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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사 주지 ‘조기 선거설’…총림 해제 사태 분기점 될까

  • 교계
  • 입력 2025.09.10 09:19
  • 수정 2025.09.10 09:52
  • 호수 1793
  • 댓글 1

징계 이후 ‘조기 선거’ 논쟁… 향방은 혜정 스님 결단에
총림 해제 후폭풍 지속, 산중총회·호계원 심리 변수 부상
후보 거론과 ‘시기상조’ 병존… 대중회의 선거관리 논의
의현 스님 영향력 변화 주목, 동화사 위상 회복 분수령

팔공산 자락에 세워진 동화사 대불. 최근 주지 직무정지와 총림 해제 사태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교구 본사 동화사의 상징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위키미디어 커먼스}
팔공산 자락에 세워진 동화사 대불. 최근 주지 직무정지와 총림 해제 사태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교구 본사 동화사의 상징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위키미디어 커먼스}

조계종 중앙징계위원회가 동화사 주지 혜정 스님에 대한 직무정지를 의결한 이후, 동화사에서는 조기 선거 가능성을 둘러싼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전 방장 의현 스님의 상좌인 혜정 스님이 사표를 제출하면 곧바로 후임 주지 선출 절차가 진행돼 총림 해제 사태가 조기 수습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와 함께 선거가 치러지면 의현 스님의 영향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동화사는 지난 3월 조계종 중앙종회에서 총림 지정이 해제돼 교구 본사 위상에 큰 타격을 입었다. 당시 중앙종회는 동화사가 총림 요건인 강원과 율원을 정상 운영하지 못하고 있고, 회계상 횡령·배임 등 문제가 발견됐다는 이유로 해제를 결정했다. 종단 안팎에서는 조기 선거 여부가 그 후폭풍을 수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현 주지 혜정 스님은 총림 해제에 반발해 종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특별감사를 거부한 사유로 9월 1일 중앙징계위원회에서 직무정지 징계를 받고 호계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동화사는 부주지 법민 스님의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혜정 스님이 사표를 제출하면 종법에 따라 30일 이내에 산중총회를 열어 후임 주지를 선출해야 한다.

복수의 전언에 따르면, 동화사 소속 스님들이 9월 초 대구의 한 사찰에서 가진 모임에서 동화사 A 스님이 유력한 차기 주지 후보로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동화사 B 스님은 “주지스님이 징계된 상황에서 직무대행 체제를 이어가는 것은 교구 본사 위상에 부담이 크다”며 “사표 제출과 조기 선거가 동화사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동화사 C 스님은 “아직 팔공총림 해제 결의의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주지 조기 선거론은 일부의 의견일 뿐”이라며 “후보에 대한 논의도 여러 문중의 의견이 다를 수 있는 만큼 특정인을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동화사 D 스님은 “초심호계원이 9월 24일 심리 개시하는 의현 스님과 혜정 스님의 종단 상대 무단 제소 건에 대한 결과가 주지 사퇴 여부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계종 총무원도 이런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총무원 한 소임자 스님은 “동화사가 종단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여전히 진행 중이고, 전 방장 의현 스님과 혜정 스님에 대한 추가 징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혜정 스님이 사표를 제출하고 의현 스님 측에 우호적인 후임 주지를 세우는 것이 현 동화사 집행부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르면 10월 안에 주지 사퇴와 후임 선거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가운데 의현 스님에 대한 재징계와 집행부 일괄 사퇴를 주장해온 ‘팔공산 동화사 정상화를 위한 제9교구 대중회의(이하 동화사대중회의)’도 조기 선거에 대비한 대응 방안을 검토했다. 대중회의는 9월 4일 회의를 열어 주지 조기 선거에 대비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중회의 소속 한 스님은 “징계위원회가 9월 1일 주지에 대한 징계를 의결함에 따라 이후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회의를 가졌다”며 “조기 선거 추진 움직임이 있어 이에 대한 대응책도 함께 논의했다”고 밝혔다.

총림 해제 사태에 종단 안팎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조기 선거설은 동화사가 갈등을 딛고 교구 본사 위상을 재정립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분수령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동화사의 향방은 현 주지 혜정 스님에 달려 있다는 데 의견이 모아진다. 혜정 스님의 결정이 동화사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지, 아니면 더 깊은 혼란에 빠질지를 결정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793호 / 2025년 9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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