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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 “정청래 발언으로 불교계 심려 끼쳐 죄송하다”

  • 교계
  • 입력 2021.11.08 16:14
  • 수정 2021.11.08 16:30
  • 호수 1609
  • 댓글 1

11월8일 총무원장 원행 스님 예방서
“정 의원, 발언 책임지는 게 맞다” 밝혀
“불교계, 종교 중 유일하게 법률에 의해
재산권 침해…상응하는 예우·보상 필요”
원행스님 “국민 위한 정치해 달라” 당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1월8일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예방해 정청래 의원의 불교폄하 발언과 관련해 대신 사과했다. 총무원 홍보국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1월8일 오후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찾아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예방하고 정청래 의원의 불교폄하 발언과 관련해 사과를 표명했다. 대선후보가 같은 당 국회의원의 국정감사 발언과 관련해 사과를 표명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불교계의 불편한 민심을 조기에 진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원행 스님은 이날 “(이 후보는) 서민의 사정을 잘 알고, 경륜이 풍부하다”며 “앞으로 국민들을 위한 정치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이 후보는 “부족함이 많다”면서 “가르침을 주시면 잘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런 가운데 원행 스님은 이 자리에 배석한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가리키며 “의원님께서 국정감사에 나와 하시는 발언을 잘 봤다”며 “잘하고 계시는 것 같다”고 덕담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원장스님께서 국정감사 발언을 하시니 찔리는 것이 있다”면서 “우리 식구 중 하나가 국정감사에서 과한 표현으로 불교계에 심려를 끼쳐드려, 대표님이 사과의 말씀을 하셨지만, 저도 대표할 자격이 있다면 대신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말한 “우리 식구 중 하나”는 정청래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 의원은 올해 10월5일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국립공원 내 문화재관람료를 ‘통행세’로, 이를 징수하는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빗대 사기꾼 집단으로 매도한 바 있다.

이 후보는 “불교문화가 사실 우리 문화의 뿌리다. (그럼에도) 종교단체 중 유일하게 법률에 의해 재산권 제한을 받고 있어 부담도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언제나 부담을 주면 그에 상응하는 예우와 보상이 있어야 하는 데, 그 점에 있어 불교계가 아쉬움이 많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행 스님은 “문화재관람료는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징수하는 것이고, 불교계가 국가문화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받고 있는 것”이라며 문화재관람료의 정당성을 설명했다. 이어 “궁(宮)을 비롯해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문화재에 대해서는 전부 국가에서 관리하고, 이로 인해 많은 관리 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안다”며 “사찰은 수십 점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지만 스님들이 살고 있어서 국가에서 부담이 덜 한 것이다. 이를 간접세로 받는 것인데 국회의원도 잘 이해를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원행 스님은 “그분(정청래)이 빨리 사과를 하던지, 잘못 생각했다고 했으면 되는 데 고집이 쎈 것 같다”고 뼈있는 농을 건네자, 이 후보는 “표현의 문제나 이런 부분에 대해 어쨌든 일정 정도 책임지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또 “불교유산에 대한 책임을 불교계가 지고 있어 그에 상응하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데, 그 경계지점에서 논란이 있고 오해도 있다”면서 “문화자산관리에 대한 국가적 필요에 의해 불교계가 대신 책임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 각별히 살피겠다. 다시 한 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재차 사과했다. 이어 “불교계 어른들도 넓게 이해해주시길 바란다”면서 “(문화재관람료 문제 해결에) 필요한 제도나 법률을 당에서도 충분히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원행 스님은 “대선공약에 정식으로 채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건넸고, 이 후보는 “챙겨보겠다”고 화답했다.

이 후보는 비공개로 전환되기 직전 “정치의 본령이 통합이고, 그동안 종교계가 그 역할을 많이 해왔다”면서 “저희도 편가르지 않고, 국민들이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 많이 도와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이재명 후보의 예방에는 교육원장 진우, 포교원장 범해, 총무부장 금곡, 기획실장 삼혜, 재무부장 탄하, 문화부장 성공, 사회부장 원경, 호법부장 현민, 종책특보단장 혜일, 조계사주지 지현 스님이 배석했고,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서영교, 김병주, 이수진, 유정주, 문진석, 한준호 의원 등이 동행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609호 / 2021년 11월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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