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수많은 미얀마 국민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900명 이상이 죽고 5000명 이상이 행방불명되었으며 25만 명 이상의 전쟁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도 심각합니다. 그렇지만 민주화를 향한 열망은 더 뜨겁고 훨씬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민주항쟁의 역사를 바탕으로 민주화를 성사시킨 한국처럼 미얀마도 반드시 민주화를 성취하고 싶습니다. 특히 인구 85% 이상이 불교 신자인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 한국의 스님 그리고 불자님의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이 절실합니다.”
통영 불교계와 지역 시민단체가 함께 미얀마 군부 쿠데타의 실상과 민주항쟁의 현황을 공유하고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염원을 모으는 장을 마련했다.

통영불교사암연합회(회장 종묵 스님)·통영불교거사림(회장 안휘성)·사단법인 나누우리·조계종 용화사·태고종 보현사 신도회 등은 7월20일 경남 통영시민문화회관 소극장에서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통영시민 강연회’를 개최했다. 이 강연회는 통영지역 불교단체와 사찰이 뜻을 모으고 통영생태문화시민학교, 통영소상공인회등 시민단체와 향토 기업 단체도 연대해 공동 주최로 성사됐다.

코로나 확진자의 폭발적 증가로 인해 통영시 사회적 거리 두기가 3단계로 격상된 상황이었지만 주최 측은 강연장 방역수칙에 따른 49명 인원 제한을 엄수하며 예정대로 강연회를 전개했다. 강연장에는 통영불교사암연합회장 종묵, 사무국장 도법, 보현사 주지 묵원 스님 등 스님들과 안휘성 통영불교거사림 회장을 비롯한 재가 신도, 배윤주 통영시의회 기획총무위원장, 최강식 통영생태문화시민학교장, 쿳따우 미얀마 군부독재타도 고문, 권현태 미얀마민주주의네트워크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행사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와 민주항쟁으로 인한 희생자 추모의 묵념, 미얀마 군부 쿠데타의 참혹한 현실이 담긴 영상물 상영, 강연 및 질의응답, 후원금 전달 등의 순서로 전개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미얀마의 민주화를 염원하는 세 손가락 배지를 달아 미얀마의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을 더했다.

첫 번째 강연회는 재한 미얀마인으로 인천지역에서 활동해 온 쿳따우 미얀마 군부독재타도 고문이 맡았다. 쿳따우 고문은 ‘미얀마 민주화는 세계평화’라는 주제아래 능숙한 한국말로 미얀마 현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얀마 군부독재의 실상과 6개월째 이어져 온 민주화 운동의 경과를 알렸다. 그는 “한국과 미얀마는 무척 닮은 나라”라며 언급하며 “한국이 민주화를 성취해 낸 것처럼 미얀마에도 꼭 민주화가 찾아오기를 염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권현태 미얀마민주주의네트워크 사무국장은 ‘미얀마 상황과 연대 활동’을 주제로 강의하며 “미얀마의 민주항쟁도 열악한 상황에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 확산이 더 심각한 실정”이라며 “한국에서 모인 후원금은 전액 미얀마 국민의 민주항쟁과 코로나 극복을 위한 기금으로 전달된다”고 밝혔다.

이날 통영불교계는 스님과 불자, 불교단체의 후원금을 모아 미얀마 민주화 후원금 300만 원을 미얀마 군부독재타도 측에 전달했다. 통영불교사암연합회장 종묵 스님은 “오늘 이 자리가 있기 까지 오래전부터 미얀마에 관심을 기울여 온 우리 지역의 여러 스님과 소통하며 결코 먼 나라,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절실함을 공감했다”며 “과거 한국의 역사를 생각하면서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모든 활동이 원만히 잘 진행되기를 염원하는 마음”이라고 당부했다.

사단법인 나누우리 상임이사이며 태고종 보현사 주지 묵원 스님도 “대중매체를 통해 접하는 미얀마 민주항쟁에 대한 정보나 기사는 줄어든 상황이지만, 현지에서는 지금도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제사회의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스님은 “통영의 불교계가 뜻을 모으고 시민단체가 연대하면서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한 후원도 진행할 수 있었다”며 “불교계가 앞장서서 미얀마의 민주화를 향한 관심과 응원을 다양한 방법으로 지속할 수 있길 바란다”고 취지를 전했다.



통영=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595호 / 2021년 7월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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