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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영 교수 “건국절 주장, 보수기독계 등 편협한 역사관서 비롯”

  • 교계
  • 입력 2023.09.05 11:22
  • 호수 1696
  • 댓글 0

9월4일 종교편향 특위 강연서 비판
“이승만조차 임시정부 계승 밝혔다”
건국절 주장에 유명교회 목사들 참여
“기독교 국가 완성하겠다는 의도 깔려”
“불교계 차원 대응방안 마련 필요”

“1948년 제헌국회 개원식에서 당시 국회의장 이승만은 개회사를 통해 ‘이 국회에서 건설되는 정부는 1919년 임시정부를 계승한다’고 했고, ‘민국연호(民國年號)는 기미년(1919)에서 기산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1948년을 건국절로, 이승만을 건국 대통령으로 내세우는 것은 이승만조차 인정하지 않았던 심각한 역사왜곡이다. 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부터 시작된 뉴라이트 및 보수기독교계의 편협한 역사관에서 비롯된 것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기념사에서 보수·기독교계 중심의 ‘1948년 건국론, 이승만 건국 대통령’ 주장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재점화되고 있는 ‘건국절’ 논란과 관련해 김상영 전 중앙승가대 교수가 9월4일 이같이 비판했다.

김 전 교수는 이날 조계종 중앙종회 종교편향 불교왜곡 대응 특별위원회(위원장 선광 스님, 종교편향 특위) 초청 강연에서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건국절’ 주장은 역사학을 상식적 연구방법으로 공부한 학자로서는 도저히 용납하기 어려운 것”이라며 “좀 과격하게 표현하면 (이들의 건국절 주장은) 역사를 더럽히는 행위”라고 했다. 이어 “헌법 전문에서 ‘대한민국은 임시정부를 계승한다’고 명시하고 있고, 이들이 내세우는 이승만 건국대통령조차 제헌국회에서 ‘임시정부를 적통으로 삼는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1948년 건국절 주장은 논란이라는 말조차 붙이기 어려운 명백한 허구”라고 강조했다.

김 전 교수는 “이 같은 주장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부터 이어진 뉴라이트계의 편협한 역사인식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김 전 교수는 “건국절 논란을 주도하고 있는 핵심은 뉴라이트 계열로, 이들은 이른바 ‘식민지 근대화론’을 내세우며 일제강점기 등 한국현대사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정치적 의도가 강하다”며 “일방적인 사료만 취사선택해 왜곡된 주장을 펼치고, (정치권 등에서) 이 같은 편협한 역사서술을 객관적인 근거라고 주장하는 방식으로 역사왜곡 논란을 확대시키고 있다. 최근 홍범도 장군 흉상철거 논란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김 전 교수는 또 “(건국절 논란에) 뉴라이트 운동의 핵심으로 꼽히는 유명교회 목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고 했다. 김 전 교수는 “한기총이나 장로회 각 교단의 유명교회 목사들이 보수 우익세력과 정치적으로 연결돼 있다”며 “이들은 이승만 대통령을 건국의 국부로 숭상하고, 기독교 국가를 건설하는 작업에 앞장서고 있으며 각종 보수정권의 정책 발표 때마다 찬성 의사를 공공연히 표출하며 보수 우익정권을 옹호해 왔다. 이들이 1948년을 건국절로, 이승만을 건국 대통령을 주장하는 것은 결국 이승만이 하지 못했던 ‘기독교 국가건설’을 완성하고자 하는 의도가 저변에 깔려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때문에 김 전 교수는 “불교계가 건국절 논란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했다. 김 전 교수는 “객관적인 시각에서 살펴보면 ‘불교 내부의 갈등을 조장함으로써 기독교 교세를 확대시키려 했다’는 일각의 비판처럼 이승만이 현대불교사에 끼친 영향은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컸다”며 “그런 점에서 기독교 국가건설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보수기독교계의 이승만 건국 대통령 선양과 건국절 주장에 불교계 차원의 분명한 평가와 함께 대응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종교편향 특위는 이날 “윤석열 정부가 뉴라이트 및 보수기독교계와 밀착돼 건국절 논란을 재점화하는 것과 관련해 불교계의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종교편향 특위는 단순한 대응보다는 불교학자들과 연계해 학술세미나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등 연구성과를 축적해 종합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696호 / 2023년 9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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