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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중앙연구원 “가톨릭 용어 전면 재검토하겠다”

  • 교계
  • 입력 2024.06.25 17:28
  • 수정 2024.07.01 09:05
  • 호수 1735
  • 댓글 9

‘삼성산’ ‘주어사’ ‘천진암’ ‘성인’ ‘군종’ 외 파생 정보도 점검
6월 24일, 조계종에 공문 회신 “11월까지 모두 수정” 밝혀

한국학중앙연구원이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이하 민백)’의 가톨릭 관련 항목을 전면 재검토한다. 가톨릭 중심으로 쓰여졌던 ‘삼성산’ ‘주어사’ ‘천진암’ ‘성인’ ‘군종’ 등 항목을 재집필해, 오는 11월 새롭게 서비스할 전망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6월 24일 “민백의 일부 용어가 가톨릭 사관으로 서술돼 관련 서비스를 긴급 차단했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민백 용어를 전면 재검토한다”고 밝혔다.

한중연에 따르면 ‘삼성산’에 대한 가톨릭 중심의 서술은 2008년 가톨릭 관련 내용을 집필하던 전문가들에 의해 ‘천주교’ ‘유적’으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 한국불교 3대화상(지공·나옹·무학 스님)의 역사가 깃든 ‘삼성산’이 가톨릭 3명 신부(엥베르·샤스탕·모방)의 유해성지로 왜곡돼 16년 동안 안내됐다.

한중연은 이와 관련된 후속 조치로 ‘삼성산’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새롭게 집필해 오는 11월부터 서비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 항목에 대한 설명은 가톨릭 전공자가 아닌 ‘지리’ 전공자에게 의뢰, 삼성산의 자연환경·역사·문화유적 등에 관해 올바른 정보를 서술하도록 할 계획이다. 분량은 원고지 200자 기준 10매으로 정해졌다. 유형도 ‘천주교’가 아닌 ‘지명’으로 분류한다. 또 왜곡된 정보로 인해 가톨릭 유적으로 안내될 위기에 처해 있던 반월암, 삼막사, 염불암, 호압사, 사자암, 사자암 신중도, 사자암 현왕도의 용어 앞에 ‘삼성산’을 붙여, 삼성산의 불교사를 강조하기로 했다.

윤진영 한국학사전편찬부장은 “삼성산의 역사에서 가톨릭 관련 사건은 단지 표층에 불과한 데, 용어를 ‘삼성산’ 전체로 설정해 마치 삼성산이 가톨릭 유적인 것처럼 보이게 했다”며 “명칭과 내용이 일치하지 않은 결점을 남겼고 가톨릭 외 다른 역사를 배제한 측면이 있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수락산, 낙산처럼 산(山)은 분야가 지리로 분류되고 유형이 지명으로 분류되는 것이 원칙인데, 명칭과 내용이 일치하지 않은 채 서비스됐다”며 “16년 만에 오류를 바로잡아준 불교계에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한중연은 ‘천진암’ ‘주어사’ 항목도 새롭게 집필한다고 밝혔다. 사찰의 역사성을 철저히 배제했던 기존 내용을 전면 삭제하고 바로잡겠다고 했다. 일반 사전의 서술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던 ‘성인(聖人)’ ‘군종’의 등의 항목도 ‘천주교 제도’가 아닌 일반 명사로 분류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불교 항목(1260여개)과 천주교 항목(20여개), 이로부터 파생된 유사 정보까지 전면 조사해 과도한 가톨릭 서술이 없는지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앞서 한중연은 5월 30일 본지 보도 이후, 5월 31일 ‘삼성산’ 용어 서비스를 중단했다. 삼성산의 삼막사(주지 탄묵 스님), 염불사(주지 향림 스님), 호압사(주지 현민 스님)와 관악산 연주암(주지 탄무 스님)은 6월 7일 “삼성산의 역사왜곡을 규탄”하며 “역사왜곡 발생 경위 및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한 바 있다. 이어 조계종 사회부(부장 도심 스님)가 6월 11일 한국학중앙연구원에 공문을 발송, “삼성산의 용어가 역사적 사실이 배제된 채 특정 종교사로 기록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학중앙연구원은 6월 24일 공문을 통해 “이를 바로잡겠다”고 밝히고 향후 구체적인 조치에 대한 입장을 함께 전했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장 향문 스님은 “지금이라도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겠다니 반가운 소식”이라며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한국국학진흥원과 함께 국내 3대 공립 한국학 연구기관으로 알고 있다. 국민들이 가장 신뢰하는 사전인 만큼 잘못된 서술이 바로잡힐 때까지 한중연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조계종 중앙종회 종교편향불교왜곡대응특별위원장 선광 스님은 “교육부 산하 공공기관이 혈세로 민족사를 왜곡해 상당히 유감스러웠다”며 “다만 왜곡을 인정하고 바로잡겠다고 대처해 이제라도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보신문의 역할이 컸다”며 “법보신문이 발굴해 취재한 내용이 퇴색되지 않고, 취재의 목적에 부합한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한중연의 후속 조치를 끝까지 주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734호 / 2024년 6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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