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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불청, 오세훈 서울시장에 역사왜곡 시정 촉구

  • 교계
  • 입력 2022.09.15 21:46
  • 수정 2022.09.16 14:43
  • 호수 1649
  • 댓글 6

“관리는 서울시가 하더라도 광장은 엄연히 시민들 공공재”
불교계 역할 배제 이유와 시정 조치 계획에 공개 답변 요청
“서울시 시정조치 않으면 성명 발표·대규모 집회 이어갈 것”

올해 1월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대불청 집회에서 장정화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올해 1월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대불청 집회에서 장정화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대한불교청년회가 서울시의 광화문 광장의 가톨릭 성지화를 전면 비판하며 역사왜곡 시정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불교청년회(대불청)은 9월15일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시정을 촉구하는 공개 질의서를 보냈다.

대불청은 질의서에서 시민 모두가 누려야할 공공 장소인 광화문 광장을 서울시가 역사 왜곡과 종교 편향의 현장으로 만들었음을 지적했다. 대불청은 “광화문 광장은 서울시가 관리하지만 엄연히 시민들의 공공재”라며 “대한민국 유구한 역사 문화가 담긴 공간을 특정 종교의 시설물로 채우는 일은 공공 역사를 독점하는 편협한 행위”라고 말했다.

대불청은 서울시의 왜곡된 역사 인식과 종교 편향성이 광화문 광장 역사물길 연표석에서 여과 없이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대불청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광화문 광장에서 가장 중시한 것은 역사성이라고 발언했지만 역사물길 연표석만 보면 조선이 가톨릭 국가였다는 착각이 든다”며 “서울시가 김대건 신부는 순교로, 보우 스님은 처벌로 명시한 것을 비롯해 조선시대 연표석 501개 가운데 유교와 불교 관련 서술은 대폭 축소하고 가톨릭 역사를 과도하게 할애한 과정과 이유에 대해 명확히 답변할 것”을 요구했다.

대불청은 “한 가톨릭 언론사에 따르면 광장 재구조화 과정에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개입이 있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가톨릭 신자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종교관이 깊게 투영된 것 같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며 “공공의 이익과 종교적 중립을 견지해야 하는 서울시가 특정 종교를 선양하면 역사 왜곡으로 이어질 뿐 아니라 종교 간의 갈등을 넘어 사회 구성원 갈등으로도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청년 불자들은 서울시의 공개 답변과 추후 서울시의 시정 조치 계획 여부에 대해서도 답변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장정화 회장은 이날 법보신문과의 통화에서 “불교계 흔적을 지운 광화문 광장의 편향 행정에 ‘도를 넘었다’ 싶었다. 청년 불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마련하는 중”이라며 “이번 사건에 청년 불자들은 격한 분노를 느낀다. 하루라도 빨리 시정하지 않으면 성명 발표 외에도 대규모 집회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불청은 만해 한용운 스님의 주도로 1920년 결성된 청년불교운동 단체이다. 해방 이전에는 독립운동과 민족정신 고취에도 앞장섰다. 현재는 전국 16개 지부 250여개의 불교청년단체가 가입되어 있는 한국불교 최대의 재가 운동 단체이다. 만해 스님을 비롯 김법린, 김판석, 김지견 등이 회장을 역임했다.

 이하 공개질의서 전문.

[서울시에 보내는 광화문광장 역사물길 연표석 관련 공개질의서]

수신 : 오세훈 서울시장

발신 : (사)KYBA대한불교청년회

지난달 서울시 광화문광장이 재개장 하였습니다. 자동차 중심이었던 공간을 푸른 녹지와 사람 중심의 공간으로 조성하여 시민들께 쉼터를 제공한 점은 높이 평가할만합니다.

그런데 시민 모두가 함께 누려야할 공공장소를 서울시가 앞장서 역사왜곡과 종교편향의 현장으로 만드는 것에 대해 우리 청년불자들은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합니다.

2006년 7월에 오세훈 시장은 서울특별시장으로 당선된 뒤 1년 3개월 만에 공사를 마치며 “광화문광장 조성에서 가장 중시한 것은 역사성이었다”며 “앞으로 광화문 광장은 훼손된 역사를 회복하고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자리할 것”이라고 ‘역사성’을 거듭 강조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 조성한 역사물길 연표석에는 서울시의 왜곡된 역사인식과 종교편향성이 드러납니다. 카톨릭 김대건 신부 사망은 ‘순교’로, 조선불교를 중흥시킨 고승이었던 보우스님을 ‘처벌’이라고 명시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불교계 언론이 광화문광장 연표석 501개를 분석한 결과 유교불교 관련 서술은 대폭 축소·왜곡하고 기독교·천주교 역사는 과도하게 할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민의 입장에서 역사 연표석만 보면 유교가 국교였던 조선이 카톨릭 국가인 듯한 착각이 들게 할 수도 있습니다. 광화문광장은 서울시가 관리하지만 엄연히 시민들의 공공재입니다. 대한민국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가 담긴 공간을 특정 종교의 왜곡되고 편향된 시설물로 채우는 일은 공공역사를 독점하는 편협한 행위입니다.

서울시는 이제라도 종교 갈등을 조장하는 카톨릭 편향 시정을 멈춰야 합니다. 공공의 이익과 종교적 중립을 견지해야하는 서울시가 특정 종교를 선양하기 위한 편향된 시정을 하게 되면 역사 왜곡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종교갈등을 넘어 사회갈등으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우리 청년불자들은 서울시가 왜곡된 역사인식과 편향적 시정을 바로 잡길 바라며, 아래와 같이 묻습니다.

1.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과정에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깊이 개입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습니다. 카톨릭 신자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종교관이 깊게 투영된 것 같다는 의혹들도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의 혈세로 조성되는 역사와 문화의 공간인 광화문광장에 특정 종교 역사 위주의 안내판과 연표석이 설치된 과정과 이유에 대해 답변을 구합니다.

2. 광화문광장 조선시대 연표석 501개 가운데 불교는 불과 4건에 불과합니다. 서울시는 연표석 기록 기준이 무엇인지 명확히 밝혀주시길 바라며 불교계에서 조선시대와 일제 강점기, 해방의 역사에서 지대한 공헌을 한 스님들 기록이 연표석에서 배제된 이유에 대해서도 답변을 구합니다.

3. 또한 남한산성 축조, 수비, 보수에서 불교계의 기여도를 배제한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답변을 구합니다.

위의 질의에 청년불자들은 서울시의 공개적인 답변을 요청하는 바, 추후 서울시에서 시정조치 계획여부에 대해서도 질의를 요청합니다.

불기2566(2022)년 9월 15일
(사)KYBA대한불교청년회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49호 / 2022년 9월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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