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16교구본사인 천년고찰 고운사가 영남지역을 휩쓴 화마에 잿더미로 변했다. 3월 22일부터 영남지역 곳곳에서 잇따라 발생한 산불로 고운사를 비롯해 영남지역 5개 사찰에서 40여 동의 전각과 요사채 등이 전소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들 사찰을 포함 영남지역 22개 사찰이 성보를 이운하는 등 산불 피해에 직면했다.
![화마에 전소된 경북 의성 고운사의 모습. [조계종 홍보팀]](https://cdn.beopbo.com/news/photo/202503/328145_132416_039.jpg)
조계종 총무원 집계에 따르면 3월 26일 오후 4시 기준 전국에서 화재로 전각이 전소되는 피해를 입은 사찰은 의성군 고운사·운람사·만장사와 청송 수정사·보광사다. 고운사는 25일 경내를 덮친 산불로 30동의 건물 가운에 21동이 전소돼 9동만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실된 전각 가운데는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인 가운루와 연수전도 포함됐다. 운람사는 앞서 23일 오후 순식간에 들이닥친 불길로 7동의 건물 가운데 대웅전과 공양간 등 6채가 소실됐다. 만장사는 26일 전각 7동 가운데 5동이 전소됐으며 나머지 두 동의 건물도 크게 훼손됐다. 경북 유형문화유산인 석조여래좌상은 방염포를 씌워 큰 피해는 면했지만 일부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광사에서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는 만세루가 화마에 잿더미가 됐고 수정사는 요사채와 창고가 26일 새벽 전소됐다.
산불이 영남지역 곳곳으로 확산하는 추세를 보이자 산불이 향하는 지역에 자리한 사찰들은 성보를 지키기 위해 동산문화유산을 서둘러 이운했다. 화재로 전각이 소실되는 피해를 입은 사찰들도 이운이 가능한 불상, 탱화, 불서 등은 모두 인근 박물관 등으로 옮겨 동산 성보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화마가 빗겨 간 의성 옥련사, 지장사, 대곡사, 운용사는 주요 성보를 인근 조문국박물관과 안동세계유교문화박물관 등으로 이운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며 석불사는 경북유형문화유산인 석조여래좌상에 방염포를 씌워 화마에 대비했다. 25일 오후부터 산불이 안동을 향하기 시작하자 봉정사는 성보박물관에 보관하고 있던 주요 성보들을 인근 예천박물관 등으로 밤새 이운다. 선찰사, 용담사, 봉황사도 경북유형문화유산 등 주요 성보를 선제적으로 이운해 화마에 대비했다.
이밖에도 청송 대전사, 산청 대원사·문수암, 울주 내원암, 부산 장안사, 영덕 장육사·부석사 등도 25일과 26일을 전후해 주요 성보 이운하고 산불의 진행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특별취재팀
[1771호 / 2025년 4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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