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시 조안 할리팩스, 툽텐 진파, 차드 멩 탄, 팝루 스님, 직메 린포체 등 이름만 들어도 알법한 세계적인 명상 대가들이 한국을 찾는다. 이들의 방한 이유는 바로 조계종이 주최하는 2024 불교도 대법회(국제선명상대회) 참여를 위해서다. 특히 로시 조안 할리팩스, 툽텐 진파의 경우 조계종 초청으로 처음 방한해 대중들과 소통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더욱 뜨겁다.
조계종은 전국적으로 선명상을 보급해 선명상 붐을 일으키고 나아가 세계화를 꿈꾸고 있다. 아울러 선명상을 기반으로 ‘UN세계명상의날’ 지정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명상지도자를 초청해 다양한 행사를 기획한 이유다. 이는 선명상 세계화의 첫걸음인 셈이다. 조계종은 세계적인 명상가들에게 선명상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체험하게 함으로써 한국불교 명상의 진수를 보여주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명상 네트워크를 구축해 이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선명상이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고 이들을 통해 선명상을 전파, 전 세계 명상계를 주도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들은 9월 27일 시작되는 환영 만찬을 시작으로 국제선명상대회 개막식, 특강, 컨퍼런스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9월 28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불교도대법회-국제선명상 대회 개막식에서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과 무대에 올라 선명상 실참의 시간도 갖는다.
미래본부 사무총장 성원 스님은 “불교 명상에 깊은 관련이 있는 명상가들을 초청했다. 기존 명상이 아닌 선명상을 선보이기 때문에 이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며 “선명상을 직접 해보면 ‘아 이게 선명상이구나’를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분들을 중심으로 선명상의 저변을 확대해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적인 명상지도자가 참여함으로써 대회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물론 국내 명상 붐을 일으키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명성있는 지도자들과 교류를 하면서 지속적으로 한국명상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창구로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로시 조안 할리팩스(Roshi Joan Halifax)는 불교 지도자, 사회 운동가, 저술가로 널리 알려져있다. 미국 뉴멕시코주 산파테의 우파야 선 센터(Upaya Zen Center) 설립자이자 주지로 세계적인 선사이자 의료 인류학자로 꼽힌다. 특히 호스피스 및 임종 돌봄 분야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불교 철학과 명상을 바탕으로 전 세계 학술 기관과 의료 센터에서 죽음과 임종에 대해 강연하고, 임종을 앞둔 사람들의 명상적 치료를 위해 ‘죽음과 함께하는 삶’ 프로젝트를 창설했다. 수감자들을 위한 명상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우파야 프리즌 프로젝트를 설립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불교와도 인연이 깊은데 선(禪)승이자 한국불교 세계화에 앞장선 숭산 스님의 제자다. 숭산 스님 밑에서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며 정식으로 불교에 귀의하고 10년간 수행했다. 그는 9월 30일 범어사에서 ‘죽음명상, 죽음이 있기에 아름다운 삶’을 주제로 강의를 펼친다. 10월 1일 국제컨퍼런스에서는 ‘내면의 고요, 외면의 실천 : 사회적으로 참여하는 삶을 위한 명상(내면의 고요, 외면의 실천:사회적으로 참여하는 삶을 위한 명상’을 강연한다.
달라이 라마 공식 통역사로 알려진 툽텐 진파(Thupten Jinpa)는 티베트 출신 학자이자 과학과 불교 교류를 위해 설립된 ‘마인드&라이프’ 의장이다. 스탠퍼드 의과대학 부설기관인 자비와이타심연구 교육센터(CCARE)에서 스탠퍼드 자비계발수행(Compassion Cultivation Training)을 개발했다. 특히 자비연구소(Compassion Institute™)을 이끌며 고통의 시대를 살아가는 핵심 가치로 자비를 강조, 이를 널리 확산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남인도 종카르데 초데 사원에서 승려 교육받았고, 간덴 대학 살체 불교대학에서 가장 높은 학위 중 하나인 Geshe Lharam를 취득했다. 이후 5년간 불교 인식론, 형이상학, 중도 철학, 불교 심리학을 가르쳤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서양 철학과 종교학 박사 학위를 받고 캐나다 맥길 대학 티베트 불교 철학 부교수로 임용됐다. 툽텝 진파는 1985년부터 달라이 라마의 여러 저술, 번역, 편집에 참여하면서 전 세계에 티베트 불교 철학을 전파하는데 기여했다.
9월 29일 서울 봉은사에서 ‘두려움 없는 마음, 자비를 꽃 피우다’를 강연하며, 9월 30일은 중앙승가대학을 찾아 학인스님을 대상으로 ‘Mind life로 확인한 명상의 힘(수행과 포교의 관점)’을 교육한다. 자비를 핵심 가치로 삼고 있는 만큼 국제컨퍼런스에서도 ‘자비를 품다:다정한 사회를 위한 통찰’을 기조발제한다.

전 구글 엔지니어 출신 명상가 차드 멩 탄(chade-Meng Tan)은 명상과 감정을 중심으로 한 마음챙김 프로그램 ‘SIY’을 개발하며 구글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감정 지능을 발전시키는데 큰 도움을 줬다. 이후 이 프로그램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차드 멩 탄은 마음챙김 명상 트렌드를 이끄는 선구자가 됐다.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 ‘기쁨에 접속하라’ 등을 출간하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
특히 차드 멩 탄은 지난해 서울 국제불교박람회에서 진우 스님과 명상을 주제로 담마토크를 진행, 명상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차드 멩 탄은 이번 국제선명상대회에 참석해 마음챙김을 통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방안을 대중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9월 29일 서고사에서 ‘명상 수행과 행복한 삶’을, 30일 보문고등학교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뇌를 깨우는 15초의 기적! 명상’을 강의한다. 국제컨퍼런스에서는 ‘오래된 지혜와 경쟁사회의 명상’을 발표한다.
팝루 스님(Brother phap Luu)은 숭산 스님이 세운 관음선종에서 스님에게 직접 수행지도를 받았다. 플럼빌리지에서 출가해 이후 플럼빌리지 전통의 미국 수행처 디어 파크 사원에 머물며 다양한 수행프로 그램을 지도하며 명상을 통해 내면의 평화를 찾아가는 법을 일러주고 있다. 플럼빌리지에서 발행하는 잡지 ‘마인드풀니스 벨’의 편집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특히 스님은 청년들을 위한 ‘Wake Up’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는데 미국, 영국, 스페인에서 투어를 조직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음챙김을 전파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또한 ‘Wake Up Schools’이니셔티브를 통해 각 학교에서 기본적인 마음챙김 호훕 등 수행법을 나누고자 힘쓰고 있다.
팝루 스님은 9월 29일 평창 월정사에서 ‘나와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삶! 修行!’ 초청 특강을, 10월 1일에는 ‘불이(不二)의 알아차림, 치유를 가져오는 내면의 힘’을 기조발제한다.
직메 린포체(Tulku Jigme Thrinley Rinpoche)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티베트 불교 명상과 철학을 가르쳐온 명상지도자다. 종교와 상관없이 마음의 평화를 위해 수행할 수 있는 글로벌 안거 센터의 비전을 실현하고자 2013년 미국 오레곤에 ‘평화와교육팔모센터’를 설립했다. 중독, 우울증, 불안 등과 같은 현대인의 정신 건강 문제를 티베트 불교 수행법을 활용한 ‘로종 마인드 트레이닝’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해왔다. 뿐만 아니라 여러 종교간 대화에 관심을 기울여왔으며, 신경과학, 심리학, 경제학, 의학, 명상 등 다양한 학문의 교류를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하며 티베트 불교, 명상을 발전시켜왔다.
직메 린포체는 9월 29일 서울 조계사에서 ‘진정한 깨달음의 기준! 자비와 지혜’를 통해 대중과 만날 예정이며, 10월 1일 국제컨퍼런스에서 내면의 빛:불안과 우울의 파도를 헤쳐나가는 명상의 기술’을 공유할 계획이다.
김민아 기자 kkkma@beopbo.com
[1746호 / 2024년 10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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