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도와 유교도가 함께 임진왜란 당시 나라 수호에 헌신한 사명 대사의 호국 정신을 기리는 의식이 호국성지 경남 밀양 표충사에서 봉행됐다.
표충사(주지 진각 스님)는 4월4일 경내 표충사당에서 ‘제557회 사명대사 춘계향사’를 봉행했다. 이날 법석은 불교식 추모재와 유교식 제향으로 서산, 사명, 기허 대사의 호국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의식은 명종 5타, 삼귀의, 반야심경, 종사영반, 헌다, 헌화, 유교제향, 추모사, 인사말, 사홍서원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전 통도사 주지 원산, 통도사 선덕 법선, 통도사 극락암 호국선원 선덕 도오, 중앙종회의원 효림, 삼조, 울산 월봉사 주지 보화, 내원암 주지 진응, 양산 화엄사 주지 수운, 표충사 청하암 감원 자허, 용궁사 주지 정무, 보문사 주지 용경 스님과 표충사 서래각 선원 및 극락암 호국선원 대중 스님들이 동참했다. 또 김성규 밀양부시장, 이원효 성균관유도회밀양시지부 회장, 김명환 밀양 향교 전교 등 밀양 지역 유교 관계자와 박해덕 포교사단 경남지역단장 등 포교사, 표충사 신도들이 동참했다.


이날 전 통도사 주지 원산 스님은 추모사에서 “임진왜란의 어려운 난국에 스님들께서는 가사를 방패로 삼고 죽창으로 무기를 삼아 의승병을 일으켜 호국에 나섰다”며 “특히 나라를 위하는 헌신의 원력으로 사명 큰스님께서는 당시 일본에 잡혀간 조선인 포로 3300명의 귀환을 이끌고 나라의 보배를 돌려받으며 일본에서도 ‘설보화상(說寶和尙)’으로 불릴 정도로 대도인으로 추앙받으셨다”고 추모했다. 이어 스님은 “남북이 갈라져 있는 이 시대에 대한민국의 과거를 거울삼아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모든 국민들이 사명 스님의 호국 정신을 돌아보고 새기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표충사 주지 진각 스님도 인사말에서 “코로나의 어려움이 아직 상당한 시기에도 사명대사의 호국 정신을 기리는 이 자리를 찾아주신 대덕 스님과 내빈 여러분께 깊이 감사 드린다”며 “표충사 대중은 항상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선대 스님들의 원력과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 시대 참된 호국의 가치를 실현해 나아가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발원했다.

김성규 밀양부시장 역시 “완연한 봄의 기운이 가득한 도량에서 우리 지역의 성인 사명대사를 기리는 자리에 함께하게 되어 뜻깊다”며 “모든 밀양 시민을 대신해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전하며 대사의 호국 사상을 널리 선양하는데 밀양시가 항상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표충사는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일으켜 나라에 큰 공을 세운 사명 대사의 충훈(忠勳)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표충사당(表忠祠堂)이 있는 도량이다. 사명 스님을 비롯해 스님의 스승 서산(西山) 스님, 임진왜란 때 금산(錦山) 싸움에서 전사한 기허(騎虛) 스님의 영정이 나란히 봉안돼 있다. 매년 봄과 가을마다 불교식 추모의례와 유교식 제례를 통해 세 스님의 호국 정신을 선양해 왔다.








밀양=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628호 / 2022년 4월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