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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가공동체 정신 회복되면 승려복지도 자연스럽게 해결”

7. 전문가 대담 - 안정적 승려복지시스템 구축 위한 과제와 제언 (끝)

법보신문과 조계종 승려복지회가 7월15일 진행한 전문가 대담에서 토론자들은 승려복지회가 가장 주력해야하는 것에 대해 ‘승가공동체 회복’을 꼽았다.사진=남수연 기자
법보신문과 조계종 승려복지회가 7월15일 진행한 전문가 대담에서 토론자들은 승려복지회가 가장 주력해야하는 것에 대해 ‘승가공동체 회복’을 꼽았다.사진=남수연 기자

법보신문과 조계종 승려복지회(회장 금곡 스님)가 7월15일 서울 조계사에서 승려복지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전문가 대담을 개최했다. 2011년 ‘출가에서 노후까지 종합복지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출범한 승려복지회의 10주년을 기념하며 열린 이날 대담에서는 승려복지회의 성과를 살펴보고 안정적인 시스템 구축을 위해 필요한 과제와 제언을 주제로 다양한 토론이 이뤄졌다.

대담은 본지 이재형 편집국장의 사회로 조계종 총무부장이자 승려복지회 회장 금곡 스님, 중앙승가대 명예교수 보각 스님, 공방환 승려복지회 위원이 참여했다. 보각 스님은 36년 간 중앙승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학인들을 지도하는 등 한국불교 사회복지사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 공방환 위원은 보건복지부에서 22년간 근무한 연금재정 관련 전문가로 2015년부터 승려복지회 보건복지전문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재형 국장 : ‘출가에서 열반까지’를 기치로 출범한 조계종 승려복지회가 10년을 맞았다. 법보신문과 승려복지회는 지난 10년의 성과를 짚어보고 향후 안정적인 승려복지 시스템 구축을 위해 필요한 과제와 제언을 주제로 전문가 대담을 진행하게 됐다. 승려복지회 출범 10년의 의미와 성과는 무엇인가?

금곡 스님 : 조계종 제33대 집행부에서부터 시작된 승려복지회가 10년을 맞았다. 스님들이 노후와 병고에 대한 걱정 없이 수행과 포교에 전념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0년 간 꾸준히 제도가 시행됨으로써 종단과 교구본사에 대한 신뢰가 증가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2020년 시작된 승려기본부담금 제도를 통해 최근에는 사미‧사미니스님까지 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했다. 앞으로도 스님들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병고와 노후를 종단이 책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승려복지회가 10년 동안 무탈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관심 가져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보각 스님 : 승가문화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문중의 개념이 옅어진 현대 스님들에게 스스로 노후를 책임지도록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10년 전 승려복지회가 출범했고 이후로 종단이 출가에서 열반까지 병고와 노후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하니 복지 전공자로서도 매우 뜻깊다. 좀 더 촘촘한 제도를 마련해 모든 스님들이 불안정한 생활을 맞닥뜨리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 

공방환 위원 : 전통적으로 승가공동체를 이루어 사는 스님들에게는 사회복지제도가 그리 친숙하지 않다. 종단에서 앞날을 내다보고 승려복지제도를 도입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2014년 승려복지 전면 개정작업에 참여하게 됐는데 당시 사회에서는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같은 복지제도가 굉장히 활발하게 진행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스님들 사이에는 그렇지 못했다. 늦게라도 종단이 각종 사회제도를 승려복지제도에 도입해 다행이다. 승려복지회 출범 10년이 지난 지금, 혜택을 받은 스님들의 수나 지원 금액이 날로 증가하는 것을 보면 승려복지제도가 종단과 불교발전의 초석이 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이재형 국장 : 승려복지회가 출범 10년을 맞으면서 변화되는 데는 오늘 모인 세 분을 비롯해 많은 분들의 역할이 컸다. 제36대 집행부에서 승려복지를 위한 사업 중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금곡 스님 : 세월이 가면 스님들도 나이가 든다. 병고가 찾아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스님들이 건강하면 더 좋겠지만, 중증의 경우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는 종단이 고민해야 할 시급한 문제다. 사찰 내에서 돌봄이 어려운 스님들이 임종까지 승가의 위의를 지킬 수 있도록 종단 차원에서 안정적인 돌봄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요양병원과 요양원 건립을 추진 중에 있다. 일산 지역에 1만700여m²(약 5000평) 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 있고 현재 마무리 단계다. 또 통계상 90% 가까이 되는 스님들이 본인기본부담금을 내고 있는데 이것이 더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뒷받침 할 계획이다.

이재형 국장 : 종단뿐 아니라 최근 본사 차원에서 수행연금 지원 등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를 시작한 교구본사가 늘고 있다. 차별없는 복지에 대한 생각은?

금곡 스님 : 수행을 위한 복지에 방점을 둬야 한다. 교구본사에서 행하고 있는 수행복지를 위한 매뉴얼을 공유하고 행정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승려복지회에서 지원할 것이다. 시행착오 없이 빠르게 정착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종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승가공동체의 전통이 이어질 때 수행이 되고 이것이 복지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종단에서도 재정적인 지원뿐 아니라 스님들이 사찰 내에서 수행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하고자 한다. 현재 화엄사나 해인사 등에서 공동체에 포커스를 맞추고 이를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각 본사마다 승려복지 시스템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재형 국장 : 보각 스님은 승려복지회 위원으로 오랜 기간 지내며 재단이나 공제회 설립과 관련한 의견을 여러 차례 제시한 것으로 안다. 독립적인 기관의 필요성이 무엇이며 설립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보각 스님 : 승려복지 초기 단계에는 종단 집행부의 의지가 중요하다. 장기적으로 보면 총무원장이나 집행부의 관심 여부에 따라 사업의 중요도가 변하게 될 수 있다. 추후에 재원이 마련되면 독립적으로 승려복지기금위원회 같은 것을 만들어 집행부와 협조관계에 있으면서도 독립적으로 운영해야 할 것이다. 고려시대 보(寶)라는 제도가 수백년 동안 지속될 수 있었던 것도 같은 이치였다고 본다.

이재형 국장 : 재단 설립은 결국 재원마련이 필수적이다. 성공적인 재원마련을 위해선 어떤 방안이 있을까?

보각 스님 : 복지는 비용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재정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목적에 따른 모연도 좋고, 사찰에서 누구나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소소한 이벤트도 스님과 불자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을 것이다. 경내에 있는 자판기 수입을 승려복지에 시용할 수 있고 특별한 날 켜는 등도 기금으로 활용될 수 있다. 재정이 넉넉한 사찰에는 승려복지 분담금을 늘리는 것도 재원 확보 방법이다. 각종 아이디어들을 활용하다보면 재가불자들도 승보공양의 일원으로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재원마련은 의지의 문제다. 기금이 없어 승려복지를 못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이재형 국장 : 공 위원도 2014년 승려복지법 개정에 적극 참여한 주역으로 승려복지제도 개선에 큰 역할을 했다. 당시 개정으로 이룬 구체적인 성과는 무엇인가?

공방환 위원 : 2014년 승려복지법 전면 개정 당시 많은 토론과 고민이 있었다. 결국 재원이 문제였다. 이를 고려해 입원진료비와 국민연금보험료 지원을 주축으로 하는 현행 승려복지제도가 출범했다. 각종 통계를 보면 출범 후 사업이 활성화 되면서 많은 스님이 혜택을 받고 있다. 특히 2020년 본인기본부담금 시행으로 재원대책이 마련된 것은 향후 승려복지 정착 및 확대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재형 국장 : 그렇다면 승가 수행공동체 유지 발전을 위해 승려복지제도에서 가장 중요하게 봐야하는 것은 무엇인가?

공방환 위원 : 재원이다. 대부분 스님들이 특별한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질병, 요양, 노후생활 을 미리 대비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종단과 교구가 좀 더 관심을 갖고 승려복지를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가장 중요하며 이를 제도화 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재형 국장 : 노후생활 보장은 결국 승려고령화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말일 것이다. 종단에서 고령화에 대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금곡 스님 : 사회에서도 그렇지만 종단은 특히 고령화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고령화로 인한 중병은 기관에서 치료해야하지만 나머지는 사찰 내, 공동체에서 충분히 케어 가능하다. 사찰로 돌아가 공동체 생활을 하면 문제가 되는 것들의 대부분은 자체적으로 해결 되리라 본다. 종단에 2000여개의 사찰이 있다. 여건이 어려운 사찰에 거주하는 스님들에 대한 비용은 승려복지회와 교구본사에서 지원하면서 공동체를 가꿔 나가야 한다. 수행공동체만 회복되면 주거복지라는 말도 사라지지 않을까? 재원에 대해서도 본인기본부담금 제도 정착과 신도들의 십시일반도 필요하다. 종단의 분담금 제도처럼 형편이 조금이라도 나은 절에서 조금씩만 모아준다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여러 의견을 수렴해 나가는 중이다.

보각 스님 : 노후에는 무엇보다 주거가 큰 고민거리다. 혼자 사는 것보다는 함께 사는 것에 대한 장점을 부각시켜야 한다. 언제든지 사찰 내 공간에 모여 생활할 수 있다는 믿음만 만들어지면 주거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금곡 스님 : 출가자 수가 줄다보니 사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각이 꽤 많다. 주지 소임을 맡은 스님이 선배를 시봉하겠다는 마음을 갖는다면 주거문제는 좀 더 쉽게 해결 가능해진다. 

이재형 국장 : 승려복지회가 앞으로 10년 간 가장 주력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금곡 스님 : 현재 승려복지제도가 흔들림 없이 지속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춰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또 교구본사와의 충분한 의견 공유를 위해 각 본사마다 수행복지국장을 두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재정문제는 사부대중이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를 이어간다면 천천히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형 국장 : 후원이나 유산기부 등은 재정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이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있다면?

보각 스님 : 승단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대중이다. 부처님 앞에서는 일불제자인 것이다. 선후배나 도반스님의 어려움을 외면한다면 대중과 형제의 의미도 사라지게 된다. 내가 낸 비용이 법형제에게 쓰여져 그의 고통을 나눌 수 있다면 손해가 아니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우리 문제는 먼저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주체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재가자 후원을 기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수행 생활을 하며 갖게 된 모든 것은 교단의 것이기에 회향 또한 교단에 해야 한다는 인식개선이 필요한 때다.

이재형 국장 : 승가공동체 정신이 회복된다면 승려복지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인 것 같다. 10년 동안 승려복지가 괄목할 만큼 성장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오래전부터 제도가 정착된 이웃종교와 비교해 봤을 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떤 점인가?

보각 스님 : 은퇴 후 주거를 보장해주는 제도가 확실한 원불교나 가톨릭에 비하면 우리는 아직 시작단계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대중생활이라는 전통이 있고 그것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사찰 내 거주 등의 공동체 생활을 좀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현재 종단이 추진하고 있는 불교요양병원과 요양원 설립도 원활히 진행된다면 삼보정재가 유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 기대한다.

이재형 국장 : 시대변화에 따라 승려복지제도도 보완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본다. 제도 발전방향에 대한 조언을 한다면?

공방환 위원 : 승려복지제도의 틀은 어느 정도 갖춰졌다고 본다. 그런데 노후 생활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이 부족하다. 각 구성원 간의 연대의식은 약화되고 개인주의는 강화되고 있는 시대 상황에서 스님들의 생활을 개인에게만 맡긴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주민센터만 보더라도 민원을 제기하면 맞춤형 지원을 해주고 있다. 도움이 필요한 스님들의 경우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종단과 교구의 승려복지기구를 확대하고 지원 체계를 정립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재형 국장 : 국가복지혜택을 활용하면 승려복지에 도움이 되는 부분은 무엇인가?

공방환 위원 : 승려복지회는 오래전부터 기초생활서비스와 연금에 대한 홍보를 꾸준히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일부 스님들은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는 국민들이 받아야 하는 것이라며 수급 대상이 되더라도 신청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다. 또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어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국가복지제도가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스님들이 활용할 수 있는 제도도 많아질 것이다. 스님들 개인에게 맡겨두는 것보다는 지속적인 홍보와 지원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이재형 국장 : 승려복지는 지속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지속적인 승려복지제도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나?

공방환 위원 : 모든 사업이나 정책 제도는 구성원의 공감대가 필수다.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업을 이끌어가는 집행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느냐다. 다행히 현재 회장으로 계신 금곡 스님께서 적극적으로 이끌어가고 있고 또 보각 스님 같은 전문가가 위원으로 관리감독하고 있다. 체제가 계속 유지돼서 승려복지가 지금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됐으면 좋겠다.

이재형 국장 : 마지막으로 이것만큼은 승려복지 제도에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면 이야기 해달라.

보각 스님 : 승려복지회의 출범 당시 기치가 ‘출가에서 열반까지’였다. 승려복지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사람들을 만나보니 열반 후에 대한 염려가 다수 있었다. 마지막까지 여법하게 부처님 제자로서 삶을 마무리하고 싶어 하는 바람이었다. 지난 10년 간 다양한 제도가 만들어졌고 정착했다. 향후 스님들을 위한 화장장까지 갖춰진다면 사후에 대한 고민도 해결될 것으로 본다.

금곡 스님 : 화장장은 각 본사와 협의를 통해 가능할 것 같다. 호남, 경상, 중부, 경기권 등으로 나눠 지역별로 조성될 수 있도록 차분히 준비해야할 것이다. 승려복지 책임자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정리=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594호 / 2021년 7월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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