국가 지도자들에게 되돌아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불교의 사회적 영향력이 막강한 미얀마에서 어떠한 경우라도 불살생은 용납되지 않으며 자신이 지은 업은 반드시 자신에게 되돌아온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분명히 해 군부의 무력진압을 만류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스님은 또 “서로에 대한 원한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 뿐이니 (불교국가인) 미얀마의 존엄성을 고려해 자비심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며 “더 이상 국민이 다치지 않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성명서에는 미얀마전국승려협의회, 만달레이승려협의회, 불교 종단에서 영향력 있는 큰스님 3명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군부가 쿠데타를 예고한 1월26일에도 성명을 발표하고 “평화롭고 법대로 정의롭게 진행하라”고 당부한 바 있다.

이번 성명서는 최근 미얀마 쿠데타로 인해 사망자가 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얀마에서는 쿠데타 발발 이후 총 4명이 목숨을 잃었고 100여명이 크게 다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2월20일 제2의 도시 만달레이에서 군경이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발포해 최소 2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당했다. 사망자 중 한 명은 머리에 총상을 입고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10대 소년으로 알려진 다른 한 명도 가슴에 총을 맞아 병원 이송 도중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9일에도 경찰이 쏜 실탄에 머리를 맞고 뇌사 상태에 빠졌던 한 명이 19일 결국 사망했고, 같은 날 야간 납치를 막기 위해 활동하던 민간 자경단도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현지 불교 관계자에 따르면 종단 차원에서 쿠데타와 관련한 성명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각 지역 사찰에서는 군부 쿠데타를 반대하는 움직임이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외신들에 따르면 많은 미얀마 스님들이 쿠데타에 반대하는 평화 시위 및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는 모습이 다수 포착됐고, 각 지역 불교단체들이 성명서를 통해 지속적으로 쿠데타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미얀마 스님들이 민주화 시위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88년 8월8일 민주화를 요구한 ‘8888’ 민중항쟁과 2007년 예고 없이 휘발유 가격을 인상한 군부에 반대하면서 발생한 ‘샤프란 혁명’에서도 스님들은 늘 선봉에 서왔다. 때문에 국민의 89%가 불자인 미얀마에서 스님들이 적극 나서 군부 쿠데타에 반대한다면 군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얀마 군부의 강경 진압 예고에도 수도 네피도, 양곤 등 미얀마 전역에서 쿠데타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으며, 진압의 강도도 더 거세짐에 따라 미얀마 내 사상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들이 나오고 있다.

김내영 기자 ny27@beopbo.com

[1575호 / 2021년 3월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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