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 제29대 총무원장 고산당 혜원 대종사의 49재가 지리산 쌍계사에서 엄수됐다.
쌍계총림 쌍계사(주지 영담 스님)는 5월10일 경내 팔영루에서 ‘고산당 혜원 대종사 49재 막재’를 봉행했다. 이 자리에는 조계종 원로의원 대원, 쌍계사 주지 영담, 전 조계종 어산어장 동주, 불국사 승가대학원장 덕민, 해인사 희랑대 조실 보광, 전 조계종 종회의장 지하, 전 중앙종회 부의장 이암,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 부산 안국선원장 수불, 부산 혜원정사 주지 원허, 창원 불지사 정인, 통영 대성암 승원 스님 등 대덕 스님들이 동참했다.

전 조계종 어산어장 동주 스님과 중요무형문화재 영산재 제50호 이수자 스님들이 집전한 영산재는 이날 새벽 4시부터 오전10시까지 봉행됐다. 이후 엄수된 49재 막재는 불교방송 진행자 성전 스님의 사회로 진행됐다. 분향, 강성다 헌다, 참성다 헌다, 개시거반에 이어 초헌다 헌다, 아헌다 헌다, 종헌다 헌다가 전개됐으며 수반, 전별다 헌다, 반야심경, 영상 법문, 문도 인사, 조가 등으로 회향됐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고산 대종사가 일군 쌍계사 아래 녹차 시배지에서 수확한 햇차로 차를 다렸다. 또 영상 법문에 앞서 5분간 입정을 진행해 사부대중이 침묵 속에서 고산 대종사를 추도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고산문도회 문장이며 쌍계사 주지 영담 스님은 ‘큰스님께 올리는 글’을 낭독하며 생전 가르침을 회상해 장내는 숙연함을 더했다. 이밖에도 조가 순서에서는 영결식에 이어 이날 49재 막재에서도 가수 조영남 씨가 고산 스님의 법문과 스님의 행장에 곡을 붙인 창작곡을 선보이며 고산 대종사를 향한 감사함을 노래했다.

고산 대종사는 선, 교, 율을 두루 겸비하고 이·사에 회통하며 쌍계총림의 초석을 다진 선지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담 스님은 “때로는 엄한 스승이셨고 때로는 따뜻한 어머니셨고 때로는 자상한 아버지셨던 이 세상의 전부이셨던 스님께서 이 세상 어디엔가 태어나셔서 저희를 지켜주시리라 믿는다”며 “위로는 든든한 사형님들과 아래로는 똑똑하고 부지런한 아우님들과 함께 가람을 수호하며 스님의 유지를 잘 받들겠다”고 서원했다.

쌍계사는 이날 하루 동안 49재가 봉행된 팔영루 맞은편 대웅전 앞마당에서 고산 대종사의 사리를 전시해 친견의 기회를 제공했다. 다비식 후 고산 스님의 법구에서는 오색 영롱한 구슬이 수습된 바 있다. 또 스님의 생전 사진과 영결·다비식 사진을 엮은 ‘고산큰스님(도서출판 반야샘)’ 도록도 발간됐다. 이 책은 49재에 참석한 스님들에게 법공양했다. 도록에 실린 고산 큰스님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과 법문 등은 쌍계사 팔영루를 비롯해 경내 마당 일대에 특별 전시도 진행 중이다.

한편 쌍계총림은 고산 스님의 49재 막재일인 이날 저녁예불부터 중창조사 4대 화상에 이어 ‘고산 혜원 대선사’를 추가해 팔정례를 올린다. 결제와 해제일 법문의 경우 고산 스님의 생전 영상법문으로 대신해 진행될 예정이다. 부천 석왕사, 부산 혜원정사, 통영 연화도 연화사 등 고산 스님이 창건한 도량에서는 ‘창건조사 고산 대선사’를 예불에 포함한다.



하동=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586호 / 2021년 5월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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