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루(Guru)는 인도에서 깨달음을 얻은 정신적 지도자이다. 세계 최고의 기업가들 가운데에는 두 부류의 스승을 두고 있다고 한다. 첫째는 경제학 분야의 석학이다. 변화하는 환경에서 기업의 미래를 판단할 합리적 예언자가 필요하다. 둘째는 정신적 스승이다. 실물경제 분야의 최고봉에 올라오면서 산전수전 다 겪었으니 인생이 무엇인가 묻고 싶은 것이다. 후자의 경우, 경제 전쟁에서 겪은 그들의 삶의 내면을 깊이 있게 보고, 이 세계와 우주의 진실을 설해준다면 충분히 납득할 것이다. 어쩌면 기업가에게 바른 업을 쌓을 수 있도록 정도(正道) 경
우리나라 국가 행복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 2018∼2020년 평균 국가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5.85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OECD 37개 회원국 가운데 35위로, 우리나라보다 순위가 낮은 나라는 그리스(5.72점)와 터키(4.95점)뿐이다. 방사능 오염과 방출문제 등으로 국제적 질타를 받고 있는 일본마저 5.94점을 받아 우리나라를 앞섰다. 우리나라 경제는 OECD 국가 중 10위로서 경제대국이다. 그런데 아직
“마크 트웨인을 잇는 20세기 미국 최고의 유머작가, 만화가”라는 평이 무색하지 않은 제임스 서버는 공상의 전문가다. 어린 시절 형제들과 빌헬름텔 놀이를 하다가 화살을 눈에 맞아 한쪽 눈을 실명한 그는 혼자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자신만의 상상의 세계를 구축해냈다. 그가 이후 신문사에서 기자로 재직하며 그림을 그리고 뮤지컬 대본을 쓰고 단편소설을 쓴 바탕에는 그가 공상으로 만든 세계가 거대하게 자리 잡고 있다. 유머러스하고 기발한 한편 어딘가 어둡고 아이러니한 세계가. 그가 완벽한 환상의 세계를 창조해냈다는 뜻은 아니다. 그의
Q. 아내와 잘 지내고 싶은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정년퇴직 후 자식들은 모두 분가하고 아내와 둘이 지내고 있습니다. 나이 들고 지난날을 돌아보니 나의 행동이나 말투 때문에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도 많이 듭니다. 이제라도 다정하게 잘 대해보려고 하지만 방법이 서툴러서인지 아내는 나에게 불만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아내와의 사이가 갈수록 멀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어떻게 해야 관계가 좋아질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A. 아내에게 어르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아
옛적부터 우리는 선생님을 존경하는 도덕률을 지켜 왔다. 나라의 임금과 스승과 부모를 똑같이 존경하라는 가르침이었다. 부모님은 나를 낳아주셨고, 임금님은 나라를 열어서 나를 먹여주셨다. 스승은 나를 가르쳐 바른길로 이끌어주셨으니, 부모님께 효도하고, 임금님께 충성하듯, 스승을 같이 받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도덕률이다. 이리하여 스승의 날이 국가적 기념일로 정해졌다. 이날을 나라와 겨레의 스승이신 세종대왕의 탄생일로 정한 것은 매우 뜻 있는 일이었다. 스승의 날에는 선생님 찾아뵙기, 안부 편지 보내기,
순천 정혜사 대웅전(전라남도 순천시 서면 청소리 716번지)에 봉안됐던 목조관음보살상과 목조대세지보살상 두 구가 1992년 9월1일에 도난됐다(사진1, 2). 두 구의 보살상은 1997년 8월 서울 한 개인의 사립박물관에서 구입한 후 수장고에 은닉하다가 2016년 10월 서울 경찰청과 문화재청이 공조수사하는 과정에서 발견돼 압수됐다.순천 정혜사 창건에는 여러 설이 있다. 통일신라 8세기 보조국사설, 혜철국사 창건설, 고려시대 13세기 혜소국사설 등이다. 이 가운데 ‘혜소국사제문’(송광사성보박물관 소장)에 수록된 내용이 가장 설득력
具足神通力 廣修智方便구족신통력 광수지방편十方諸國土 無刹不現身시방제국토 무찰불현신신통한 힘 갖추시고/ 지혜와 방편을 널리 닦아/ 시방의 모든 국토에/ 몸을 나타내지 않는 곳이 없으시네.‘법화경’ 가운데 제25 관세음보살보문품에서 무진의보살이 부처님에게 “관세음보살은 어떠한 인연으로 관세음보살이라고 부르게 되었느냐”고 묻자 부처님께서 관세음보살의 능력에 대해서 말씀하는 부분이다. 이 게송은 ‘작법귀감’ 등 관음청에서 관세음보살을 찬탄하는 탄백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보문품을 ‘당도왕경’이라고 하는데 당도는 ‘도로에서 가장 중요한 요지’
“독자에게 묻습니다. 지금 무엇을 보고 있습니까?”어리둥절한 질문이다.‘당신 글을 읽고 있다’ ‘과학이론과 사사무애라는 소제목을 보고 있다’ ‘허재경 작가의 그림을 보고 있다’ ‘모니터 화면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등….“무엇을 보고 있느냐”는 단순한 질문 하나에도 관찰자가 보는 시선과 처한 환경에 따라 답은 달라진다.사물을 ‘있는 그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주장은 철학, 특히 과학철학에서 이미 폐기된 지 오래됐다. 어떠한 사물도 배경이론에 의해, 채색되지 않은 채, 순수하게, 객관적으로 존재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우선 사물을
승이 서암에게 물었다. 탄생왕자란 무엇입니까. 서암이 말했다. 깊은 궁궐에 있어서 불러도 나오지 않는다.서암은 서암사언(瑞巖師彦)으로서 암두전활(巖頭全豁, 828~887)의 제자이다. 서암이 암두를 참문하고 본래상주(本來常住)의 도리를 깨치라는 의미인 본상리(本常理)라는 호를 받았다. 왕자오위(王子五位)는 석상경제(石霜慶諸, 807~888)가 동산오위설(洞山五位說)에 기초하여 독자적인 입장에서 비유의 명칭을 활용하여 제창한 오위설이다.왕자는 불종성(佛種性)을 상징하는데, 그 출생과 소질과 근기로부터 각각 수행정진에 의하여 제위(帝位
난다(Nanda)라고 하는 젊은 바라문의 질문은 ‘성자’의 의미를 묻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에 대해 부처님은 ‘성자란 욕망에 사로잡히지 않은 자로서, 번뇌를 떠나 고요한 자’라고 명확하게 정의를 내림으로서 난다의 질문에 답한다.난다의 이어지는 질문은 ‘태어남과 늙음을 뛰어넘는 방법’에 대한 내용으로 넘어간다. 윤회하면 인도를 떠올릴 만큼 인도의 대표적인 세계관이긴 하지만, 고대의 다른 문명권에서도 윤회관은 등장한다. 즉 인간의 삶이 일회성이 아닌 반복성을 띈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세계관 가운데 하나인 것이다. ‘생로병사’가 아니라 ‘
불교의 성물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을 들라면 목탁을 꼽지 않을 수 없다. 목탁은 불교의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신행도구이다. 나무를 깎아 만든 둔탁한 도구이지만 그 소리는 맑고 상큼하다. 크게 쳐도 시끄러운 느낌이 잘 들지 않고 오래 들어도 쉽게 질리지 않는다. 소리가 멀리 퍼져 많은 이들도 들을 수 있다. 만약 목탁 없이 독경하고 불공을 올린다고 생각해보자. 밋밋하고 건조해 아무래도 신심과 흥이 훨씬 덜 날 것이다. 스님의 구수하고 숙달된 음성과 강약이 잘 조절된 목탁 소리가 어우러지면 없던 신심도 생기고 환희심도 일어난다. 산에
기업의 새로운 생존 키워드로 ESG경영이 대두되고 있다. ESG란 환경보호(Environmental), 사회공헌(Social), 윤리경영(Governance)을 뜻하는 말이다. 이 세 가지에 해당되는 항목을 만들어 기업이 적합한 활동을 어느 정도 하는지에 따라 점수를 부여하게 된다. ESG 점수에 따라 글로벌 신용평가사에서는 신용등급을 발표하고 각국의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대기업 등에서는 ESG등급에 따라 투자와 거래를 결정하게 된다. 등급이 낮으면 투자를 받지 못하고 글로벌 기업들과의 거래도 끊기게 된다. 이제 기업이 착해져야 하
은하수(漢)에 떠 있는 별 하나쯤 가볍게 낚아 당겨(拏) 품을 만큼 높게 치솟은 뫼(山) ‘한라산(漢拏山)’. 산정에서 사면으로 흘러 내려간 기운들은 제주 들판에 368개의 오름을 솟게 했다. 곱게 빻은 쌀 수북이 쌓아놓은 듯해 미악산(米岳山)이라 했다는 ‘솔오름(쌀오름)’은 서귀포 남쪽 땅에 불쑥 드러나 있다. 그 오름에서 시작한 물길(동홍천)은 정모시를 지나 폭포수로 응집된 직후 곧장 바다로 떨어진다. 아시아 유일의 해안폭포인 ‘정방폭포’다.‘정방폭포의 못(수원)’이라는 의미를 함축한 정모시의 쉼터 곁에 정방사가 자리하고 있다.
붓다의 제자 가운데 마하깟사빠(Mahākassapa, 大迦葉) 존자와 아난다(Ānanda, 阿難) 존자는 성향이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 마하깟사빠가 보수적 성향을 지닌 엄격주의자였다면, 아난다는 진보적 성향을 지닌 온건주의자였다. 붓다 재세 시에도 두 사람이 몇 차례 부딪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불멸후에는 두 사람 간의 갈등이 승가 내부의 갈등으로 비화되었던 것 같다.마하깟사빠를 비롯한 보수적인 비구들은 처음부터 여성의 출가를 반대했다. 그러나 아난다가 붓다에게 여성의 출가를 간청하여 승낙을 받았다. 아난다의 간청으로 마하빠자빠띠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채 1년도 남지 않았다. 지난 4년,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에서 대통령이 이룩한 성과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자마자 신부와 수녀를 관저에 초청해 기도를 하고 현직 가톨릭 주교를 로마 교왕청에 특사로 파견하는가 하면, 로마방문 시 미사 참석 장면을 생중계하고 교왕과의 만남을 알현(謁見)이라고 발표하는 등 개인 종교를 지나치게 강조하여 ‘대통령이 국민화합을 깨뜨린다’는 비판을 받게 하였다. 결국 올해 5월22일 꽉 짜인 방미 일정에서 틈을 내 가톨릭교회 워싱턴 교구장을 만난 자리에서 다시
얼마 전 젊은 불자 한 분이 일상생활 속에서 종교의 표현문제로 겪은 어려움을 상담한 적이 있다. 아파트 어린이집 어머니들의 모임이 있는데 구성원들 또한 다들 비슷한 연령대이고 서로 아이를 함께 돌봐주기도 하고 생활의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해서 모임에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그런데 난감한 문제는 만나서 이야기하다 보면 다른 종교를 가진 분들이 자신에게 칭찬이나 고마움을 표현할 때 “하나님, 이렇게 좋은 분을 저희에게 보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아버지 하나님께 감사하며 ~ 아멘”이라며 여럿이
이번 연재는 특별한 전시를 하나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2019년 개관한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관장 원종현 신부)에서 ‘현대불교미술전: 공(Śūnyat1)’이 열리고 있다. 이곳은 조선시대의 처형장이 있던 곳으로서 조선말 천주교 박해 때 100여명의 교인이 여기서 처형됐다. 1984년에 순교자 현양탑이 세워졌고, 최근 박물관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조선말 천주교 관련 상설전 외에 다양한 특별전을 열어 열린 문화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이번에는 종교를 넘어 현대불교미술에도 그 공간이 열렸다. 구례 화엄사에서는 1653년 제작된 높이 약
天上天下無如佛 十方世界亦無比천상천하무여불 시방세계역무비世間所有我盡見 一切無有如佛者세간소유아진견 일체무유여불자(하늘과 땅 사이에 부처님 같으신 분 없으시니 / 시방세계도 역시 비할 자가 없도다. / 내가 세간에 있는 것을 다 보았지만 / 모두가 부처님 같으신 분 없음이로다.) 위 주련은 부처님을 찬탄하는 게송, ‘찬불게’라고 한다. 같은 내용으로 석재 서병오 선생이 쓴 대구 파계사, 문경 봉암사의 주련도 유명하다.게송의 출처는 ‘불본행집경’ 권8 수결정기품이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난아! 내가 생각건대, 지난 옛날에 여래 한 분
‘원각경’ 위덕자재보살장에 설해진 3종 수행법은 사마타와 삼마발제와 선나이다. 사마타(奢摩他, samatha)는 고요수행[止]이며 적정(寂靜) 수행으로 불리기도 한다. 삼마발제(三摩鉢提, samāpatti)는 등지(等至) 수행으로 번역되며 등지의 상태가 진전된 경지를 뜻한다. 선나(禪那, dhyāna)는 우리가 선(禪)으로 알고 있는 것으로서 정(定)과 혜(慧)가 균등한 상태를 일컫는다. 원효의 ‘금강삼매경론’을 비롯한 여러 경전에서는 선나 대신 음역에 보다 충실한 타연나(駝演[衍]那)를 사용한다.정(定)에 상응하는 것이 지(止)이
오늘날에는 유선전화가 없는 집도 많다. 또 유선전화가 옆에 있어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일이 일상이다. 어떤 의미에서 유선전화는 기성세대 가구를 상징하는 표지 화석과 같은 존재일 뿐이다.휴대폰 사용이 본격화되기 이전에는 거리에 공중전화가 넘쳐나고 있었다. 지금은 추억으로 사라진 공중전화 카드와 전화 부스는 세상의 빠른 변화를 잘 보여준다.고려청자에서 조선백자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분청사기가 존재한다면 유선전화에서 무선전화로의 이행과정에는 일명 삐삐로 불린 무선호출기가 있다. 삐삐는 봄바람의 벚꽃처럼 잠시 피었다가 휘날리는 시대의 산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