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가 지난해 11월부터 ‘빛의 거리’라는 이름으로 옛 시가지에 조명을 밝히는 행사를 진행하면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연상할 수 있는 조형물을 설치해 3월말까지 운영하고 있다는 법보신문 보도와 관련해 창원시불교연합회 등 지역불교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창원시불교연합회 소속 스님들은 “이미 크리스마스가 한참 지났음에도 지자체 예산을 들여 트리를 연상할 수 있는 조형물을 지금까지 그대로 두고 있는 것은 기독교 선교행위를 조장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창원시불교연합회장 월도 스님은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연합회는 어느 때보다 조심스럽게 봉축 행사를 준비하고 있음에도 크리스마스트리 조명이 아직까지 중원광장에서 불을 밝히고 있다는 것에 착찹한 심정”이라며 “연합회 논의를 거쳐 창원시에 종교상징물인 크리스마스트리 조명을 지금까지 방치하고 있는 이유를 분명히 묻고 조치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원시불교연합회 고문인 마산 정법사 주지 도문 스님도 “창원시가 종교상징물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지금 중원광장에 불을 밝히고 있는 조형물은 누가 보더라도 크리스마스트리”라며 “시기에도 맞지 않는 종교상징물을 공공장소에 그대로 두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다. 창원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이 같은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부산의 관광 중심지인 해운대해수욕장 입구 구남로에도 ‘크리스마스트리’를 연상시키는 조형물이 3월말까지 불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이 크리스마스트리 조형물은 해운대구가 주최하고 해운대빛문화추진위원회 주관으로 진행되고 있는 ‘해운대, 희망의 빛 이야기’라는 행사에서 설치된 조형물 가운데 하나다. 특히 이 크리스마스트리 조형물은 처음 설치될 당시 최상부에 십자가를 달았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자 십자가 대신 별모양으로 교체했다. 조형물에는 특정교회가 기증했음을 보여주는 간판도 달려 있다.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지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해 지역불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 해운대구청 담당자는 “이 행사는 코로나로 인해 장기간 연기되다가 2월부터 시작돼 3월까지 진행되는 행사”라며 “트리 조형물은 특정종교의 상징물이 아니다”라고 창원시와 똑같은 해명을 내놨다.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579호 / 2021년 3월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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