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형상을 한 초콜릿과 빵이 전시·판매되고 특허까지 얻었다. 불교문화의 최신 트랜드를 보여준다는 박람회에도 등장하고 대한민국 최대의 불교 유적지로 손꼽히는 경주에서도 특허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제법 인기도 끌고 화제도 모은다. SNS에서는 부처님 형상의 초콜릿을 녹여 먹고, 부처님 얼굴 모양의 빵을 베어 먹으며 “재밌다” “귀엽다” “맛있다” “아이디어가 좋다”고 칭찬하고 자랑하는 글도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반면 그런 모습을 불편해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박람회장에서는 불상을 녹여 먹는 모습에 경악한 스님들의 고성이
‘연화’. 지난해 창립된 진주 경상국립대 불교학생회의 공식 이름이다. 조계종 전 종정 청담 스님의 모교인 경상국립대는 과거 불교학생회가 무척 활성화되어 있던 곳이다. 그러나 세월의 부침 속에서 대학생 포교가 시들해지면서 경상국립대 불교학생회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급기야 수년 전부터 신입생의 발길이 끊기고 그나마 남아 있던 재학생들마저 줄어들면서 불교학생회는 대학의 공식 동아리에서 제외됐다. 이를 가장 안타깝게 여긴 것은 경상국립대 교수불자회였다. 신심 깊은 교수들이었지만 그들도 마땅한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관음종 소속의 진
언론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사건 보도와 정보 제공, 각종 사회적 의제를 제시한다.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도 언론의 주요 기능 중 하나다. 불교 언론도 다르지 않다. 다만 포교와 교육, 불교를 외호하는 호법의 역할을 크게 강조하는 점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12월6일 법보신문 임직원과 필진 등 구성원들이 올 한해를 성찰하는 뜻깊은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원로학자이자 ‘한국역사와 불교’를 주제로 2017년 1월부터 5년째 연재를 이어오고 있는 최병헌 서울대 국사학과 명예교수가 필진을 대표해 축사했다. 최 명예교수는 법보신문의 발
얼마 전 법보신문사 앞으로 두툼한 서류봉투 하나가 등기로 전달됐다. 광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한 재소자가 보낸 서류봉투에는 편지지를 모아 책으로 엮은 교정노트가 담겨 있었다.재소자는 동봉한 편지에서 스님과 불자들의 법보시로 매주 법보신문을 받아보고 있다면서 “보내주신 법보신문으로 올 한해도 부처님의 크신 가피를 입었다”며 “15년의 길고 긴 담 안의 삶을 좋은 마음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줘 고맙다”고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이어 한 달 전 발생한 이태원 참사를 언급하며 “재앙에 가까운 참사에 옥중에 갇혀 있는 죄인이지만 이렇게라
2020년부터 우리 사회를 덮친 코로나19는 삶의 많은 부분에서 큰 변화를 가져왔다. 줄줄이 문을 닫는 사업체들과 밤 10시가 지나면 깜깜해지는 거리, 마스크가 필수인 외출…. 이젠 엔데믹이 가까워지며 많은 규제가 풀렸음에도 코로나 이전의 삶이 오히려 어색하다. 가장 많이 바뀐 것은 ‘비대면’이다. 대면으로 진행해온 모든 일들, 회의를 비롯해 면접, 스터디, 영업, 심지어 각종 공연까지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이젠 키오스크(무인 판매기)로 주문하는 게 익숙하다.이는 수행 패러다임도 전환시켰다. 기존의 수행자들은 선방과 같은 수행처에
‘장독대와 브랜드’라 하면 무슨 싶기도 하지만 이는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을 대표하는 사업 ‘종로&장금이’를 말한다. 2013년부터 시작한 사업이 올해로 꼭 10년을 맞았고, 최근 장담그기 노하우를 담은 ‘장금이의 장맛’까지 출간하기에 이르렀다. ‘종로&장금이’는 애초 전통장 문화를 전수하기 위한 노인전문자원봉사단에서 시작했다. 단순히 복지관 프로그램 중 하나였기에 어르신들이 장문화를 학습하고, 장을 담그는 활동에 그쳤다. 시간이 흐를수록 참여자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종로&장금이에 대한 지속가능성을 확인하면서 복지관은 새로운 도전에 나섰
문화대혁명을 겪은 중국은 유구한 역사의 뿌리를 스스로 송두리째 잘라버렸다. 뿌리가 잘린 나무는 다시 자랄 수 없듯, 파괴되고 끊어진 역사는 되살릴 수 없었다. 그것을 누구보다 절감한 중국은 지금 동북공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변 민족과 국가들의 역사를 자기 것이라 우겨 중국 문화의 공백을 채우려는 것이다. 이왕이면 그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을 가져가고 싶을 터. 한민족과 한반도의 역사·문화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당연하다. 고구려도, 김치도, 한복도 무조건 자신들의 것이라고 우긴다. 그 모습이 뿌리 잘린 꽃처럼 보여 안쓰러운 마음마저
과거 사람들은 ‘장수’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으나 지금은 ‘장수’보다 ‘어떻게 잘 사는가’로 초점이 옮겨졌다. 의학의 발전으로 평균수명과 기대수명이 증가하면서 100세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조계종 교육원에서 은퇴출가한 사미·사미니 스님들을 대상으로 의무교육을 진행했다. 지금껏 사미·사미니계를 수지한 스님들을 위한 교육은 수차례 진행됐으나 오롯이 은퇴출가자들만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교육에는 사미 25명, 사미니 14명 등 총 39명의 은퇴출가자가 참여했다. ‘은퇴출가에 관한 특별법’은 2017년
서울 강서구 화곡동 조점향(일법수, 64) 불자는 매달 한 번씩 해오던 새치염색을 멈췄다. 늘어가는 흰머리에 주변에선 “염색 좀 하라”고 아우성이지만 “새치도 있는 그대로의 멋”이라고 애써 둘러댄다. 그럼에도 그가 염색을 하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다. 화학재료가 들어간 염색약으로 건강에 좋지 않을 뿐더러 물도 지나치게 많이 사용되기 때문이다.조 불자는 일상생활에서 에너지 소비 줄이기 운동을 해오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는 재난 소식에 더 이상 기후위기를 외면 할 수만은 없었다. 최소한의 물만
부산에서 도심포교당을 운영하는 한 스님은 최근 시내에서 갑작스러운 상담 의뢰를 받았다. 주차장에서 주차요금을 계산하던 60대 후반의 중년으로부터 고민을 듣게 된 것이다.남성은 자신이 은퇴 후 절에서 소일하며 조용히 여생을 보내고 싶은데 그럴만한 곳을 추천해 달라는 것이었다. 갑작스러운 질문이었지만 스님에게 이런 경험은 처음이 아니었다. 의외로 이 같은 고민을 지닌 시니어 세대가 주변에 상당히 많다는 것이 스님의 설명이다. 고령화로 사회 전반에서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어떻게 회향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는 낯선
국립중앙박물관이 9월3·4일 관내 극장 ‘용’에서 반가사유상을 소재로 한 ‘사유의 길’ 공연을 개최한다. 국립무용단에서 훈련장으로 활동하는 무용수 장윤나가 주인공 자아 역을 맡는다. ‘소유’ ‘멈춤’ ‘비움’ 3막으로 구성된 ‘반가사유상의 생각’을 몸짓으로 표현해 관객과 소통할 예정이다. 국립중앙박물관 대표 브랜드 전시 ‘사유의 방’이 전하는 감성을 무용이라는 장르로 확장해 고요와 침잠을 선사하기 위해 기획된 무대다.한국의 대표 브랜드 ‘반가사유상’이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대중에게 다가서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7월19일 폐회한 제225회 조계종 임시종회는 사실상 17대 중앙종회의 마지막 본회의였다. 이 때문인지 임시회에는 5건의 종헌개정안과 8건의 종법개정안이 상정돼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막상 본회의에서는 5건의 종헌개정안이 모두 부결되거나 이월됐고, 종법개정안도 단 3건만 가결되는 데 그쳤다. 하안거 기간 중인 데다 임기가 석 달여 밖에 남지 않은 중앙종회가 이례적으로 임시회를 열었던 의욕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특히 이번 임시회에서 원로회의가 숙고 끝에 중앙종회에 요청한 원로회의 의장단 임기를 단축하는 종헌개정안마저 부결된 것은
“나 불교 믿어. 법명도 받았어, 보덕심. 관세음보살의 마음이라는 뜻이야. 내 재판이고, 내 결혼이고, 내 인생이야.…결혼을 해야 한다면 언니랑 할 거야. 사랑하는 사람이랑 할 거야.”요즘 인기를 모으고 있는 채널ENA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대사다. 드라마 2화의 등장인물 ‘화영’은 결혼식 도중 웨딩드레스가 흘러내리는 사건으로 파혼에 직면했다. 그녀의 등 뒤에 새겨진 ‘관세음보살’ 문신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교회 장로였던 그녀의 예비 시할아버지는 이 사건으로 화영을 탐탁지 않게 여겼고, 화영의 아버지는 딸이 망신을
어릴 적부터 불교를 접한 사람에게는 불상이나 법당 등의 불교문화가 친숙할 것이다. 그러나 불교를 처음 접한 사람에게는 황금색 불상, 거대한 석상, 지옥도 등이 어색하게만 느껴진다. 불교는 한국과 1700년을 함께하며 다양한 문화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종교에 대한 관심과 신규유입이 감소하자 종교는 아는 사람만 아는, 요즘말로 고인물이 되어버렸다. 고인물은 환수나 여과가 이뤄지지 않으면 썩기 마련이다. 불교계는 이를 인지하고 젊은 불자 포교에 진력해왔다. 종립학교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그런데 종립학
기술과 환경이 변화하면서 노인들의 평균 수명도 길어졌고, 노년기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고민해야할 시점이 왔다. 은퇴 후 노인들은 소득보장, 사회참여를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2004년 노인일자리 사업이 도입되면서 공익·민간 부문에서 많은 일자리가 제공됐다. 그에 따라 노인들의 빈곤문제 해결, 활발한 사회참여, 삶의 질 개선 등 여러 긍정적인 효과를 낳았다.올해 5월 경기연구원이 발표한 ‘60세이상 노인 노동자의 노동 환경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인노동자의 97.6%가 계속 일하기를 희망한다고 응답했다. 설문에 참여한 노인 중
6월8일 JTBC 수목 드라마 ‘인사이더’가 법당을 도박판으로, 스님을 도박꾼으로 묘사하며 불자들의 공분을 샀다. 불교계 단체들은 잇따라 성명을 발표하고 JTBC와 제작사의 공개 참회, 해당 영상 삭제, 재방송 송출 중단 등을 요구했다. 이에 6월13일 드라마 관계자들이 조계종을 방문해 사과했고 방송을 통해 사과문을 송출하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불교계의 체계적이고 발 빠른 대처에 긍정적인 평가도 이어졌다.돌아보면 영화와 TV드라마 등에서 불교는 자주 등장했다. ‘달마야 놀자’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도깨비’ ‘나의 아저씨’
불교문화 전반에 지대한 공적을 남긴 홍윤식 동국대 명예교수가 2020년 5월28일 밤 세연을 마쳤다. 그리고 홍 교수의 2주기였던 지난 달 추모집 ‘연사회상의 인연 그 참다운 동행’(집옥재)이 비매품으로 발간됐다. 고인이 생전에 쓴 글과 인연 있는 이들의 추모글을 엮어낸 책이다. 서문은 간행위원장을 맡은 제자 한상길 동국대 교수가 썼다. “아쉽고 서운한 마음에 추모집 간행을 발의했고 처음엔 제자들 모임인 연사회(蓮史會) 회원들 글만 실으려 했지만 선생님은 우리들 만의 선생님이 아니었다.”추모집에 실린 글은 모두 86편. 분량은 50
차별금지법이 처음 발의된 지 15년 만인 5월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가 관련 공청회를 개최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양당의 사전 합의 없이 결정된 공청회에 응할 수 없다”며 참석은 물론 진술인 추천도 거부했기 때문이다.이날 공청회를 두고 국민의힘 의원들 없이 민주당 의원들만 참석한 ‘반쪽짜리 공청회’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앞선 19일에도 민주당의 주도로 공청회 계획서가 채택되자 곧바로 ‘공청회 보이콧’을 선언했다. 차별금지법이 “시민사회 논
부산시 무형문화재 제9호 ‘부산 영산재’ 의식을 연구하고 교육하는 사단법인 부산영산재보존회 이사 성림 스님(부산 사상구 관음사 주지)은 얼마 전 무척 당혹스러운 일을 겪었다. 부산시 무형문화재 보유자 심사에서 탈락 사실을 통보받았기 때문이다. 부산 영산재의 전통을 이어 누구보다 앞장서 의식을 집전하고 교육해 온 스님이 정작 보유자 심사에서 떨어졌다는 사실은 스님은 물론 부산영산재보존회 모든 스님에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실이었다.부산 영산재는 영남범패를 기본으로 바라, 나비, 장엄 등 네 분야가 어우러진 불교 전통의 종합 예술 의식이
3년여 간 지속된 코로나19 방역조치가 조금씩 완화되고 있다. 2022년이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장밋빛 기대도 커지고 있다. 불교계 역시 국가중요무형문화재인 연등회가 3년 만에 재개되는 등 따뜻한 봄바람을 타고 반가운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잔뜩 움츠렸던 불교미술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코로나19로 세상이 멈춰 서기 전 불교미술계는 부처님오신날을 전후해 크고 작은 전시회로 봉축기간을 장엄했다. 부처님오신날은 불자들에게 가장 큰 축제이기도 하지만 불교미술인들이 전시회를 통해 지난 1년간의 노력과 열정을 선보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