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정총림 범어사가 ‘삼국유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기념해 ‘삼국유사’ 진본 전시와 함께 범어사 호국 역사를 조명하는 특별전을 펼친다.
범어사(주지 보운 스님)는 3월1일 범어사 성보박물관(관장 환응 스님) 기증전시실에서 ‘삼국유사: 기록하다’ 특별전 개막식을 봉행했다. 범어사 성보박물관의 상반기 특별전으로 기획된 이번 전시회는 범어사 소장 ‘삼국유사’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 목록 등재를 기념하고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장으로 마련됐다. 특히 3.1절 104주년에 맞춰 전시회를 개막, 독립운동에 앞장선 범어사의 호국 역사를 새기는 시간으로 진행돼 의미를 더했다.

범어사 성보박물관 입구 맞은편 ‘범어사 3.1운동 유공비’ 앞에서 범어사 3.1운동 104주년 기념식을 봉행한 데 이어 진행된 특별전 개막식은 식전 공연, 경과보고, 환영사, 인사말, 축사, 유네스코 인증서 수여, 공로패 수여, 테이프 커팅, 관람 등으로 전개됐다. 이 자리에는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보운, 군위 인각사 주지 호암, 범어사 승가대학장 정한, 율학승가대학원장 원창, 총무국장 범종, 성보박물관장 환응 스님 등 산중 소임자 스님들과 양맹준 전 부산시문화재위원장, 범어사 신행단체장 등이 참석했다.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보운 스님은 환영사에서 “삼국유사는 한국인의 정신문화를 관통하는 역사서이자 세계가 보호하고 지켜야 할 귀중한 유산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특히 범어사 소장본에는 해당 편에 범어사의 창건 역사 기록을 담고 있을 뿐 아니라 기존 간행본보다 훨씬 앞선 연대로 유물적 가치가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소개했다. 이어 스님은 “삼국유사는 단순한 역사서를 넘어 한국의 문화사업 전체에 투영되는 K콘텐츠”라며 “무엇보다 3.1절을 기념하며 시작되는 전시회를 통해 우리가 전해야 할 역사의 가치를 새기는 귀중한 인연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범어사 성보박물관장 환응 스님도 “이번 전시에서는 세계 인유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은 ‘삼국유사’와 함께 범어사를 창건한 의상 스님, 삼국유사를 저술한 일연 스님 그리고 범어사와 인연이 깊은 원효 스님과 여러 고승대덕 스님들을 통해 호국의 정신을 조명하는 장”이라며 “기록을 남기고 나라를 지키며 역사를 전한 스님들의 발자취를 만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양맹준 전 부산시문화재위원장 역시 “세계기록유산에 함께 등재된 ‘삼국유사’ 중 유일한 사찰 소장본”이라며 “무엇보다 범어사 소장 ‘삼국유사’는 일제강점기 불교개혁운동과 항일운동을 전개하신 전 범어사 주지 오성월 스님께서 소장하다가 범어사에 기증하셨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가치를 전했다.

이날 범어사 성보박물관은 최영호 동아대 교수, 김귀배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위원장, 이정은 국립해양박물관 선임학예사, 이현주 범어사 성보박물관 부관장에게 각각 삼국유사 세계기록유산 등재 공헌을 치하하는 공로패를 전달했다.

이번 전시는 1부 기록을 남기다, 2부 나라를 지키다, 3부 역사를 전하다로 구성됐다. ‘삼국유사’ 진본은 3개월로 기간을 한정해 전시된다. 일연 스님의 ‘삼국유사’ 집필 인연,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범어사 관련 역대 고승의 발자취, ‘삼국유사’를 후대에 전한 오성월 스님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한다. 오성월 스님의 주지 당시 제작된 범어사 전경도와 선사상 진작을 위해 간행된 ‘선문촬요’도 만날 수 있다. 삼일절을 맞아 고광순(1848~1907) 의병장이 사용한 ‘불원복(不遠復)’ 태극기도 전시도 눈길을 끈다.

한편 범어사 성보박물관은 오는 4월 ‘삼국유사’ 주제 어린이 교육프로그램 ‘박물관 문화탐험을 떠나요!’를 비롯해 특별전과 연계한 다채로운 전시와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671호 / 2023년 3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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