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호라는 배우가 일본에서 독도 질문을 받자 기자의 볼펜을 낚아챘다. 그리고 물었다. “볼펜을 빼앗긴 기분이 어떠세요?”불교계가 허준호의 심정이다. 정부는 1970년 국립공원을 지정하면서 사찰 땅을 일방적으로 편입시켰다. 편입된 곳은 스님들이 ‘산감’직책까지 만들며 지켜온 숲이기에 풍경이 아름다워 국민들이 주로 찾는 명소가 됐다. 그러나 정부는 어떤 보상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각종 규제로 기와 하나 마음대로 올리지 못하게 옭아맸다. 그러면서 그곳에 도로를 뚫고 건물을 세웠다. 이렇게 당한 것도 억울한데 이제는 정부가 불교계를 향한
특정종교 성지화와 역사 왜곡으로 수년간 논란을 빚었던 서소문역사공원이 6월1일부터 시민에 개방되면서 “결국 가톨릭 성지가 되고 말았다”는 비판이 거세다. 기존 서소문공원에 있던 고려시대 윤관 장군의 동상이 철거되고 역사적 상징성을 가진 이필제 등 동학농민군지도자의 참형‧효수 기록 등은 찾아볼 수 없는 대신, ‘성 정하상 기념경당’ 등 가톨릭 추모시설과 미사시설이 건물 내 들어섰기 때문이다. 가톨릭계 역시 서소문역사공원을 ‘순교성지’로 규정하는 모습이다. 가톨릭계 언론에 따르면 공원 개관을 맞아 열린 축성‧봉헌미사에서 염수정 추기경은
“부처님의 자비로 가득하면 이 세상에 평화가 흘러 넘칠 것입니다.”천주교 서울대교구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5월8일 조계종에 불기 2563년 부처님오신날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다.염 추기경은 축하 메시지에서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부처님의 평화와 자비의 정신이 더욱 절실하다”며 “불교에서 가르치듯이 모든 존재가 존귀한 존재임을 깨닫고, 자기 안의 탐욕을 비워 자비를 채워나간다면 이 세상에 평화가 강물처럼 흘러넘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처님오신날 봉축표어인 ‘마음愛 자비를! 세상愛 평화를!’처럼 불자들과 그리스도인들이 세상 곳곳
선가에 구두선(口頭禪)이라는 가르침이 있다. 수행은 뒷전이고 말로만 떠드는 것을 경계하는 말이다.후보 시절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공약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 이후 여성의 인권문제가 민감한 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기관과 기업, 학교에서 성차별적인 요소를 감지하는 ‘젠더감수성’이 화두가 되고 있다. 성대결 양상으로 번져 일부 잡음도 있지만 양성평등의 사회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포기할 수 없는 목표다. 대통령이 믿는 종교라 해도 성역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지난해 대통령이 외국방문길에 보여줬던 행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지난 2월16일은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10주기였다. 가톨릭에서는 이날을 전후해 김 추기경을 추모하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그가 머물던 명동성당 앞에는 LED 장미밭이 조성됐고, 명동성당 지하 1898광장에는 김 추기경을 기리는 사진전이 열렸다. 전시회에는 헤드셋을 쓰면 김 추기경의 생전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으며, 그를 기억하는 토크콘서트도 진행됐다. 서울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에는 유품전이, 군위 생가에는 추기경이 되기까지의 삶을 기록한 전시가 일찍부터 방문객을 맞았다.가톨릭뿐 아니라 정부기관도 김 추기경 추모행
이재형 법보신문 편집국장은 조계종 교육원이 12월14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교육아사리 등 전문연구자를 대상으로 개최한 ‘한국불교의 좌표와 나아갈 방향’ 세미나에서 ‘키워드로 보는 한국불교’주제로 기조 발제했다. 2회에 걸쳐 지면에 요약 게재한다. 편집자 연말이면 다사다난했다는 말을 자주 사용하게 되지만 올해 불교계에 이보다 더 적확한 말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 같다. 지난해 총무원장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총무원장이 탄핵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불교계는 심각한
“불교가 대중에게서 멀어질수록 불교의 생명력은 퇴색한다. 현실을 외면하고서 불교가 설 자리는 없다.”이재형 법보신문 편집국장은 조계종 교육원이 12월14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교육아사리 등 전문연구자를 대상으로 개최한 ‘한국불교의 좌표와 나아갈 방향’ 세미나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국장은 이날 ‘키워드로 보는 한국불교’라는 기조발제를 통해 ‘불자감소’ ‘기도’ ‘민주’ ‘비판’ ‘총무원장’ ‘평등’ ‘종교용어’ 등 올해 유독 많이 사용됐거나 관심을 모았던 단어를 소개하면서 오늘날 한국불교가 직면한 문제들에
“본인은 임기 중 개헌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현행 헌법에 따라 후임자에게 정부를 이양할 것을 천명하는 바입니다.”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으로 전국이 민주화 운동으로 들끓었던 1987년 4월13일, 당시 대통령이었던 전두환은 국민들을 향해 이와 같이 발표했다. 그러나 성난 민심은 잦아들지 않았고 그의 호헌조치는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일으키는 도화선이 됐다. 인터넷 위키백과는 6월 항쟁과 관련, “천주교 김수환 추기경 등 각계 인사들이 전두환의 호헌 조치를 비판하는 시국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른다”고 적고 있다.당시 스님들과 불자
김영삼 정권 말인 1997년 초부터 “설마, 설마…”하던 외환위기가 현실이 됐다. “위기가 아니다”고 고집하던 정부도 어쩔 수 없게 되어 11월22일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다”고 발표했다. 이제 IMF의 처분에 나라의 운명을 맡기는 험난한 시절을 맞은 것이다. IMF 실사단의 구조조정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고, 금융기관을 비롯해 많은 기업들이 문을 닫고 직장인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극소수 부자를 제외한 거의 모든 국민은 여느 겨울보다도 차가운 겨울을 맞이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12월18일 열리는 제1
“7대 종단 신도들은 각 종교 가르침을 기반으로 남과 북이 영토가 하나 되는 ‘땅의 통일’을 넘어 마음이 하나 되는 진정한 통일의 정서적 기반이 되겠습니다.”“지역과 계층, 종교간 갈등을 넘어 하나 된 마음으로 남과 북이 어우러지는 진정한 통일로 나아가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종교인들은 통일시대의 한반도 주인답게 각자 자리서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7대 종교 평신도들과 2000여명의 시민들이 ‘땅의 통일’을 넘어 마음이 하나 되는 한반도의 진정한 통일을 발원했다. ‘답게살겠습니다’ 캠페인을 전개 중인 사단법인 한국사회평화
한국은 유독 세습에서 자유롭지 않다. 재벌 중심의 기업문화에서 부를 세습하는 것은 놀랍지도 않다. 상속절차를 거치지만 법의 맹점을 교묘하게 파고든 세습의 과정은 세계적 조롱거리가 된 지 오래다. 그런데 세습의 대열에 개신교가 가세했다. 담임 목사직을 아들에게 승계해 논란이 됐던 명성교회에 대해 해당교단 재판국이 세습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1000억원 규모의 명성교회 운영권이 아들에게 세습됐다. 북한의 독재세습을 맹렬한 비난 하면서도 목사직 세습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이율배반적 행위가 씁쓸하다.이율배반적인 종교라면 가톨릭을 빼놓을 수
불교계가 연일 깊은 혼란으로 치닫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퇴진을 요구하던 설조 스님이 단식을 그쳤지만 여전히 조계사 인근에는 선정적인 구호와 피켓들이 난무한다. 몇몇 거친 이들의 입에서는 욕설에 가까운 말들이 쏟아진다. 현 총무원장은 물론 이제는 전 총무원장의 책임론까지 들고나온다. 수많은 비판의 언어들 중에는 사실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항의성 집회라는 성격상 특정 인물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와 책임론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더라도 때때로 과도한 경우들이 없지 않다. ‘불자 300만 감소’ 문제도 그중 하나다.
서울 조계사 인근이 연일 혼란스럽다. 일부 교계단체들은 사실 확인이 진행 중인 조계종 총무원장스님 등의 범계의혹을 기정사실화하고 무조건적인 퇴진을 요구하면서 종헌종법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여기에 불교계와 관련 없는 외부인들과 신부, 목사가 포함된 외부 인사들까지 가세하면서 조계종을 ‘비리의 온상’인양 내몰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교계 인터넷 매체에 따르면 함세웅 신부와 이해동 목사 등 외부인사 20여명은 7월17일 조계사 인근에서 단식하고 있는 설조 스님을 찾아 ‘설조 스님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구성하기
지난 6월24일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여성 운전을 금지했던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여성이 운전대를 잡을 수 있게 됐다. 여성운전에 반대하는 두 남성이 여성 소유 차량을 불태우는 일이 벌어졌다지만 이런 반발도 일시적일 뿐 성 평등 요구를 거스르기는 어려워 보인다.이와 함께 최근 미국 성공회 공동기도문 개정 논의는 종교계도 더 이상 성 평등 문제를 외면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미국 성공회는 7월4일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총회에서 1979년 개정된 ‘성공회 기도서’의 개정안을 논의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로 시작하는 기도문에
1971년 11월15일 밤 10시15분, 서울 조계사에 범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총무원장 청담 스님의 입적을 알리는 열반종이었다. 청담 스님은 하루 전날인 14일 오후 몇몇 신도들과 서울 도봉산장을 올랐다가 다음날 새벽 쓰러져 혜화동 우석대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그러나 응급처치에도 의식은 회복되지 않았고, 주치의로부터 회생할 가망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결국 이날 오후 5시30분경 스님은 다시 조계사로 옮겨졌고, 이날 밤 스님과 신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연을 접었다.다음날 아침 주요언론은 청담 스님의 입적 소식을 앞다퉈 보도했
체사레 보르자(Cesare Borgia, 1475~1507)는 교황 알렉산드르 6세와 그의 애인인 반치노 사이에서 난 사생아였다. 교황은 두 아들 중 형인 체사레를 종교인으로, 동생인 후안을 군인으로 키우기로 마음먹었다. 그에 따라 체사레는 열다섯 살에 팜플로나의 주교가 되었다.불법은 마치 피라미드 같아지점 벗어나 허공 승화하면해탈과 열반으로 초월 의미경지 도달 위해선 계율 출발체사레와 마키아벨리 후학들범죄로 선악 중시하지 않아선악 문제 가벼워진 현대에수단과 목적 꼼꼼히 짚어야그의 아버지가 교황으로 선출된 것은 체사레가 학교에서 법
억수 같은 비도 잠시 쉬어갔다.3년 간 108사찰순례 원만회향노인요양시설 원장 맡아 정진대구 생명나눔본부 개소 운영사찰을 참배하려고 버스에서 내리면 멈췄다. 좋은 마음이 모이면 다 될 수 있다는 경험을 했다. 108사찰순례단의 마음들이 참 장했던 것이리라. 한 번은 내장사 참배를 하러 가는데 눈이 많이 왔었다. 출입을 통제했다. 그래도 108사찰순례단은 참배할 수 있게 배려해줬다. 감사한 마음은 버스 안에서 염하는 관음정근으로 대신했다. 얼마나 간절히 관음정근을 했던지 지금도 단원들은 그때를 잊을 수 없다고 한다.제주도 순례는 김해
당나라의 시인 백거이는 “인간세상 사월에는 꽃들이 지는데 산사의 봄은 복사꽃으로 피어난다. 자취 없이 떠난 봄 찾을 길 없더니 이곳에 와 있을 줄 그 누가 알았으랴”하고 노래했습니다.한바탕 비바람을 동반한 꽃샘추위에 마을에는 꽃들이 벌써 지고 산중에는 산벚꽃과 개복숭아꽃들이 다투어 피고 있습니다. 어제는 이웃 종교인들이 산사의 봄을 찾아왔습니다. 반갑게 맞이하여 선방 툇마루에 앉아 다담을 나누는데 세 봉우리의 연꽃 같은 앞산이 마치 형형색색의 꽃과 여린 싹들로 어우러져 동자승들처럼 천진하게 수런거리고 있습니다.마을에 일찍이 피었던
영국 튜더 왕조는 헨리 7세(1485년 즉위)로부터 시작된다. 헨리 7세는 왕위를 두고 랭커스터 가문과 요크 가문이 싸움을 벌인 이른바 ‘장미전쟁’에서 승리함으로써 튜더 왕조를 세웠다.이혼·재혼 반복한 헨리8세민심 혼란 속 국교도 바꿔저마다 다른 교회법 제정기독교 내 여러 교파 생겨말썽 속 탄생한 성공회지만나이팅게일, 투투주교 등위대한 인물 배출 하기도그는 에드워드 4세의 딸인 엘리자베스 요크와의 사이에서 두 딸과 두 아들을 두었는데, 첫째 딸 메리는 18살 때 자신보다 나이가 서른두 살 많은 프랑스 왕 루이 12세와 결혼했고, 둘
천지창조가 있는 시스틴 체플로 들어가기 전에는 라파엘로 산치니(1483~1520)가 벽화를 담당한 4개의 방을 지나게 된다. 이 방들은 원래 특별한 용도에 따라 이름이 있었지만, 현재는 단지 벽에 그림을 그렸던 예술가의 이름을 따라 기억되고 있으니 새삼 예술의 위대함을 느끼게 된다. 이들 방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서명의 방’이다. 1508년, 그러니까 그가 25세일 무렵, 라파엘로와 같은 우루비노 출신의 선배 예술가이자 바티칸 성당의 설계를 주도했던 도나토 브라만테는 그를 교황 율리우스 2세에게 추천했고, 교황은 그에게 자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