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길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만오 스님은 불문에 귀의하셔서 공덕을 많이 지으셨기에, 별도의 행사를 치르지 않아도 극락세계에 가실 것입니다. 그러나 법문을 중설하는 것은 구름이 피어나는 것과 같고, 비단 위에 꽃을 뿌리는 것과 같기에, 공덕에 공덕을 더하고 인연에 인연을 더하는 뜻으로 법회와 재를 올리는 것입니다.법무자성 이타위성 법법무법 생생무생 (法無自性 以他爲性 法法無法 生生無生)법공유심 구경청정 영명성각 상방광명 (法空唯心 究竟淸淨 靈明性覺 常放光明)법에는 자성이 없고, 다른 것으로 자성을 삼습니다. 이것이 부처님이 깨달으
오늘은 한국테라와다불교 상가라자 뿐냐산또(도성) 큰스님의 추모 법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추모 법회에서는 ‘뿝바뻬따 발리(pubbapeta bali)’라고 해서 아귀계에 공양물을 올리는 의식을 합니다. 아귀계에 태어난 분들이 우리가 공양 올리는 마음을 받아들여 “나는 나쁜 일을 많이 해서 아귀계에 태어났다. 남들에게 인색하게 산 것이 참 후회되는구나.”하는 마음이 들 때 그 세계를 벗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평상시 큰스님께서는 인색한 적이 한 번도 없으셨습니다. 아귀계에는 태어나지 않으셨을 겁니다. 그렇다면 왜 아귀계에
오늘의 시대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불안의 시대, 불면의 시대, 불투명의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변하는 기술과 정보에 휘둘리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을 시작으로 인공지능, 그중에서도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인간의 삶은 실로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산업이나 경제 분야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인간의 사고, 감정, 정체성 자체를 흔들고 있습니다. 불과 70여 년 전 6·25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선 우리 사회는 지금 정신적 혼란의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이러한 시대를 살아가
‘법화경’은 천태종의 소의 경전입니다. 물론 어떤 경전이든 소중하지 않은 경전은 없습니다.그래서 부처님 말씀을 ‘금구성언(金口聖言)’이라고 합니다. 금은 변하지 않습니다. 중생의 말은 오늘은 참이라도 내일은 거짓일 수 있습니다. 진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옳다고 얘기했던 부분이 달라질 수도 있고 거짓이 될 수도 있습니다.좋은 일을 하려고 한 일이 나중에 나쁜 결과로 나타난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별로 도우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결과가 좋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가 뒷걸음질하다 쥐 잡는다’는 것처럼 말입니다
‘화엄경’은 내용이 방대하여 설주와 설처, 설법의 내용이 다양합니다. 80권 ‘화엄경’은 7처 9회 39품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여기서 7처란 7번의 법회 장소를 말하고, 9회란 법회의 횟수를 말하며, 39품은 ‘화엄경’의 총 품수를 말합니다. 오늘 오전 제가 맡은 십주품은 제3회 15품에 해당하며, 법회 장소는 도리천입니다.‘화엄경’의 중심사상 하나는 법계연기(法界緣起)입니다. 법계연기란 모든 존재와 현상이 서로 의존하며 관계 속에서 생겨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인드라망(因陀羅網)에 비유됩니다. 인드라망은 제석천의 끝없이 펼쳐진
수업을 시작할 때 드린 이 책 기억나시지요. ‘네 가지 마음 챙기는 공부’인데 남방불교에서는 위빠사나라고 합니다. 간단하게 알아차림을 뜻합니다. 저는 출가 후 40년째 수행을 하고 있는데, 그동안 공부한 내용이 그 책 안에 깔끔하게 정리돼 있습니다. 수행에 대한 구체적인 부처님의 말씀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마음챙김 공부입니다.독송하자면 “비구들이여 이 도는 유일한 길이니 중생들이 청정을 이해하고 근심과 탄식을 건너기 위한 것이며,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을 사라지게 하고, 옳은 방법을 터득하고 열반 해탈을 실현하기 위
전북 불교대학 동계특강에 참여해 주신 분들 너무나 반갑습니다. 오늘은 법문이 아니라 노래와 함께하는 강의입니다.김광석 노래 중에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란 노래가 있습니다. 류근 시인이 가사를 쓰고 김광석 씨가 곡을 붙인 거죠. 시를 쓸 때 류근 시인은 막 대학을 졸업한 20대 중반의 나이였습니다. 일찍 시인으로 등단했지만, 시만 써서 먹고 살기가 힘들었답니다. 주변에서 노래 가사를 한번 써보라고, 그게 돈이 된다고 해서 노래 가사를 몇 개 썼답니다. 그런데 작곡가들이 보고 “너무 진부하고 노랫말 같지가 않다”라며
손으로 꽃받침을 만들어 얼굴 밑에 대어보세요. 그리고 따라 해보세요. “부처님 저 예뻐요?” 부처님께서 “너 참 예쁘다” 할 때까지 계속 그렇게 해보세요. “이 어렵고 힘든 사바세계에서 참아내고 견뎌내서 참 예쁘다” 할 때까지 씩 웃어보세요. 마침 이 법당에 동백꽃이 만발합니다.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 하듯 부처님께서 여러분을 예쁘게 봐주실 때까지 웃어보는 겁니다.자 이제 눈을 감습니다. 지금 이 순간, 내 마음이 어떠한지, 내 안에서 무엇이 나를 방해하고 있는지, “부처님 저 예뻐요” 하
동지가 다가옵니다. 그래서 동지 기도는 중요합니다. 동지 기도를 잘하면 희망이 생깁니다. 동지 기도의 의미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중국 송대의 유학자로서 소강절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소강절은 우리나라의 서경덕, 토종 이지함 등에게까지 영향을 끼칠 만큼 주역의 대가였습니다. 주역은 유교의 교과서인 사서삼경 또는 사서오경의 하나로, 어렵고 난해한 학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기의 태극 문양이나 건곤이감(乾坤離坎)의 괘도 모두 주역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주역을 깊이 연구한 소강절은 미래를 꿰뚫어 보는 탁월한 예지력을 가지고
오늘은 참선 철야 정진을 하는 날입니다. 그래서 화두(話頭)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화두는 간화선(看話禪)의 핵심으로, 수행자가 본래면목(本來面目)을 찾는 가장 직접적인 수행법입니다. 이 수행법은 시대와 환경에 따라 조금씩 변화해 왔습니다. 기후와 풍토, 그리고 사람들의 근기(根機)가 다르니 수행법도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불교가 중국으로 전래된 뒤, 중국에서는 선종(禪宗)이 발전하며 조사선(祖師禪)으로 특화되었습니다. 이를 조사선 시대라고 말합니다. 조사선의 핵심을 조사 스님들이 내놓은 깨달음의 노래입니다. 그러나
“‘불고수보리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佛告須菩提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시되, 무릇 상이 있는 것은 모두 허망한 것이니, 만약 모든 상이 상이 아님을 보게 된다면, 곧 여래를 보게 되리라. / ‘불고수보리 범소유상 개시망어 약견제상비상 즉비망어 여시제상비상 즉견여래(佛告須菩提 凡所有相 皆是妄語 若見諸相非相 卽非妄語 如是諸相非相 卽見如來)’,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시되, 무릇 상이 있는 것은 모두 거짓말이니, 만약 모든 상이 상이 아님을 보게 된다면, 곧 거짓말이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마음으로부터 일어나고 사라진다. 이 가르침에 불교의 핵심이 들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체유심조’를 현대적인 말로 표현하면 어떤 것일까요?믿음? 좋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그래요. 평등? 네, 누구든 말씀하셔도 됩니다. 희망? 감사합니다. 이렇게 정말 다양하게 표현해 주셨습니다. 스님과 불자님의 언어가 다르고 또 집에서는 아버지의 언어가 다르고 어머니의 언어가 다릅니다. 현상과 대상과 사람을 바라볼 때 각자 자신의 안목으로 그것을 판단하는 것입니다.모든 일어나는 현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오늘 생전예수시왕생칠재를 봉행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이는 현생에서 수행을 닦아 업장을 소멸하고, 다음 생에 극락왕생(極樂往生)의 길을 준비하는 중요한 의식입니다. 불교의 가르침에 따르면, 삶과 죽음의 경계를 초월하여 현재의 삶에서 미리 수행을 쌓아야 한다고 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깊이 새기고, 함께 수행의 길을 걷고자 합니다.불교에서는 탐욕(貪), 성냄(瞋), 어리석음(癡)이라는 삼독심(三毒心)을 경계하고 극복할 것을 가르칩니다. 삼독심은 우리의 마음을 오염시키고, 이로 인해 삶에 번뇌와 고통을
보통 백중은 우란분절이라고 합니다. ‘목련경’을 보면 목련존자의 어머니가 살생을 많이 했어요. 아들이 장사하러 멀리 가고 안 보이면 온갖 동물과 짐승을 잡아서 요리를 해 먹곤 했습니다. 그런데 아들에게는 살생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고 결국 죽은 뒤 과보를 받아 지옥에 떨어집니다. 아들은 출가를 해 수행을 해서 신통을 얻게 됩니다. 그래서 신통제일(神通第一) 목련존자(木連尊者)라는 이름이 붙습니다. 그 후 어머니가 어디에 계시는가 살펴보니 지옥에 떨어져 있단 말이에요. 깜짝 놀라 지옥까지 찾아가서 어머니를 구하려고 노력해도 구할 수
부처님께서 깨달은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설하신 것을 팔정도(八正道)라고 합니다. 그런데 팔정도를 왜 ‘중도(中道)’라고 이름 붙였을까요. 부처님의 최초 법문을 ‘중도대선언’이라고 표현합니다. 이는 ‘상윳따니까야’라는 부처님께서 최초 설한 법문이라고 알려진 ‘초전법륜경’에 있습니다. ‘초전법륜경’에 보면 부처님은 왕자로 태어나 욕망을 탐닉하다가 한계를 느끼고 출가 뒤 고행을 시작합니다. 왕자 시절엔 지나치게 쾌락적이었고 출가 뒤 시작한 고행은 사실상 자기학대였습니다. 또 외도에게서 배운 삼매도 있는데 이는 그냥 삼매에 안주할 뿐
당신과 나는 한 생명입니다. 나의 참 생명은 부처님의 생명입니다. 그러니 성불은 앞으로 찾아가야 할 목표점이 아니라 출발점입니다. 우리는 이미 성불입니다. 성불한 채로 태어나 아들 노릇을 하고 커서 학생이 됐다가 또 누군가의 아빠도 되고 회사의 사장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이미 성불한 존재’라는 출발점을 잃어버리는 순간 우리는 뭔가를 열심히 하며 살아간 것 같고 바쁘게 살아간 것 같지만 ‘꿈과 같다’는 얘기를 하게 됩니다. 이것은 인생이 허무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어디에 근원을 두고 사느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30년 전
‘지장경’에 의하면 지장보살은 부처님께 아뢰기를 ‘일체중생이 성불할 때까지는 해탈하는 것을 미루고, 미륵보살이 올 때를 기다려 그때 부처되는 인연을 짓겠다’고 했습니다. 지장보살의 크신 원력은 말로 다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지장보살을 염하는 것만으로도 중생들의 고통은 다 사라진다고 했습니다. 지장보살의 원력은 늘 우리 곁에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장보살이 가르침을 가까이하지 않고 어리석은 생각에 빠져서 길을 잃고 헤매고 있습니다. 어디로 가야 될지 누구를 의지해서 공부할지 방황하고 있습니다. 참담함을 금할 수가 없습니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선명상 아카데미 제2강이 7월 2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공연장에서 열렸다. ‘나의 미래를 내가 알아내는 과학적 방법’을 주제로 열린 이날 강의에서 진우 스님은 “고와 락은 한 치의 차이도 없이 같은 크기로 나타난다”고 강조하며 “눈앞의 현상을 인과로 착각하지 말고 고락의 인과를 형성하는 감정의 윤회를 끊기 위해 선명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진우 스님의 강의를 요약해 지면으로 전한다. [편집자]지난 시간엔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고를 없애는 것’임을 이야기했다. 고를 없애
오늘은 포대화상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포대화상에 대해 잘 아시나요? 절에 가면 배를 쑥 내놓고 호탕하게 웃고 있는 분이 바로 포대화상입니다. 포대화상은 원래 중국 당나라 때 살았던 스님으로, 법명이 ‘계차’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항상 포대 자루를 들고 다녔다고 해서 포대화상이라 불렸다고 합니다. 불교에서는 포대화상을 미륵보살의 현신으로 여깁니다. 포대화상을 묘사한 그림이나 조각을 만들고 예배를 드리며 복을 비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 신앙이 널리 퍼져, 포대화상의 배를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했습니다
부처님 법에는 세 단계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부처님 법을 배우고 실천해서 이번 삶에서 힘들고 어렵고, 불편하고 괴로운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그것을 하근기라고 합니다. 두 번째는 이번 생에 열심히 노력해 괴로움에서 벗어나 즐거움을 성취한 이후 다음 생에 극락 왕생해 부처님 해탈 열반을 성취하는 것입니다. 이를 중근기라고 합니다. 세 번째는 극락에 가지 않고도 이생에서 부처님 말씀을 깨달아 해탈 열반을 하는 것입니다. 극락에 가는 목적인 해탈 열반을 이번 삶에서 얻는 것입니다. 이를 상근기라고 합니다. 상근기는 해탈 열반을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