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국사찰 밀양 표충사가 불교식 추모 법회와 유교식 제향을 올리며 임진왜란 당시 승병을 이끌며 나라를 수호한 사명(四溟) 대사의 호국 정신을 기리고 종교 화합과 지역 발전, 코로나 종식을 서원했다.
표충사(주지 진각 스님)는 4월19일 경내 표충사당에서 ‘제555회 사명대사 춘계 향사’를 봉행했다. 이 자리에는 전 통도사성보박물관장 인산, 통도사 선덕 법선, 약수암 주지 현광, 월봉사 주지 보화, 표충사 주지 진각 스님을 비롯한 대덕 스님과 황걸연 밀양시의회 의장, 박준호 경남도의회 경제환경위원장, 김정희 경남 밀양교육지원청 교육장, 이원효 성균관유도회 밀양시지부 회장을 비롯한 유생 및 표충사 신도 등 최소 인원이 참석했다.

명종 5타로 시작된 향사는 불교식으로 종사영반, 헌다 및 헌화 의식이 봉행됐다. 이어 유교제향으로 석전의례가 진행됐다. 행사는 불교·유교 추모의식 후 추모사와 봉행사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표충사는 코로나19 확산방지 차원에서 참석자 전원의 열 체크와 손 소독,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으며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한 간격을 유지하는 가운데 전개했다.


이날 통도사 선덕 법선 스님은 추모사에서 “대덕 스님과 밀양 관내 여러 관계자분과 함께 역사를 잇는 이 자리를 갖게 되어 영광”이라며 “앞으로도 서산, 사명, 기허 대사의 호국 정신을 기리는 이 자리가 여법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사찰과 유도회에서 정성을 다할 것”이라고 취지를 전했다.

황걸연 밀양시의회 의장도 “국난의 상황에서도 나라 수호에 앞장서주신 삼대 성사의 호국 정신을 되새기는 자리를 마련해주심에 감사드린다”며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서 어느 때보다 안정이 필요한 시기에 서로 돕고 사랑하고 지혜를 모아 이 시대 국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화합하는 세상을 가꾸어 참된 불국정토를 이룩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표충사 주지 진각 스님은 “임진왜란 당시에도 어려웠지만 작금의 현실 역시 어려운 상황에 직면에 있다”고 진단하며 “국난 극복에 힘쓰신 사명 대사의 지혜와 자비심을 새겨 코로나19로 인한 국민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리 모두 일상을 회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발원했다. 이어 스님은 “뿐만 아니라 사명 스님의 지혜와 자비심을 배워 남북이 하루속히 하나가 되고 나아가 대한민국이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강대국으로 성장하는 것이 대사의 호국 정신을 이어가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표충사는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일으켜 나라에 큰 공을 세운 사명 대사의 충훈(忠勳)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표충사당(表忠祠堂)이 있는 도량이다. 사명 스님을 비롯해 스님의 스승 서산(西山) 스님, 임진왜란 때 금산(錦山) 싸움에서 전사한 기허(騎虛) 스님의 영정이 나란히 봉안돼 있다. 매년 봄과 가을마다 불교식 추모의례와 유교식 제례를 통해 세 스님의 호국 정신을 선양해 왔다. 지난해 가을에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유교식 제례는 생략한 바 있다.





밀양=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583호 / 2021년 4월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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