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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대 종정 성파 대종사 “상대 배려하고 존중하는 삶 살아야”

  • 교계
  • 입력 2022.03.24 17:34
  • 수정 2022.03.25 16:31
  • 호수 1626
  • 댓글 0

3월24일 추대법회 앞두고 기자간담회
“갈등·대립, 배제하려는 마음서 비롯”
“상대 배려·공경한 상불경보살 정신필요”
조계종, 3월30일 조계사서 추대법회봉행

조계종이 3월30일 서울 조계사에서 제15대 종정 중봉당 성파 대종사의 추대 법회를 봉행하기로 한 가운데 성파 대종사가 기자간담회를 통해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상불경보살(常不輕菩薩)의 정신으로 갈등과 대립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첫 가르침을 내렸다.

성파 대종사는 3월24일 영축총림 통도사 해장보각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의 시대는 모두 자신이 잘난 것만 강조해 대립과 갈등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시대일수록 상불경보살의 정신이 필요하다. 모든 존재를 가벼이 여기지 않고 공경하는 자세, 상대방을 배려하고 공경하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성파 대종사는 현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법을 묻는 질문에 자신은 그저 “산승에 불과하다”며 겸양을 보이면서도 ‘상불경보살’을 언급하며 그에 대한 답을 대신했다. 상불경보살은 ‘법화경’의 ‘상불경보살품’에 등장한다. 모든 존재를 결코 가벼이 여기지 않겠다는 서원을 세우고, 만나는 모든 이에게 절을 하고 찬탄하는 보살이다.

 

스님은 “우리 사회 전반에 반목과 질시가 팽배하다”며 “상대방을 입 도끼로 쪼아대고 소리 나지 않는 총으로 쏘아대는 등 남을 배제하려는 마음에서 대립과 갈등이 생겨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불경보살은 만나는 모든 존재를 가벼이 여기지 않고 공경했다”며 “이런 어려운 시대에 어떤 답을 제시하는 것보다 우리 스스로 상불경 보살의 길을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우리 사회에 만연된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낮은 자세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을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하심과 함께 선한 마음의 가치를 당부했다.

스님은 “코로나보다 더 악랄한 것이 무엇인지 아느냐”고 반문한 뒤 “바로 마음을 악하게 먹는 악심”이라고 했다. 이어 “인간의 마음은 선심도 있고 악심도 있다. 악심을 품고 악심을 행하면 코로나보다 더 남에게 피해를 많이 줄 수 있다”면서 “개개인이 악심을 품지 말고 선심을 품고 선심으로 행한다면 꽃이 피고 잎이 돋아나듯 봄바람을 부르는 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성파 대종사는 한국전통문화연구원을 설립하고 불교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는 데도 앞장서 왔다. 특히 남다른 문화적 안목으로 예술가들과 소통하며 옻칠, 천연염색, 민화를 수행으로 삼아왔다. 그렇기에 스님은 한국불교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이어가는 활동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는 뜻도 전했다.

스님은 신라 자장 스님이 50세가 넘는 나이에 중국으로 건너가 당나라 황제에게 ‘화엄경’을 설법했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우리 불교의 역사와 문화, 정신은 세계 어느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는 독창적이고 우수하다”며 “한국불교에 전승되고 있는 전통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선양하는 일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스님은 또 종단 운영에 대한 질문에 대해 “지금 종단문제에 대해 거창한 답을 준비하진 못했다”면서 “태풍이 불면 태풍 단속을 하고 산불이 나면 산불을 꺼야 하는 것처럼 종정으로서 필요한 일이 있다면 그 때 그 때마다 필요한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다만 스님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화합”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반영하듯 성파 스님은 종정추대를 앞두고 종도들에게 화합을 강조하며 ‘상요청규 필수화목 보리군생(常要淸規 必須和睦 普利群生, 항상 청규를 따르고 화목하며 지혜로써 두루 중생을 이롭게 하라.)’라는 교시를 내렸다.

스님은 “승가는 출신, 연령이 다른 사람들이 각각 모여서 살아가는 특수 사회”라며 “사회로 치면 법이라고 할 수 있는 청규를 잘 지키고 개개인의 성격이 다르니 화목해야 하며 화목하면 그 다음부터는 상구보리와 하화중생, 수행 잘하고 스스로 모범이 되게 해야 다른 이들도 본받을 수 있으니 스스로 잘 하자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조계종은 3월30일 오후 2시 서울 조계사에서 제15대 종정추대법회를 봉행한다. 법회에는 종단 스님을 비롯해 정관계 인사, 이웃종교인, 신도 등 2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성파 스님은 월하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60년 통도사에서 월하 스님을 계사로 수계했다. 1998년 봉암사에서 수선 안거한 이래 26안거를 성만했다. 제5·8·9대 중앙종회의원, 통도사 주지, 학교법인 영축학원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4년 1월7일 동화사에서 대종사 법계를 품수했다. 2018년 3월 영축총림 방장으로 추대돼 후학들을 제접해 왔다.

양산=주영미 기자 ez0001@beopbo.com

[1626호 / 2022년 3월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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